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0. 12. 7. 05:58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허수아비춤>
조정래였기에 이렇게 쓰는 게 가능했을까?
(참 복합적인 감정이다. 그가 많이 참으며 썼을까? 아니면 이 정도도 조정래이기에 가능했던걸까?)
그는 말했다.
"이 작품을 쓰는 내내 우울했다......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 모욕감을 주고 싶었다"고.
그는 작품을 쓰면서
끔찍하고 절망스러워서 썼다가 지운 내용들도 많다고 고백했다.
책의 내용보다 이 말에 나는 더 큰 모욕감과 모멸감을 느꼈다.
책을 출판하고 언론사 기자들과 간담회 비슷한 것도 했던 모양이다.
세 신문에서 참석하지 않았단다.
기업에서 경영하는 중앙일보, 문화일보, 동아일보는 한 줄도 기사화히지 않았다고 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가 동아일보 사장의 아들이란다.
소설보다 재미있다 끔찍하다.
한국 언론의 실태와 재벌간의 관계가...
그의 말대로 우리 나라 언론은 여전히 원시적이고 반사회적이다.
오랜 세월동안 유구하고 거침없이...
변함없이 초지일관한 언론의 외길인생에 삼가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한다.
부디 고이 잠드소서...



이 책의 내용이 충격적인 내용인가!
이미 모든 사람들이 다 잘 알고 있는 내용이기에
아니 오히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는 현실이지만
이렇게 활자화되어 나오니 참 여러 형태로 부끄럽다.
장구한 인류사에서 가장 강한 권력은 "돈"이란다.
자기보다 열 배 부자면 그를 헐뜯고, 자기보다 백 배 부자면 그를 두려워하고,
자기보다 천 배 부자면 그에게 고용당하고, 자기보다 만 배 부자면 그의 노예가 된다
이 강력한 돈은 로비를 위한 비자금이 되어 차명계좌 속에 쌓여간다.
(게다가 5만원 지폐가 나온 덕분에 비자금을 현금화할 때 부피가 1/5로 확 줄었단다.
 그래서 그들은 10만원 권을 열렬히 기다리고 있단다. 
 1/10로 또 다시 부피가 준다면... 그들의 로비를 위해서는 더없는 환상이겠지!
 어쩌면 고액지폐가 나온 목적이 재벌의 로비자금 부피 절감을 위해서인지도 모르겠다.)
로비의 목적은,
재산권 불법 상속과 경영권 불법 승계를 위해서다.
로얄 패밀리, 그들만의 특별한 세상을 위하여...
여기에 언론은 항상 북장단을 잘도 맞춰준다.
어찌어찌 재판까지 가게 되도
조폭과 별만 다를 것 없는 검찰께서 최종 도장을 꽝 찍어준다.
(까라면 까는 조폭 정신과 검찰의 상명하복과 검사동일체는 역시나 한 몸을 가진 썀쌍둥이다)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이 컸고 잠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국민경제에 더 이상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이쯤 되면 걸판진 놀이판도 이런 놀이판이 없다.
당연이 술이 돌고, 돈이 돌고, 여자도 돈다.
뭐든지 구색을 갖춰야 소위 뽀대가 나기 때문에...
검찰의 그 유명한 자축의 폭탄주가 이어진다.
이야기 속에서 작가는 이런 모습들을  마당극같은 조롱으로 보여준다.
지들이 지금 조롱거리가 된 줄도 모르고 날렵한 충성심으로 폭탄주를 제조한다.
사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이게 다 마당극이었으면...
 


...... 큰 기업이 잘돼야 우리도 잘살게 되지, 대중들은 이렇게 동의하고 동조하면서 재벌들이 저지르는 죄를 가볍게 여겼고, 그들이 받는 사법적 특혜에도 지극히 관대했다. 국민경제를 위하여......, 그 기업 옹호론과 재벌 보호론의 주문은 그 효력 좋고 생명력 강대하기가, 우리를 믿어야만 재물운이 트이고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그 한마디로 2천 년이 넘도록 줄기차게 배부른 번성을 누려온 종교들의 질긴 생명력과 맞먹었다. 신문들이 앞장서 설파하고, 법관들까지 활용하고 나서는 그 기업 옹호론과 재벌 보호론은 자본주의 한국에서 출현한 신통력 좋은 신흥 종교이기도 했다 ......

그리하여 대중들은 신흥 종교에 자발적 복종을 한다.
작가 조정래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었던 건,
재벌의 반복되는 비리가 아니라 일반 대중의 자발적 복종에 대한 일침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해결책으로 내민 두 장의 카드는
빈약하고 초라해 보여 오히려 서럽다.
불매운동과 시민단체의 활성화.
두 장의 카드를 보면서 문학에서 일가를 이룬 조정래씨가 참 순수하고 낭만적이라는 생각도 했다.

...... 국민은 나라의 주인인가, 아니다. 노예다. 국가 권력의 노예고, 재벌들의 노예다. 당신들은 이중 노예다. 그런데 정작 당신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것이 당신들의 비극이고, 절망이다 ......

대중들은 지금 모두 재벌과 국가의 거짓 장단에 맞춰 "허수아비춤'을 추고 있는가!
몰랐던 사실도 아닌데 기분 참 다양하게 더럽다.
피 흘러 겨우겨우 '정치민주화'를 시작햇는데
이제 '경제민주화'를 위해 피보다 더한 걸 흘려야 하나 보다.
대한민국에서 대중(국민)으로 산다는 건, 
맞서야 할 것이 참 많다는 뜻인 것 같다.
재벌과 국가!
늬들 때문에 우리가 참 고생이 많다!!!
대한민국의 국민된 죄!
그게 바로 우리가 가진 지긋지긋한 원죄(原罪)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