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11. 23. 08:05

<벽을 뚫는 남자>

일시 : 2013.11.3 ~ 2013.04.12.

장소 :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원작 : 마르셀에메 <벽을 뚫는 남자>

작곡 : 미셸 르그랑

우리말 가사 : 이지혜

연출 : 임철형

음악감독 : 변희석

출연 : 마이클리, 이종혁, 김동완 (두티율) / 고창석, 임철형 (듀블 외)

        최수진, 이정화, 강연종, 성열석, 조진아, 심재현, 손승원,

        정지환, 이경미

제작 : 쇼노트, CJ E&M

 

2006년 초연때 봤었으니까 무려 8년 만의 관람이다.

개인적으로 쏭쓰루 뮤지컬을 진짜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이 작품은 작품 자체도, 출연진도 맘에 들지 않아 2번이나 재연이 되도 챙겨보지 않았엇다.

마이클리가 아니었다면 이번에도 역시 그냥 넘어갔을텐데...

(마이클리의 힘은 정말이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

<NDP> 다음으로 마이클리가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해서 놀랐었다.

도대체. 왜?

이 작품에 뭐가 있길래 그는 귀향을 미루고 쉬지않고 바로 무대에 섰을까?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아빠의 역할까지 뒤로 하면서...

궁금했다.

이 작품에 그가 사로잡힌 이유가 과연 뭔지가!

 

다른 건 모두 집어치우자.

마이클리는 이 작품에, 듀티율이란 인물에 정말 진짜 자신의 모든 진심을 다 담아냈다.

한국어 가사.

물론 어색한 부분들 있다.

인정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여준 듀티율은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내가 선호하는 작품이 아니었는데도

나는 어느새 그의 리듬과 템포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었다.

너무나 능청스럽고 천연덕스러운 표정과 연기들.

그의 아름다운 미성을 넋을 놓고 듣게 만든 "평범한 보통 남자"와

사랑에 빠져버린 남자의 기쁨과 설렘이 그대로 느껴지던 노래들까지

<미스사이공>이후 오랫만에 들은 마이클리와 여배우와의 듀엣곡은 참 아름다웠다.

최수진 이자벨을 최대한 배려하면서 발란스를 맞춰주는 마이클리를 보면서

뮤지컬 배우로서 그의 진가와 아름다움에 또 한 번 감탄했다.

아. 정말 사랑에 빠져버리고 싶다...

마이클리가 내게 그런 꿈을 꾸게 만들었다.

아무래도 우체국 민원처리과 귀염둥이 뚜네뚜네에게 민원 좀 넣아야겠다.

이렇게까지 귀엽기 있기! 없기!

그리고 이렇게까지 진심이기 있기! 없기!

 

도대체 마이클리는 이렇게까지 촘촘한 한국어 가사를 어떻게 외울 수 있었을까?

그가 배우이기에 가능했다는 게 답의 전부는 분명 아니다.

그는 곡 하나하나의 가사를 충분히 새기면서 이해했고

그걸 또 진심으로 객석의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면서 불렀다.

확실히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듀티율의 노래를 통해

그가 느낀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었다.

마치 세상에 그 어떤 벽도 뜷을 수 있었던 듀티율처럼

객석의 있는 사람들의 마음, 그 속으로 완벽하게 들어왔다.

그 순간 우리 모두는 듀티율처럼 "세포물렁증"을 앓을 수밖에 없었던거다.

 

그리고 너무나 감동적이고 너무나 아름다웠던 커튼콜.

나는 그 순간만큼은 그가 듀티율이 아닌 마이클리의 모습이었노라 확신한다.

무반주로 시작되는 마이클리의 선창에

출연배우들 한명씩 아카펠라로 화음을 맞추는 모습.

그때 무대 위 배우들의 표정과 객석에 있는 관객들의 표정은

일종의 최면이었고 마술이었다.

"아름다움 인생을 위하여!"

두 번째 커튼콜이 시작되기 전 마이클리가 남긴 멘트가 귀에 내내 맴돈다.

그 두 번의 아카펠라 커튼콜을 진심을 담아 부르던 눈물맺힌 그의 눈빛까지도...

아마도 나는 아주 오래오래 그 모습을, 그 순간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진심으로 뭉클했다.

 

마이클리!

정말 보석같은 배우로구나...

작품을 빛내는 배우고, 작품보다 더 빛나는 배우로구나...

그가 이 작품을, 이 배역을 선택한 이유를

충분히 알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1. 16. 07:58

<노트르담 드 파리>

일시 : 2013.09.27. ~ 2013.11.17.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원작 : 빅토르 위고

대본 : 뤽 플라몽동

작곡 : 리카르토 코치인테

연출 : 질 마으

출연 : 홍광호, 윤형렬 (콰지모도) / 바다, 윤공주 (에스메랄다)

        마이클리, 정동하, 전동석 (그랭그와르) / 문종원, 조휘 (클로팽)

        민영기, 최민철 (프롤로) / 김성민, 박은석 (페뷔스)

        이정화, 안솔지 (폴뢰르 드 리스)

주최 : (주)마스트엔터네인먼트

 

내가 <NDP> 라이선스 공연을 이렇게까지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분명 첫인상은 강렬하지고, 감동적이지도 않았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버린걸까?

마이클리로 시작해서 윤형렬과 민영기, 바다와 조휘로 이어지는 각별한 느낌은

마치 바통터치하듯 곧바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 나도 이 작품 덕분에 독특한 경험을 현재 진행형으로 하고 있는 중이다.

윤형렬, 바다, 마이클리, 조휘, 민영기

이 캐스팅으로 한번은 꼭 다시 보고 싶었다.

(페뷔스가 박은석이었다면 더 완벽했을텐데....)

윤형렬과 바다는 점점 더 배역과 완전한 일체감을 보여준다.

