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8. 12. 28. 18:55

나는...

목소리 큰 사람을 싫어한다.

부당함에 대해 정당하게 말하는건 환영이지만

소리의 데시벨을 무기로 들이미는 사람을 보는건 견디기 힘들다.

그리고 말이 많은 사람도 버겁다.

그 말 속에 정보가 있다면 모르지만

허접한 이야기를 주절주절 지껄이는 사람을 보면

담배꽁초같은 텁텁함에 가슴까지 꽉 막힌다.

때로는 마지 못해 대꾸를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듣는 시늉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주받은 기억력(?)은

집중하지 않아서 수집된 몇 몇의 단어로 이야기의 아웃라인은 완성된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한다.

말을 잃은 것고, 시력을 잃는 것, 청각을 잃는 것 중에

내겐 어떤 게 더 치명적일지를...

 

조금 오래...

침묵하게 될 것 같다.

나쁘지 않다.

불필요한 말로 인한 곡해도, 오해도 없을테니까.

묻고, 답하고, 이유를 말하고, 이해를 바라고...

이 모든 것들에 슬슬 넌더리가 난다.

조금 조용히 지내도

이제는 괜찮을 것 같다.

입은 닫고, 귀는 열고.

그게 당분간은 답이 될 것 같다.

지치지 말고 잘 견디자.

Luna.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8. 12. 27. 19:45

나는...

눈에 띄는 것도, 튀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사는 삶을 꿈꾸고 희망하는 사람이다.

분명히 봤지만 떠올리려면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 사람.

마치 김영하의 소설 <빛의 제국>의 주인공 "김기영" 처럼.

 

나는,

잠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은 자주 가수면 비슷한상태에 빠진다.

온 몸을 짓눌려대는 중압감을 벗어날 길이 없다.

가끔씩 타자의 시선으로

몸이 먼저 무너질지,

마음이 먼저 무너질지 바라본다.

우루루 무너지지도 않을 테고

그걸 보여줄리도, 들킬리도 만무하지만

그렇게 버텨내느라 온 몸이 저리다.

퇴근하고 돌아가면,

바짝 마른 장대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

눈은 아리고, 살은 점점 마르고.

이러다 불이라도 붙을까봐 걱정이다.

 

견디는건 견디겠는데,

그 다음이 뭔지 몰라 막막하다.

어떤 엔딩일까 튀어나올까?

해피 엔딩? 새드 엔딩?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18. 12. 26. 10:23

카메라 충전하다 그 안에 찍힌 사진을 보게 됐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12월 초 대학로에 갔을때 서울성곽쪽을 산책하다 찍은 사진이 담겨 있었다.

선명하고 기다란 비행운을 시작으로

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하늘빛이 변하는걸 오래오래 바라봤던 기억.

드물게 맑았던 하늘.

거직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확실히 해가 많이 짧아졌지만

그 짧음 속에도 순간의 변화는 무쌍하다.

꼭 사람... 같다.

아니, 마음 같다.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이,

왜 그리낯설게 느껴지던지...

나도 안다.

서울에는 문제가 없다는 걸.

문제가 있는 건 나라는 것도 다 안다.

맨 땅 위를 걸어도 멀미가 난다.

마치 출렁이는 바다 위에 서 있는 것처럼

이리저리 사정없이 흔들려 내내 어지러웠다.

그런 나를 잠까이지만 깨워준건,

조그만 점방을 지키고 계신 할머님의 모습이었다.

오른손엔 빨간 볼펜을 쥐고,

왼손으로 한 자 한 자 짚어가면 성경을 읽고 계시던 할머니.

할머니가 붙들고 있는 믿음이 실체처럼 느껴졌다.

할머님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인 믿음.

 

저 나이 쯤에 내겐 어떤 믿음이 남아 있을까?

그걸 생각하니 아득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