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09. 9. 6. 19:26
결말이 궁금했었다.
미카엘 팽송은 제우스가 말한 "제 9의 존재"를 조우하게 되는가?
평생 글쟁이를 자처한 베르베르스럽다.
5권까지을 읽었을때 18호 지구로 내려온 미카엘에게
뭔가 한번의 반전이 이루어지겠구나 싶었는데
두 번의 반전을 만나다.



<개미>이 과학자 에즈몽 웰즈와
<타나토노트>, <신들의 제국>의 미카엘 팽송을 끝까지 등장시키고
그 외의 자신의 다른 소설 <인간>, <파피용>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그가 써 온 모든 이야기의 표절이자 페러디였던 세계.
이제 베르베르식 글쓰기의 한 세대가 막을 내리는 셈인가!
그의 기발함에 유머러스함에 찬사를 보낸다.



8의 세계의 신인 제우스가 말한 두 번째 산 너머의 "9 세계"
Y 게임의 우승자만이 유일하게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 곳,
별이 된 미카엘,
그가 본 9의 세계는  다름 아닌 "어머니 은하"였다.
그리고 "어머니 은하"가 말하는 또 다른 세계 "10"
"아버지 우주"의 세계.
켜켜히 쌓인 세계들의 연속
그리고 "10의 세계"에 이어지는 최종적인 마지막 세계
"111의 세계"



결국 그 곳은 책의 한 페이지였다.
"111의 세계"란 사실은 켜켜히 쌓인 책장들을 도형으로 나타내 세워놓은 모습이었다.
편평한 세계, 극도로 납작한 평행 육면체의 우주.
어떤 책....의 한 페이지!
즉, 우리가 말하는 우주라고 하는 것은 책의 한 페이지, 바로 그것이었다.
누군가의 시선과 상상력으로써 활성화시켜 주기만 한다면
그 우주는 불멸의 존재로 살아가게 된다는 명제.
"독자"가 한 사람이라도 남아 있는 한,
우리의 우주는 어디서든 새롭게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된단다.



기발하다.
그래서 오히려 결말이 허무하게 느껴질만큼...
어쨌든 이제 미카엘 팽송과 에즈몽 웰즈는 모두 끝이 난건가?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서전도 마찬가지로....
그런데 묘한 건,
어딘가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혹시 모르지, 
나란 사람도 사실은 어느 책의 한 페이지에 봉사하는 허구적 존재에 불과한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9. 5. 23:18

2009. 09. 05.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한편 보고 나왔더니 광화문 광장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Seoul Intetnational Drama Awards"
KBS, MBC, SBS  각 방송국 별로 별도의 부스가 마련되어 있고
대표하는 드라마의 세트장과 소품들이 그대로 옮겨져 있었다.

아직까지도 무한애정을 가지고 있는 김명민 주연의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주인공들의 방을 하나씩 훔쳐보다.



실제 대본들과 소품들을 보는 재미도 제법 ^^

그리고 강마에의 방
나도 여기 찝적, 저기 찝적 ^^

양 옆엔 KBS의 <전설의 고향>이
SBS의 대하사극 <자명고>가 자리하고 있다.



좀 처량맞은 귀신들.
어렸을 때 정말 무섭게 봤었는데...
너무 무서워서 차마 TV를 끄지도 못했을 정도로....
지금은 내가 너무 커버렸다.
그깟 귀신보다 현실이 훨씬 무서운 걸 아니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드라마 <자명고>
의상도 낮설다.
꽤 돈을 많이 들인 드라마였던 걸로 알고 있는데
저조한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비운의 드라마.



어떤 명예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한류의 여주인공 지우히메도 한켠을 장식하고 있고...
(근데 아무래도 내가 보기엔 최지우보다 배용준을 더 많이 보는 것 같다.. ^^)



김남주에게 제 2의 전성기를 선물한 <내조의 여왕>
연기자의 발연기로 엄청난 고생을 한 <에덴의 동쪽> ---> 늬들이 고생이 많다~~~!
어쩐지 좀 대비된다.
떨어뜨려 배치를 하지...



조만간에 세워진다는 세종대왕 동상.
이거 꼭 여기 세워야 하나?
이순신 장군도 참 고생 많으시다.
뜬금없이 역사를 되집어 세종대왕 호위까지 해야하니....
(뭘 굳이 광화문광장에 동상을 2개 씩이나.... )



요즘 진정한 물장군으로 다시 태어난 이순신 장군.
정신없이 좌우로 올라오는 분수을 보면
아무래도 만감이 교차할 듯....
"내가 너무 오래 서 있었지!"
그런 심정이지 않을까?
처량히 내려다 보는 모습에 나 역시도 찹찹해진다.
이러다 정말 <불멸의 이순신> 되시겠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9. 4. 06:21

뱀파이어 시리즈 다 읽다.
Twilight -> New moon -> Eclipse -> Breaking dawn
해질녘 -> 초승달 -> 월식 - > 새벽녘
달의 움직임 즉, 어두운 시간의 진행에 따른 4부작의 제목.
읽으면서 생각했던 건,
제목이 주는 시간의 연속성과 그로 인해 감지되는 분위기였다.



마지막 책을 읽고 있을 때, 누군가 내게 물었다.
"어떼요?"
"초코렛 같은 책이예요"
내 대답은 이랬다.
이해했을까?
확실이 이 책은 우유성분이 많은 달달한 밀크 초코렛을 닮았다.
입 안에 넣고 녹였을 때 그 첫맛의 달콤함은
최종적으로 살짝  끈적거리는 쓴 맛을 남긴다.



공교롭게도 연달아 불별, 불사의 존재들에 대한 책을 읽다.
불멸의 존재들인 뱀파이어와 불사의 존재들인 신.
읽으면서도 문득 같으면서도 다른 그들의 이야기가 여러가지 의미로 재밌다.



인간의 피를 탐하지 않는 채식주의자 뱀파이어.
불사의 존재가 필사의 존재를 희망할 정도로
그리고 실제로 죽기 위한 최후의 방법을 선택하기도 했던 에드워드.
한 사람에게 "각인"되면 절대 헤어지지 못하는 늑대인간 제이콥까지...
어쩌면... 어쩌면...
세상에 이런 형체변형자(shape-shifter)들이 정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



에드워드와 벨라는 인간과 뱀파이어의 혼혈인 딸 르네즈미를 출산한다.
(이런 것도 세기의 사랑이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출산의 고통으로 죽아가던 벨라는 에드워드의 독으로 결국 불사의 존재로 변한다.
(오래전부터 벨라가 원했던 것이기에 사실 "결국"이란 말은 옳은 표현은 아니지만....)
벨라의 정신적인 가족 제이콥은 그녀의 딸 르네즈미에게 각인된다.
이제 정말 원만한 관계(?)가 되버린 셈인가?

에드워드는 말했었다.
"내가 관심있는 건 네 안전뿐이야. 네가 원하는 게 바로 내가 원하는 거야"
이제 동등해진 그들은 행복할까?
단지 이야기일 뿐이라고.....
초코렛같은 이야기라고....

어쨌든 뱀파이어 시리즈는 이걸로 나도 모두 끝냈다.
달콤했고, 생각한 것 보단 그래도 재미있었다.
한동안 우울했었는데
그 구름을 잠시라도 걷어준 숱한 괴물들과도 이제 인사를 해야겠다.
고마웠다고....
현실처럼 잘 살아가라고....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