바다는 기교를 부렸던 초반의 모습을 완전히 버리고 자유로운 에스메랄라도 완벽히 바뀌었고

윤형렬 콰지모도는 감정의 절제와 폭발을 본인의 의도대로 적절하게 구사하며 작품 전체를 휘어잡는다.

그가 부르는 "불공평한 이 세상"은 정말 가슴을 쥐어뜯게 만든다.

그리고 그 표정들...

개인적으로 나는 무대 위에서 표정과 시선을 끝까지 유자하는 배우가 너무나 좋은데

이날 윤형렬 콰지모도가 그랬다.

뒷모습을 보이면서도 그가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 선명히 느껴지더라.

윤형렬은 어떻게 환희와 좌절, 기쁨과 절망을

이렇게까지 시선과 표정, 몸짓 속에 담아낼 수 있었을까?

관람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작품과 배역에 깊게 빠져있는 윤형렬 배우의 진심에

나도 자꾸 더 많이, 더 깊이 감동하게 된다.

윤형렬 콰지모도의 목소리에는 확실히 주변을 품어내는 따뜻함이 있는 것 같다.

바다 에스메랄다.

이제 그녀의 에스메랄다가 프랑스팀보다 훨씬 더 좋고 사랑스럽다.

"살리라"는 부르는 바다에게선 모든 것을 내려놓은 사람의 초연함까지 느껴지더라.

진심으로 고혹적이고 매혹적이었다.

 

확실히 클로팽은 "조휘"가 문종원보다 훨씬 좋다.

불필요한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 문종원은 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데

조휘는 몸놀림도 가볍고 고음도 깨끗하고 춤도 과하지 않으면서 힘이 있다.

철근(?) 위에서 번쩍 뛰어오를 때는 뭔가가 펑 뚫리는 쾌감까지도 느껴지더라.

문종원은 배우로서 자신의 캐릭터를 한 번 과감하게 파괴해봤으면 좋겠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어깨가 뻐근하다.

 

민영기 프롤로!

확실한 진화고 당연한 결과다. 

급기야 나는 그의 프롤로에게서 인간적인 안스러움과 연민까지 느끼고 있다.

에스메랄다를 향한 프롤로의 마음도 정말 "사랑"이구나 인정할 수밖에 도저히 없다.

또 다시 민영기라는 배우가 "프롤로"라는 인물로 나를 완벽하게 설득시켰다.

 

마이클리는 목상태가 좋지 않아 고음은 좀 불안했지만

그래도 깨끗한 음색은 여전했고 

한국어 발음은 그 사이 더 좋아졌다.

표현적인 면에서도 예전보다 훨씬 더 유연해지고 편안해진 것 같다.

김성민 페뷔스.

도대체 어쩌다 목이 그 지경까지 되고 말았을까?

이정도로 심각하면 박은석으로 교체해야 하는건 아니었을까?

페뷔스의 넘버처럼 객석에서 그의 모습을 보고, 듣고 있는게 참 많이 괴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나 바다와 안솔지가 김성민 페뷔스를 너무나 잘 서포트해줘서 그 모습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공연방식이 특이하긴 한 모양이다.

<NDP>의 경우만 봐도 결코 장기 공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배우의 목상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버리는 걸 보면 뭔가가 있는 게 분명하다.

이 작품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에서도 배테랑 배우들조차 피로도에 나가 떨어지는 걸 보면

좀 안스럽고 미안한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생각해보면 100% 컨디션이라는 건 말도 안되는 건데 항상 200%, 300%를 바라고 있으니..

당근과 채찍이라는데

배우들에게 채찍만 들이대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아마도 매 공연마다 모든 걸 쏟아길 바라는 관객의 욕심(?)

그걸 좀 버려야 하는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0. 23. 09:57

<노트르담 드 파리>

일시 : 2013.09.27. ~ 2013.11.17.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원작 : 빅토르 위고

대본 : 뤽 플라몽동

작곡 : 리카르토 코치인테

연출 : 질 마으

출연 : 홍광호, 윤형렬 (콰지모도) / 바다, 윤공주 (에스메랄다)

        마이클리, 정동하, 전동석 (그랭그와르) / 문종원, 조휘 (클로팽)

        민영기, 최민철 (프롤로) / 김성민, 박은석 (페뷔스)

        이정화, 안솔지 (폴뢰르 드 리스)

주최 : (주)마스트엔터네인먼트

 

어느새 <NDP>를 네번이나 보게 됐다.

주저하면서 계속 관람하는 걸 보면 이 작품이 내겐 정말 특별한 모양이다.

문득 그런 생각도 했다.

나는 도대체 이 작품의 누구에게 이렇게까지 깊게 동화가 되버린걸까?

괴물 콰지모도?

그건 참 식상한하고 뻔한 비윤데...

 

프랑스팀 공연만큼 그렇게 깊게 빠지진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날 공연을 보고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았다.

한번도 라이센스 공연을 보면서 이 정도까지 뭉클했던 적이 없었는데

이날은 심정적으로 감당이 안 될만큼 아프고 슬펐다.

신의 사제로써 한 여자를 보게 되고

그 여자의 육체를 갖고픈 관능때문에 종말을 맞은 프롤로 신부도 아팠고

추한 모습때문에 간절한 사랑을 가슴에만 담고 있어야 하는 콰지모도도 아팠다.

죽음으로만 함께할 수 있는 사랑.

"사랑"이 위험한 건,

어떻게든 "같이" 하고픈 그 마음 때문인가보다.

내가 가질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결코 가질 수 없다는 프롤로의 마음도

죽어서 비로소 함께할 수 있게 된 콰지모도의 마음도

모두 "같이"하고픈 그 열망이 시작이고 끝이다.

 

처음으로 조휘 클로팽을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문종원보다 좋았다.

문종원처럼 과도하게 힘을 쓰지 않아선지 보는데 편했다.

