읽고 끄적 끄적...2010. 6. 26. 13:13

미디어 블로그 "북케브리지"란 곳에서 한 주에 몇 권씩 인문학 책을 보내준다.
거기서 보내 준 책 중에 포함되어 있던 책.
그렇지 않았다면 일부러 찾아보거나 하지는 않았을 책이다.
일단 제목부터가 너무 노골적(?)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개인적으로는 거부감이 느껴진다.
나 역시도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는 평범한 월급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제목은 아니다.


제목에 비해 안의 내용은
오히려 좀 평범하고 일반적이다.
특히나 두 명의 저자(김율도, 윤경환)에 의해 쓰여져서 그런지,
산만하고 좀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강하다.
저자 김율도는 시인이자 브랜드 전문가라고 하고 
(약력 참 파란만장하더라... 방송작가, 네이미스트, 디자이너, 출판사 경영, 학원 운영, 컴퓨터 대리점 경영...)
또 한 명의 저자 윤경환은 서울대학교 화학부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석학이란다.
벤처기업에 있었고 코오롱에 근무하다 지금은 학위 연구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쓴 글이라 당황스럽다.
한 챕터씩을 나눠 썼다면 오히려 산만한 느낌이 훨씬 덜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심지어는 한 페이지에서도 두 사람의 글이 함께 나온다.
거기다 각각 이름까지 자세히 기입해주면서
지금 이 이야기는 김율도인지, 윤경환인지 자상하게 알려주기까지 한다.
거기다 좀 유치한 지적이긴 하지만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교정 오타가 너무 많아서 슬몃 짜증이 난다.
중요 문구라고 스스로 생각한 부분에는 퍽 친절한 밑줄까지 친히 쳐주시고...
(별표에 돼지꼬리 없는 게 다행이지 싶다)

책을 읽고 할 말이 없기도 참 오랫만이라 지금 나는 상당히 당황스런 상태다.
그래도 눈에 들어오는 참신함도 몇 군데 있기는 하다.
가령 실제 역사상의 전쟁사를 비교하면서 이야기한 부분은 재미있고 특별했다.
"밥벌이"라는 게 늘 "전쟁터"에서 박터지게 싸우는 싸움이긴 하지만
적절한 비교들이 몇 번 나와 완벽한 좌절에 빠질 위기의 나(?)를 잠시 잠깐씩 구해주긴 했다.
다행이다. 이것 마저 없었다면...
"이 세상에 없는 책을 만든다"는 게 이들의 슬로건이었다는데,
그들이 원하는 것과 다른 의미긴 하지만 그렇게 된 것 같기는 하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인데,
윤경환의 글에 출판사 사장 김율도 님께서
욕심을 부려 함께 공동출판을 하신 것 같다.
이게 잘 섞여서 조화를 이뤘으면 훌륭한 비빔밥이 될거라 생각하셨겠지만
안타깝게도 좀 난감한 밥상이 되고 말았다.
어쨋든 먹고 숟가락을 놓긴 했는데
뭘 먹었는지는 당췌 기억나지 않는다.
뭘 먹긴 한건가???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