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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7.04.25 재미... 있으세요? 1
  3. 2017.04.24 중량천까지...
  4. 2017.04.21 차(茶)
  5. 2017.04.20 내 자신을 알자.
  6. 2017.04.17 우연한 만남
  7. 2017.04.14 프라하 천문 시계 수리
  8. 2017.04.12 참 대단한 사람
  9. 2017.04.11 결과보어 앞에서 길을 잃다.
  10. 2017.04.10 2017 1st Biking
soso해도 괜찮아2017. 4. 26. 09:59

그래도 어제 토론회는 지금가지 토론회 중에서 가장 토론회다웠다.

재미있는건,

어제 토론회의 승자는 "손석희"란다.

토론회 사회는 손석희만 했으면 좋겠다는 평가도 봤다.

손석희에 비하면 후보자들은 아직 멀긴 했다.

어제 열심히 시청하면서

후보자들의 공약들도 꼼꼼히 챙겨보고 비교도 했는데

더 애매해졌다.

개인적으론 홍준표 후보자의 강성노조에 대한 발언은 많이 불편했다.

홍준표의 말대로라면 대기업에 특혜를 주겠다는 의미로밖에는 안들린다.

소위 말하는 강성노조라는건 대기업과 관계된거 아닌가?

그런 강성노조를 해체하겠다는건

대기업에게 날개를 달아주겠다는 의미같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중에 노조가 있는 곳이 도대체 얼마나 있다고... 

그리고 문재인 후보도 유승민 후보의 지적처럼

공약내용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더 꼼꼼히 계산하고 검증해봤으면 좋겠다.

유명무실한 타이틀로서의 공약을 바라는게 아니라

이게 정말 실현가능한지, 실현에 필요한 자금조달의 가능성까지 최대한의 계산기는 두드려봤음 좋겠다.

홍준표 후보자는 보좌진에게만 공약 만들기를 떠넘기지 말고

뭘 할지를 말했으면 좋겠고...

 

개인적으로 여러번의 토론회에서 가장 비전과 공약을 가장 명확하게 말한 사람은은

심상정 후보같다.

하지만,

모두 다 갈 길이 멀다.

내 결정도 멀고...

이제 마지막 한 번 남았나.

끝가지 지켜보고 결정해야겠다.

 

대한민국에 나같은 사람 참 많을테니

후보자 모두 더 명확하고, 현명하고, 정의로우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4. 25. 11:56

이게 당췌 뭐하는 짓들인지.

이젠 더 이상 우습지도 않다.

TV 토론회에서 정책발표는 안 하고

서로 유치찬란한 개싸움하는 하는걸 실시간으로 보는 것도 지친다.

차라리 투견이라면 승패라도 있지...

내가 가진 소신과 공약들에 그렇게 자신들이 없나?

나한테 자랑할게 많으면 그걸 말하는걸로 시간이 모자랄텐데

이건 물고 뜯고 하느라 기억나는 정책과 공약이 하나도 없다.

돼지 발정제, 갑철수, MB 아바타, 주적...

이런 너저분한 이야기 이제 그만 듣고 싶고

제발 정책과 공약이 뭔지 좀 제대로 이야기해달란 말이다.

그렇게 싸우고 싶어 안달났다면

TV 토론 말고 당신들끼리 따로 자리 만들어서 싸워줬음 좋겠다.

이건 뭐 창피도 이런 창피가 없다.

안 그래도 가뜩이나 없는 국격(國格)이 그나마도 연명키 어렵겠다.

 

어제는 집에 갔더니 우편함에 1차 선거홍보집이 들어있었다.

세상 이렇게 꼼꼼히 봐도 되나 싶게 꼼꼼하게 읽어봤다.

결론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야말로 홍보물,

딱 거기까지더라.

아무래도 이분들은, 그리고 이분들 주변 사람들은

우리만큼 절실하거나, 절박하지 않는 모양이다.

 

오늘 JTBC 3차 토론회.

두 차례 토론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겠노라 서로 결정했다니 지켜는 보겠다.

(100% 믿을 순 없지만!)

자. 이제 우리도 공약과 정책에 대해 자세히 좀 알자!

국민의 알 권리 좀 행사해보자.

제발... 제발... 부탁한다!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4. 24. 13:16

지난번엔 반포까지 달렸고

어제는 거리를 조금 늘려 중량천까지 달렸다.

한동안 미세먼지로 맑은 하늘 보는게 하늘의 별따기였는데

어제는 오랫만에 파란 하늘이 보여서 달리는데 욕심이 생겼다.

왕복 소요시간은 총 세 시간.

예전같았으면 2시간 30분이면 충분했는데

요즘은 소극적으로 자전거를 타서 그런지 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

아무래도 작년에 자전거타다 넘어진게 머릿속에 제대로 각인된 모양이다.