그렇다고 평이했다거나 약했다는 의미는 아니고... (설마! 조휘인데!)

"기적의 궁전"은 정말 힘있고 멋졌다.

높은 철근 위에 번쩍하고 뛰는오를 때는 아찔하기까지 하더다.

더듬이 분장만 빼면 정말이지 참 좋았는데...

 

단언컨데 댄서들은 확실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마치 자신의 모든 걸 결고 고별공연을 하는 사람들같다.

매 공연을 어떻게 이렇게 해내는지 눈 앞에서 보고 있으면서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14명의 남녀 댄서들 모두가 에스메랄다고 콰지모도다.

그리고 윤형렬의 콰지모도!

정말 가슴을 움켜쥐게 만든다.

도대체 이런 느낌과 감정을 어떻게 끌어낸걸까?

그의 "불공평한 세상"과 "춤춰요 에스메랄다"를 보고 듣고 있으면

내 오감까지도 그대로 오열하게 된다.

이날 윤형렬 콰지모도는 여러 의미로 정말 괴물 같았다.

마이클리로 시작된 <NDP>가 지금 내게 윤형렬을 재발견하게 만든다.

아마도 윤형렬 콰지모도 때문에

다시 보게 될 것 같다.

이 먹먹하고 아픈 가슴을 위로받기 위해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0. 8. 13:50

<노트르담 드 파리>

일시 : 2013.09.27. ~ 2013.11.17.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대본 : 뤽 플라몽동

작곡 : 리카르토 코치인테

연출 : 질 마으

출연 : 홍광호, 윤형렬 (콰지모도) / 바다, 윤공주 (에스메랄다)

        마이클리, 정동하, 전동석 (그랭그와르) / 문종원, 조휘 (클로팽)

        민영기, 최민철 (프롤로) / 김성민, 박은석 (페뷔스)

        이정화, 안솔지 (폴뢰르 드 리스)

주최 : (주)마스트엔터네인먼트

 

2005년 세종문화회관에서 <노트드담 드 파리> 오리지날 공연을 처음 보고 받았던 충격은 지금도 정말 무시무시할만큼 생생하다.

개인적으로 쏭쓰루 뮤지컬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작품은 뭔가 차원을 훌쩍 뛰어 넘어서는 작품이었다.

완벽하게 사로잡혀서 정말 많이 봤었고, 볼 때마다 감동했었고,

보고 나면 그 자리에 다시 그리워지고 보고싶어지는 그런 작품이었다.

2006년에 2006년 캐스팅 그대로 앵콜 공연했을 때는 급기야 직원들까지 영업에 성공해서 함께 가서 보기까지 했었다.

처음으로로 종일반을 하게 만든 작품도 아마 이 작품일거다.

내겐 정말 최고의 공연이었고 작품이었다.

DVD도 얼마나 많이 봤었는지... 

프랑스 공연을 너무나 좋아한게 탈이 됐는지,

2008년 우리나라 라이선스 공연이 올라왔을 때는 의외로 심드렁했다.

라이선스로 몇 번을 올라왔었는데 관람했던 건 단 2번.

오리지날 팀의 기억이 너무 쎄다.

그리고 이건 아마도 절대로 뒤집어지지 않을 것 같다.

우리나라 배우들이 너무나 못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프랑스어 특유의 라임이 우리나라말로 번역하면 아무래도 그 느낌이 그대로 살지 않는것 같아서...

물이 흐르듯 유연하고 고요한 넘버들이 라이선스 공연에서는 랩처럼 느껴져 숨이 찰  정도다.

전체적으로 번역도 너무 투박하고 문어체 위주고

우걱우걱 가사를 끼워넣기에 급급해서 감동을 받기가 도저히 힘들었다.

아... 라이선스 공연은 안보게 되겠구나... 생각했었는데..

 

그랬더랬는데...

라이선스 공연을 이렇게 다시 보게 된 건 순전히 그랭그와르에 마이클리 때문이다.

(마이클리에 대한 이 무한 애정을 도대체 어이할꼬...)

마이클리의 그랭그와르는.

나쁘진 않았다.

그리고 그의 소리는 여전히 정말 좋다.

기존의 한국 배우들이 보여줬던 그랭그와르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모습이기도 했다.

더 천진난만하고 순진한 느낌이랄까!

어린왕자같다고 표현한 사람도 있던데...

그러나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아 발음이 정확하지 못한 건 확실히 치명적이다.

어려운 발음은 정확하게 내려고 신경쓰다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부분들이 경직되기도 했다.

특히 "광인들의 축제"는 부분에서는 가사 전달이 전혀 안되는 부분들도 있다. 

마이클리라고 다 잘하는건 아니구나...

한국어를 익숙하게 구사했다면 확실히 더 좋은 모습이었을덴데 아쉽다

개인적으론 박은태의 그랭이 더 좋았다.

물론 리샤르의 여유있고 유연한 그랭이 최고이긴 하지만! 

그래도 Lune은 정말 좋더라!

개인적인 애정으로 마이클리 그랭으로 몇 개 더 예매를 했는데 지금 고민중이다.

좀 줄여야히나 싶어서...

(당장 이번주 토요일은 종일반인데!)


문종원 클로팽은 민머리을 하고 나와서 정말 놀랐다. 

그전까지는 레게머리였다는데 갑자기 왜 아바타로 빙의가 된건지... 

게다가 몸과 눈에 너무 힘을 줘서 개인적으론 보기가 너무 부담스러웠다.

노래 부를 때도 입에 힘을 어찌나 주는지 집시대장이 아니라 불법 살인청부업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가사 전달도 너무 안되는 것 같고...

내겐 아무래도 로디 쥴리앙이 남긴 클로팽이 너무 강력한 모양이다.

로디의 클로팽은 캡틴의 느낌도, 에스메랄다에 대한 부성애도 느껴졌었는데

문종원 클로팽은 에스메랄다의 친구처럼 보였다.

