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0. 2. 22. 06:24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란다.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을 졸업하고 국비 유학생으로 MIT에 입학했단다.
우리나라에서는 불모지에 가깝던 해양학 전공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은 대형의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일년의 3개월 이상을 바다 위에서 살았던 사람이었단다.
돌아와 모교의 교수가 된 그는
2006년 7월 2일 학생들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벨리 야외지질조사 프로젝트을 위해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리고 연구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운전한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한다.
"4번째 경추(C4)의 완전 손상"
이 사고로 함께 탄 제자 이혜정의 생명을 잃었다.
그는 오랫동안 이 사실을 몰랐다다.
사고로 다친 게 자신 뿐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단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많이 괴로워했단다. 그리고 "이혜정 장학금"을 만들었단다.
그 마음을 나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지금 목 아랫부분을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 장애인이다.
그러나 재활 끝에 6개월 만에 서울대 강단으로 다시 되돌아왔다.
전동 휠체어와 입김으로 작동하는 컴퓨터 프로그램과 함께...



이상하지?
요즘 이린 삶과 죽음, 그리고 기적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책을 많이 읽게 된다.
루게릭 병을 알리기 위해 마비된 몸을 어디든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하는 박승일 선수의 책과
척추손상 환자의 재활과 장비 제공에 대한 홍보를 위해 노력하는 이상묵 교수.
호스피스 의사의 책.
그리고 또 다른 책들까지...
혹시 내가 너무 허투루 살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는 중인가?



척추 손상 환자의 사망 원인 1위인 오토노믹 디스리플렉시아(AD : Autonomic Dysreflexia, 자율신경과반사)
우리의 몸은 교감신경이 자극되어 혈압이 올라가면
부교감신경이 이를 억제하기 위해 호르몬을 분비해 향상성을 유지한다.
그런데 척추가 손상될 경우,
그곳에 있는 부교감신경이 작동하지 않게 된다,
교감신경에 자극에 의한 갑작스런 혈압상승은 뇌출혈로 이어지고
신속하게 처치를 하지 않을 경우 바로 죽음으로 이어진다.
가령, 그들은 방광이 차는 것도 느끼지 못한다.
방광이 꽉 찼을 때 배뇨가 안 된다면 그것으로 인한 혈압 상승이 그들의 목숨을 힌순간 앗아갈 수도 있다.
그야말로 몸 전체가 시한폭탄이 되는 것이다.
그들은 전혀 느끼지도 못하는데 "빵!"하고 터져버리는 시한폭탄



사고를 당한 후 그는 말한다.
"나의 삶은 조금도 좁아지지 않았다"라고...
그는 스스로를 리사이클 맨(Recycle Man. 재활용 인간)이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심지어 그는 30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꾸어야 한다.
이것은 생존을 위해 그가 죽을 때까지 기억해야 할 일이란다.
그의 휠체어는 tilting 기능이 되어 있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가도 벌떡 눕혀지는 휠체어로 인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은 당황하기도 한단다.
그런 사람들을 향해 그는 웃음을 보일 줄 아는 건강하고 유쾌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을 살린 것은
줄기세포의 헛된 꿈과 기적을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를 살린 것은 IT 기술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더 많은 장애인들이 이 IT 기술로 또 다른 삶을 살아나가길 간절히 바란다.
자신을 세상에 알리는 게 그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희망을 줄 수 있으리라는 걸 그는 정확히 알고 있다.
책의 마지막 챕터인 "슈퍼맨 with IT"는
그와 같은 상황에 있는 전세계 사람들에 대한 짧은 사례들이다.
그 중에는 그보다 더 나은 사람도 있고, 그보다 더 심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들 모두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전신마비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일을 하고 있고(디자이너, 프로 게이머...) 
그리고 밝은 유머를 잃지 않고 있다는 사실까지.
그야말로 슈퍼맨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모습들을 읽어나가며 나는 끝없이 부끄럽고 창피했다.
뭘 기다리고 있는가?
제대로 살아 보지도 못하고...

이상묵 교수의 블로그
http://lifeonwheelchair.blogspot.com/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