민영기 프롤로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음이 너무 높고 그리고 역시나 클로팽처럼 너무나 젊다.

미쉘 영감님의 "Tu Vas Me Detruire"는 정말 끝내줬었는데...

클로팽과 프롤로는 아무래도 나이가 있는 배우들이 하는게 훨씬 더 좋았을텐데 아쉽다.

솔직히 요즘 우리나라 공연 배우들 나이가 너무 비슷하고 겹치기 출연도 많다보니 변별성이라는 게 없어진 것 같다.

가령 프롤로는 김도형 정도의 연배가 해줬다면 아주 좋았을텐데...

무대가 젊어도 너무 젊다.

이번 라이선스 공연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웅장함보다는 전체적으로 가벼워졌다는 인상이 강했다.

김성민 페뷔스는 레미제라블 때문에 일부러 체격을 키운건지는 모르겠지만

무대 위에 서있는 모습이 꼭 정준하 같아서 도저히 날렵한 군인의 포스가 느껴지진 않았다.

그래서 "Dechire"도 노래보다는 뒤의 5명의 무용수에게 훨씬 더 집중이 됐다.

(박은석 페뷔스는 어떨지....)

에스메랄라 바다는 비음과 기교가 너무 과했고

전체적으로 노래로 밀당을 하는 것 같아 불편했다.

솔직히 "Ave Maria Paien"도 "Vivre" 고음을 완전히 막혀있어서 내내 답답했다.

액션은 살짝 조증 상태였고.

이정화 플뢰르 드 리스는 너무 평범했고

인트로에서 댄서들의 의상이 유독 여자들만 응원단의 옷처럼 바뀐 것도 기이했다.

발다무르 카바레 장면의 댄서들은 그림자 액션은 과감성이 줄었다.

(검열 있었나???? 설마....)

아크로바틱은 훌륭했고 댄서들은 전체적으로 조금 약해진 느낌.

집시보다는 놀이동산 페레이드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낯섬에 당황했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좋았던 배우는 콰지모도 윤형렬.

정말 콰지모도로 잔뼈가 굵은 배우인가보다.

넘버 소화력도 아주 좋았고 마지막 "Danse Mon Asmeralda"은 감정도, 표정도, 노래도, 절규도 다 좋았다.

"물을 주오"도, "벨"도, "불공평한 이 세상"도 아주 좋았다,

제롬과 멧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

(개인적으로 나는 멧보다는 제롬의 콰지모도가 훨씬 더 좋다.)

내가 지금껏 본 윤형렬 작품 중에서 단연코 최고!

 

그래도 여전히 내겐 프랑스팀의 <노트르담 드 파리> 기억이 너무 강력하다.

작년에 영어 버전 공연도도 이번 라이선스 공연도

그때 받았던 충격과 소름돋음이 단 한 번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 작품은 각인된 그 상태 그대로 남겨놓아야 할 것 같다.

 

 

01. Le Temps Des Cathedrals

02. Les Sans

03. Bohemienne

04. Bell

05. Tu Vas Me Detruire

06. La Cour Des Miracles

07. Ave Maria Paien

08. Florence

09. Les Cloches

10. Dtre Pretre Et Aimer Une Femme

11. Dechire

12. La Monture

13. Dieu Que Le Monde Est Injuste

14. Vivre

15. Lune

16. Danse Mon Asmeralda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0. 7. 08:30

<Music of the night>

일시 : 2013.10.03.

장소 :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

출연 : 브래드 리틀, 마이클 리, 김소현, 송용진, 양준모, 윤형렬, 한지상,

        최수형, 박혜나, 손준호,

주최 : 티켓몬스터

 

좀 알아보고 관람을 결정할걸 그랬다.

단지 브래드 리틀과 마이클리가 출연한다는 이유로 예매했었는데 이런 류의 갈라콘서트일거라고는 정말 꿈에서 생각하지 못했다.

팬텀의 overture에 맞춰 팬텀 가면을 쓰고 나온 건장한 6명의 남자들이 뭔가 묘한 아우라(?)를 풍기는 퍼포먼스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브래드 리틀과 김소현의 "The Phantom of the Opera"까지도 그래 좋았다.

(그래도 역시 김소현은 내 취향은 아니다. 예전에도 고음이 맘에 안들었지만 요즘은 더 듣기 불편해지는 것 같다)

문제는 사회자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윤지영 아나운서.

멘트를 하는 순간 뮤지컬 갈라 콘서트 자체가 참 저렴해지더라.

놀이동산 이벤트 공연같은 느낌.

도대체 아나운서를 왜 내세웠을까?

그냥 배우들끼리 다음 순서 소개하면서 등퇴장 하는게 훨씬 격이 있었을것 같은데...

(정말 오랫만에 본전 생각하게 만든 공연이었다.)

사실 나는 TMon이 주측이라는 걸 몰랐었다.

설&컴퍼니 10주년 기념 콘서트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시끌벅적한 이벤트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오로지 브래드 리틀과 마이클 리에 혹해서....

 

그래도 역시 브래드 리틀은 제 몫을 충분히 해줬다.

가장 많은 곡을 부르기도 했지만

오랫만에 듣는 "Alive'는 정말 여전하더라.

짐승같이 단어 하나하나를 물어뜯으며 부르는 특유의 목소리.

그리고 마치 말하는 것 같은 손가락 움직임까지...

그가 노래하는 걸 보고있으면 온 몸으로 가사를,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는 게 확연히 느껴진다.

천국의 눈물 "Can you hear me?"를 제외하고는 브래드의 노래는 다 좋았다.

(아무래도 이 넘버는 이혜리의 출연으로 살짝 급조된 듯한 느낌...)

 

<Hedwig>의 넘버 두 곡을 불렀던 송용진은

반응없는 관객때문에 정말 고생 무지 많이 해서 안스러울 정도였고.

(노래는 정말 좋았다. 역시 <헤드윅>은 송용진이다! 그러니까 다시 하라구!)

<위키드>의 히로인 박혜나의 Defying Gravity"에서 아주 폭발적인 성량을 뽐냈다.

엘파바로서 지금 열심히 칼을 갈고 있다는 게 느껴질만큼.

듀엣은 윤형렬과 박혜나의 "Beauty and the beast"가 제일 괜찮았고

양준모는 요즘 계속 예전만큼의 실력이 나와주지 않아 걱정되는 중이다.

마이클리가 노래가 너무 적었던 게 개인적으로 제일 아쉬웠고

게다가 "Climb every mountain"은 그의 가창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 곡이여서 더 아쉬웠다.

한지상은...

그냥 딱 연예인이었다!

조권같은 느낌이었다면 이해가 될까?

계속 비슷한 류의 작품을 해서 그런지 좀 허세스러워진 것도 같다.

연말에 강필석과 <레드>를 한다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쉼없이 달려온 한지상이 배우로서 많이 깨지고 힘겨웠으면 좋겠다.

이 작품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인데...

한지상이라는 배우를 데뷔때부터 눈여겨 봐왔었고 지금도 격하게 아끼는 중이다. 

점점 잘하는 배우고 그래서 가능성이 아주 많은 배우라는 건 확실하다.

그런데 이제는 잘하는 것 이상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갈라 콘서트의 마지막 노래 "superster"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위기"까지는 아니지만 "위험"의 신호가 보였다.

(강신일과 연기하다보면 한지상도 배우로서 뭔가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

현명한 배우니까 잘 컨드롤하겠지만!

 

어째 콘서트 후기가 아니라 사심 후기가 되버려 살짝 민망하다.

솔직히 말하면 콘서트 자체는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여서 쓸 말도 별로 없다.

그리고 제발이지 김소현과 손준호은 이제 그만 우려먹었으면 좋겠다!

뭐 본상품에 끼워 파는 사은품도 아니고...

이제 그만 홀로서기를 할 때도 되지 않았나???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6. 19. 08:43

<Jesus Christ Superstat>

일시 : 2013.04. 26. ~ 2013.06.08.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이제는 각인을 위한 기록의 차원이다.

마치 옛오스만 왕조의 궁중 세밀화가의 그것처럼.

가능하다면 표정과 손끝, 발끝의 움직임과 미세한 작은 숨소리까지도 고스란히 기록하고 싶다.

꼭 기억하고 싶었다.

마이클리의 마지막 "지저스" 모습을...

그리고 참 다행이다.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작품,

그리고 이런 배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다시 볼 수 있을까?

이제 개인의 역사로 이 작품을 기억하련다.

 

어렵게 마이클리의 막공 티켓을 구했다.

홍대 미친 성대라는 몽니 보컬 김신의 유다와 마이클리 예수 조합의 두번째 관람이었다.

다른 말 필요없다.

(미친 OO 참 많다...)

두 사람 다 정말 좋았다.

감동적이었고 뭉클했고 가슴아팠다.

작품 자체의 아우라도 특별했지만

마지막이라는 현실감이 더 큰 감동과 슬픔을 안겼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기교의 무대에 지쳐있었는지도...

장은아 마리아를 처음 봤는데 뮤지컬 첫무대라서겠지만

정선아보다 넘버를 가요처럼 부른다.

정선아는 과거를 뉘우치고 교화된 마라이의 느낌이었다면

오히려 장은아 마리아는 퇴폐적인 거리의 여자 같다.

그리고 그녀의 숨소리는 내내 신경에 쓰였다.

배우가 노래를 아무리 잘해도,

미친듯이 고음을 쭉쭉 뽑아내도

숨소리가 크게 들리면 나는 왠지 좀 꺼려진다.

호흠조절.

개인적으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의 역량!

그런면에서 마이클리와 김신의는 최고점에 해당한다.

(어쩌나... 편애 모드 발동하려고 한다.)

김신의 유다의 막공 이벤트는 참 귀여웠다.

마이클리 덕분에 행복했던 사람 여기도 한 명 더 있는데...

5월 11일 관람때보다 김신의의 연기도 정말 놀라울만큼 늘었다.

문득 이 녀석이 <헤드윅>을 하면 잘하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어제 우연히 케이블에서 "밴드시대"라는 프로를 봤는데

(아마도 재방송이었던듯)

글써 이 녀석이 <헤드윅> 퍼포먼스로 노래를 하더라.

소름 돋았다.

(이 녀석이 내 생각을 읽은건가?????)

이 녀석!

꼭 <헤드윅> 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스탠딩 커튼콜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 노구(老軀)를 이끌고 꼭 보러가리라!

 

마이클리의 커틑콜은,

그것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관객과 객석을 향해 활짝 벌린 손과 깊은 손키스.

그릐고 그 깨끗하고 밝은 미소.

또 다시 이 배우가 날 사로잡았다.

마지막 모습까지!

어쩌나...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6. 14. 08:56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3.04. 26. ~ 2013.06.08.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마이클리와 윤도현 유다.

개인적으로 정말 바랐던 캐스팅이라 또 다시 평일 저녁에 샤롯데를 찾았다.

그리고 드디어 마이클리와 세 명의 유다 모두의 조합을 눈으로, 귀로, 가슴으로 다 확인하고 각인했다.

이렇게 <JCS>는 또 다시 내게 개인사로 남겨지려는 모양이다.

이제 4회 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부인하고 싶을만큼 나는 이 작품과 깊고 깊은 사랑에 빠졌다.

아마도 나는 베드로가 되려나보다.

아니면 유다나 마리아가 됐는지도.

이런 사랑!

과연 다시 할 수 있을까?

이 맘을 어찌 할까...

I don't know how to love him!

사랑뿐만 아니라

이 작품을 보내야 하는 것도 어찌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윤도현, 한지상, 김신의.

세 명의 유다!

하나의 배역을 어쩌면 그렇게 모두 다 다르게, 그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표현했을까?

신기한 건,

나는 이 세 명의 유다 모두에게 이해됐고 공감됐다는 사실이다.

한지상 유다는 깊고 치열했으며

오래 생각한 후 결정을 내리는 지략가 같았다.

(한지상은 이 작품을 통해서 확실히 날아 올랐다. 내 이럴 줄 알았지!)

김신의 유다는 반항아적인 날 것의 느낌 그대로였고.

윤도현은 확고하고 강건한 혁명가같은 유다였다.

그래선지 윤도현 유다와 마이클리 예수의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이 가장 강렬하다.

실제로 여기저기 불꽃이 튀는 것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하다.

거칠게 내지르는 윤도현과 찌를 듯이 맞받아치는 마이클리의 샤우팅이

공중에서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느낌이다.

마이클리의 체구가 작아서 이 장면에서 윤도현 유다에게 밀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역시 세다, 둘 다!

윤도현은 목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게 이 장면에서는 플러스 효과를 낸다.

예수를 향한 유다의 분노와 절망이 갈라지는 목소리 속에 그대로 드러난다.

역시 "최후의 만찬"은 세 명의 유다 중 단연코 윤도현 유다가 압권이다.

("superstar"는 역시 한지상 유다 ^^)

 

솔직히 뭔가에 대한 호불호를 말하기엔

이 작품은 나를 완벽하게 붙잡았다.

심지어 가야바와 안나스까지도 이젠 익숙해져서 고마울 정도다.

"simon fealotes"은 한 번도 만족해보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것도 인정하고 받아들었다.

눈과 마음에 뭐가 씌웠다는 표현이 아마도 딱 맞을 것 같다.

그리고 마이클리의 커튼콜.

거대란 대포 조명을 등지고 한걸음 한걸음 걸어나오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뭉클해진다.

처키(?)같은 분장을 빠르게 지우고 젖은 머리로 나타나는 예수의 모습은,

마치 예언된 "부활의 기적"처럼 느껴진다.

두 팔을 활짝 벌려 함께 공연한 배우들을 맞이하는 모습도 감동적이다.

그의 표정, 웃음, 해사하고 맑은 얼굴.

작품 속에, 인물 속에 온전히 빠져있는 사람의 모습은 이렇게 아름다운 거구나...

성스러움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몰입할 수 있다는 거.

진심으로 마이클리가 부럽다.

처음으로 그에게서 불같은 질투를 느꼈다.

(마이클리! 당신은 정말로 다 이뤘다...)

 

한지상의 바람이 아니더라도 나 역시도 간절히 바란다.

1년 뒤 이 작품을 다시 볼 수 있기를!

정재일과 이지나를 포함한 이들 모두를 꼭 다시 볼 수 았기를!

아! 나는...

과연 이 작품을 떠나보낼 수 있을까?

이렇게까지 날 무력하고 힘들게 한 작품은 결코 없었는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6. 10. 08:43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3.04. 26. ~ 2013.06.08.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회전문에 탑승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도 5월까지는 잘 버텨냈었는데...

스스로 정한 원칙과 규칙은 깡그리 무시되고 버려졌다.

평일 저녁공연을 위해 샤롯데에 간다는 것,

너무 난감한 일이라 꿈도 꾸지 않던 일이다.

그런데 그가 그렇게 만들었다.

그가 내 터부를 깨부쉈다.

마이클리!

모든 것들은 그가  다 무시하게 만들었다.

그를 한국에서 언제 또 다시 보게 될지 전혀 알 수 없기에,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예감은...

결코 틀린 적이 없다.

최고의 작품이고, 최고의 캐스팅이고, 최고의 감동이다.

눈과 귀를 떼지 못하게 만든다.

마이클리의 "Gethsemane"는 저러다 무대 위에서 형체도 없이 폭발해버리는 건 아닌까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다.

그저 보고 있을 뿐인데도 내가 괴롭고 아프다.

또 다시 내상(內傷)을 입었다.

거듭거듭 치명적이다.

 

 

정재일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걸 처음 봤는데

확실히 소리가 다르다.

그의 격렬한 지휘에 대해 말들이 많은 것 같은데

개인적으론  멋진 퍼포먼스라고 생각한다.

시종일관 가사를 따라하면서 지휘하는 그의 모습은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기승전결과 감정 표현이 확실한 지휘였다.

일종의 좋은 참고서적 같았다고나 할까! 

(그나저나 지휘도 정재일처럼 격렬하게 한다면 하루에 2번 하는 건 도저히 무리겠다 ^^)

마이클리 예수와 한지상 유다의 마지막 공연.

한지상은 그야말로 물오른 기량을 선보였다.

아주 영리하고 똑똑한 유다였다면 이해가 될까?

5월 18일에는 어딘지 해설자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날은 극 속에 완전히 빠져있었다.

그의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은 너무 안스러워서 불쌍했다.

(이렇게 되면 이 녀석의 <스칼렛 팜피넬>을 기대 안할려야 안 할 수가 없다)

마이클리의 진심이 담긴 feel은 모든skill을 완벽히 이긴다.

시몬과 유다, 예수를 두루 섬렵한 그는 작품을 전체적으로 너무나 잘 이해하고 파악하고 있다.

자기 배역에만 집중하는게 아니라 작품 전체에 깊게 집중하고 표현한다.

정말이지 이젠 성스러움이 느껴질정도다.

skill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걸,

배우 마이클리를 보면서 충분히 깨달았다.

그리고 그의 십자가 처형 장면은 아무래도 미스터리로 남을 것 같다.

도대체 숨을 언제 쉬지?

도저히 그렇게 오랜 시간을 참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

배가 움직이는 게 감지가 안된다.

 

마지막 커튼콜까지 감동.

한지상이 앵콜송 "Superstar" 말미에 마이클리를 come back 시켰다.

("돌아와~~~ 돌아와~~!)

여러가지로 멋진 환호였고 멋진 이벤트였다.

한지상과 마이클리의 마지막 만남.

아마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6주는 정말이지

너무 잔인하게 느껴질만큼 짧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5. 22. 08:27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3.04. 26. ~ 2013.06.08.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관람하고 나오는데 다리가 흔들렸다.

그리고 어깨부터 타고 내려오는 격심한 극육통까지...

난감하고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마이클리는 어쩌자고 나를 이 작품 속에, 그 인물 속에 이렇게까지 깊게 끌어들일까?

몸이 감당해야하는 현실적인 고통때문에 그에게 화가 났다..

빛이, 시선이, 그 마주보는 거리들이 내 손안에 잡힐듯 나므니 선명하다.

이렇게 몸 안에 고통으로 각인시켜버리면 거기서 헤어나오기가 정말 어렵고 힘겨운데...

감당할 수 없는 장면들을 감당해야만 한다는 건,

결코 다시 겪고 싶지 않은 통증이다.

육화된 구체적인 통증의 깊이는 나를 어디까지 데리고 갈까?

젠장할!

오랫동안 trauma로 남겠구나.

마이클리!

<미스 사이공>에 이어 두번째 펀치를 날린다.

그리고 이번 경우는 정말이지 너무나 결정적인 한방이라 도저히 맥을 못추겠다.

 

윤도현, 김신의 유다에 이어 마지막으로 확인한 한지상 유다.

<스위니토드>때부터 눈여겨봤던 배우였는데

어느틈에 이렇게 확실한 존재감을 주는 배우가 됐다.

이 작품에서도 그는 너무나 능숙하고 노련하게 유다를 연기한다.

너무 노련하다보니 1막에서는 유다가 작품 속 인물이 아니라 전지적 관점을 가지는 해설자처럼 보여질 정도다.

아무래도 배우로서의 개인적인 욕심과 의욕이 유다라는 역할속에 너무 많이 투영된 것 같다.

노래 부르는 것도 지금까지와는 좀 달랐다.

(겹치기 출연했던 <next to normal>과도 확실히 차이가 난다)

서편제와 이지나의 영향이었을까? 

"창(唱)"의 뉘앙스가 많이 풍긴다.

그래선지, 아니면 락커들의 유다를 먼저 봐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1막은 살짝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래도 1막 후반부터 2막까지는 그야말로 물오른 그의 연기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1막 마지막 장면 가야바 앞에서 머뭇거릴때의 표정과 연기도 너무 좋았고

최후의 만찬은 마이클리와 아주 팽팽한 대립을 보여줘 아주 좋았다.

날카롭고도 묵직한 싸움이었다.

 

마이클리.

그의 <겟세마네>만 보고 나가야한대도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이 한 곡 속에 그는 이 작품의 기승전결 모두를 담아낸다.

이 넘버를 부르는 마이클리는 그 모습은

그 자체가 이미 하나의 완벽한 작품이다.

베드로와 요한, 시몬을 부르는 그 간절한 목소리를 시작으로

덜컹 내려앉는 심장과 함께 폭격처럼 들이닥치는 깊은 외로움과 두려움은 아직도 생생하다.

폭발하는 엄청난 샤우팅과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긴 호흡,

도대체 이 노래를 부르면서 호흡과 티이밍을 어떻게 그렇게 완별하게 컨트롤할 수 있지?

몰아쉬는 숨소리의 기미조차도 전혀 감지할 수 없다.

모든 감정을 쏟아붓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의 몸이 폭발하지 않고 여전히 무대에 남아있다는게 도저히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노래를 끝내고 나면 그 감정들은 또 어떻게 추스를 수가 있는건지!

뭐지?뭐지?뭐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온 몸과 영혼을 거침없이 다 바치는 마이클리의 예수를 보는 건

아름다움 공포고

원시적인 탐욕에 가까운 일방적인 매혹이다.

십자가 장면에서는 배의 호흡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 순간 나는 진심으로 그의 생사 여부가 걱정됐었다.

그때의 심정을 일종의 "육체이탈"이라 명명해도 무방하리라.

정말 왜소하고 작은 사람일 뿐인데

이젠 그가 그리스신화의 티탄보다 더 거대한 거인처럼 느껴진다.

 

그런 그가 커튼콜에서는 또다른 감동은 전한다.

그의 표정 속에는

작품에 대한,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한,

그리고 환호를 보내고 있는 관객에 대한 깊은 감사와 감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순수하고 맑은 소년을 보고 있는 느낌!

이 작품은 배우로서 그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될 게 분명하다.

그리고 그건 내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자체 막공이라는 나의 다짐은 아무래도 지켜지지 못할 것 같다.

어쩔 수 없다.

때로는 예외가 필요한 순간이 오기도 한다.

마이클리의 <JCS>가 바로 그 예외의 순간이다.

 

빛과 시선이 시선이 주는 여백.

그리고 마이클리.

<JCS>가 내게 남긴 강렬한 화두를

나는 한 번 더 감당키로 결심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5. 15. 07:58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3.04.26. ~ 2013.06.09.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드디어 마이클리의 JCS를 봤다.

<미스 사이공> 이후에 정말 오랫만에 마이클리의 노래와 연기를 보는거라 혼자 살짝 감회에 젖었다.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에 너무나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한다는 건!

이건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냥 가는 거다.

게다가 이번 관람은 인터파크 굿티 50% 할인이라는 정말 은혜로운 이벤트 덕분에

예정에 없던 몽니 김신의 유다로 관람할 수 있엇다.

 

JCS는 Overture만 들어도 가슴이 마구 뛴다.

사실 이 한 곡이 갖는 매력도 엄청나긴 하다.

그 안에 예수, 유다, 마리아, 빌라도, 제자들의 모든 이야기가 그야말로 축약본처럼 담겨있다.

JCS의 첫 비트를 따라가다보면

마치 내 귀에 대고 직접 말하는 것 같다.

"Are you ready?" 라고!

그러면 나는 또 대답한다

"Yes! All ready!"

 

마이클리 예수.

일주일 전에 관람한 박은태 예수는 너무 비장하고 경건해서

예수의 인간적인 모습이 오히려 잘 느껴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마이클리는 고난을 피하고픈 인간적인 모습을 너무나 잘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표정은 더없이 편안하고 평온하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니 그게 또 묘한 아우라를 남긴다.

급기야 2막의 "Gethsemane"에서는 정점을 찍는다.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의 엄청난 충돌은 일종의 빅뱅을 보는 느낌이었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성량과 집중력은

극의 내용을 모르고 온 관객들의 소원한 마음까지도 완벽히 휘어잡았다.

그는 이 한 곡에 작품의 시작과 끝 모두를 온전히 담아냈다.

그래서 곡이 끝낸 후 땀과 극의 감정으로 뒤범벅이 된 마이클리의 모습에 경외감이 느껴질 정도다.

그건 배우로서의 skill에 대한 경외가 아니라

작품에 대한, 인물에 대한 깊은 몰입과 일체감이 주는 감동이었다.

마지막 십자가 장면에서는 박은태는

금이라도 화면에 더 나오기 위해 애를 쓰는 액스트라의 죽음을 떠올리게 했다.

죽었나 싶었는데 한 마디 하고.

이제 정말 죽었겠지 했는데 또 한 마디 하고... 

뭐랄까, 너무 뜸을 들인다고나 할까?

다행히 마이클리에게서는 그런 느낌을 못 받았다.

(어쩌면 이건 개인적인 애정도에서 비롯된 몰입의 차이일수도 있었겠지만...)

한국어 발음도 <미스사이공>때와 비교를 하면 정말 놀라울 정도다.

센 받침과 ㅅ 발음이 좀 부정확하긴하지만

정확한 한국어 딕션을 위해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충분히 느껴진다.

마이클리.

본인의 바람처럼

한국에서 다른 작품에서 다시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김신의 유다는 뮤지컬이 처음이라 좀 걱정스러웠는데

딕션과 넘버 소화력은 좋았다.

(그래도 역시 연기는 조금 어색하더라.. 액팅도 그렇고..)

마이클리와 목소리톤이 완전히 다른 게 오히려 묘한 조화를 이룬다.

2004년도 이태희 유다를 떠올리게도 하고...

그런데 "Superstar"를 부를 땐,

유다 김신의가 아니라 몽니 김신의 모습이 더 많이 보인다.

저러다 혹시라도 해드뱅잉을 하는 건 아닌지.

아니면 중간에 "Put your hands up!"나 "Say Ye~~!"를 외치진 않을지 좀 조마조마했다.

(커튼콜에서는 하더라... "소리질~~~~러~~!"

그래도 전체적으로 반항아적인 유다 이미지를 잘 표현한 것 같다.

"배신을 강요받은 자"란 작품의 의도와도 어느 정도 잘 맞는 것 같고..

(유도현 유다 같은 팽팽함은 확실히 없었지만)

빌라도는 지현준보다 김태한이 훨씬 괜찮았다.

노래, 딕션, 연기 전부 다.

김태한에게서는 빌라도만의 고뇌가 느껴진다.

워낙에 코믹한 배역을 많이 한 배우라 빌라도가 어울릴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확실히 경력으로 쌓인 내공은 무시할 수 없는 모양이다.

헤롯 김동현.

아무래도 조권의 쓰나미가 너무 강력했던 모양이다.

분량은 작지만 임펙트면에서는 어마어마한 헤롯을 조권이라는 아이돌이 이미 정점을 찍어버렸다.

그래서 누가 하든 조권보다 더 좋은 평가를 들을 수는 도저히 없을 것 같다.

게다가 김동현은 조권보다 더 가볍고 코믹하게 헤롯을 표현했다.

그래서 인물이 동동 떠버렸다.

어쩔 수 없다.

이건 김동현 탓이 아니다.

다 조권 탓이다.

 

이 작품은 앙상블의 활약이 엄청나게 중요한 작품인데

이번 공연은 그게 전부 주연들의 어깨위로 넘어가버린 것 같다.

JCS 공연 소식을 들었을 때 은근히 바랬었다.

서울예술단이나 서울시뮤지컬단처럼 오래동안 합을 맞춰온 이들이 해주면 좋겠다고...

(서울예술단이 이 작품을 하게 될 일은 아마도 없겠지만...)

앙상블이 주연보다 많이 떨어지는 건 확실히 너무 큰 단점이다.

그러다보니 "Simon Zealotes" 도 느낌이 충분히 살지 못했다.

시몬을 주축으로 파워풀한 혁명의 도화선이 느껴져야 하는데

클럽에서 춤추는 스타일리쉬한 젊은이들만 보인다.

셔플댄스를 추는 건 아닐까 걱정했다.

번역은 의외로 고전적이었는데

배우들이 너무 스타일리쉬하다보니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시몬과 베드로의 비중이 너무 묻혀버린 것도 아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JCS에 대한 개인적인 만족도는 아주 높다.

작정한 듯한 이지나의 연출과

역시 작정한 듯한 정재일의 엄청난 편곡,

게다가 혼신의 힘을 다하는 작정한 듯한 주연 배우의 활약은

이 작품을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적어도 내겐)

6주간의 공연기간은 확실히 너무나 짧다.

마이클리 예수, 한지상 유다로 1번의 관람이 남아있는 나는 마냥 아쉬울 뿐이다.

그래서 무지 고민중이다.

 

어쩌나~~

마이클리.

이 사람이 나를 대놓고 흔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