그래서 깨끗하게 속도를 버렸다.

속도를 버리고나니 더 많은게 보인다.

중량천에서 내려 시원하게 흐르는 물줄기도 보고

나란나란 키를 재는 나무들도 더 잘 보이고

한강변에 심어진 어린 보리들의 연함도 보인다.

 

날은 화창했고 바람도 좋았다.

좋아서 이쁜 날,

예뻐서 좋은 날.

 

고단했던 몸이

아주 오랫만에 뽀송뽀송해졌다.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4. 21. 13:54

센노 리큐(千利休).

일본의 다도 문화를 정립한 센노 리큐는

차(茶)를 수행의 경지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요즘 이 사람과 관련된 책을 읽고 있는데

다도와 관련된 인상깊은 구절이 있어서 그대로 옮겨본다.

 

센노 리큐의 다도이념은

(和), 경(敬), 청(淸), 적(寂) 네 글자로 정의할 수 있다.

화(和)란 차도구의 선택과 차를 따른 예법에 조화가 있어야 함을 말하며,

경(敬)이란 다도를 행하는 과정에서 모든 대상의 존재 자체에 감사와 공경의 마음을 가짐을,

청(淸)이란 차를 나누는 사람들의 마음과 몸이 깨끗해야 함을,

적(寂)이란 고요함의 상태를 의미한다.

이런 기최 위에서 차도를 배우는 사람은 다기의 준비와 사용, 차를 끓이고 따르는 예법, 음식과 물의 준비에 이르기까지 차를 따르는 행위에 포함된 모든 요소에 주의를 기울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센노 리큐는 일본어로 "와비(侂び)"라는 개념을 정립했는데

와비란 간소함에 깃들인 차분하고 한적한 정취를 말한다.

그 전까지 일본에서 다도의 개념은 상류층의 사치와 신분 과시의 개념이 강했다.

그래서 너도 나도 중국에서 값비싼 도자기를 들여오고

화려하게 장식한 다실을 꾸미느라 바빴다.

최고 권력자였던 토요토미 히데요시 역시

오사카에 황금으로 꾸민 다실을 만들어 자신의 부와 권력을 과시하기도 했단다.

(다기들도 모두 황금이었다고...)

 

책을 읽다 다도(茶道)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和, 敬, 淸, 寂.

센노 리큐의 언급한 4가지는

사실 다도보다 내게 더 절실한 요소다.

딱 한 달 만 寂하고 싶다.

그러면 조금은 淸해질 것 같다.

淸해지면 和와 敬까지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적어도 지금보다는...

 

寂하고 싶다.

지금보다 더!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4. 20. 14:53

가끔 혼자 생각해본다.

현재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게 무엇인지,

일종의 "주제파악" 혹은 "자아비판" 이라고 해두자.

 

좋아하는건,

1. 혼자 있는 거.

2. 음악 듣는 거.

3. 책 읽는 거.

4. 공연 보는 거,

5. 배우는 거,

6. 걷는거.

7. 유럽여행 가는 거.

8. 떡볶이 먹는 거.

 

싫어하는건,

1. 큰 소리로 말하는 거.

2. 얼굴 윤곽에서 턱이 점점 사라지는 거.

    더불에 등살이 겹으로 접히는 거

3.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에 얼굴 파묻고 있는 거.

4. 지하철에서 안에 사람이 내리기도 전에 가열차게 파고 들어가는 거.

5. 술냄새 풍기는 입과 손으로 귀엽다고 아이들 만지는거

6. 거리에서 담배냄새 나는 거.

7. 아무데나 쓰레기 버리는 거.

 

사실은 이것 말고도 엄청 많지만

요즘 내 감각은 아무래도 "소리" 쪽에 민감하게 열려있는 것 같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내는 창 끝 같은 소리에 화들짝 놀라는걸 보면...

어떤 때는 무인도에 가서 혼자 살래도 능히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제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어르신 한 분과 같이 탔는데 나를 위아래로 한참 쳐다보더니 묻는다..

"901호" 사느냐고.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아무도 안 사는 줄 알았단다.

너무 조용해서....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아는 나홀로 아파트에서 

901호 입주자의 존재는 그동안 미지의 이방인으로 취급됐던 모양이다..

그 말을 듣고 현관문을 닫는데 고민이 되더라..

사람이 살고 있다는걸 티내기 위해 발소리라도 꿍꿍 내야 하나 싶어서...

 

어딘지 김영하 소설 <빛의 제국> 주인공이 된 느낌이다.

분명하게 인지하고 존재하는 사람이건만

얼굴을 떠올리려고 하면 이상하게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

내가 이 아파트에그런 존재가 된 모양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막 나댈수도 없고...

(내 성격에 그건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하다)

 

어쩔 수 없다.

그냥 이대로 계속 수줍은 고스트로 사는 수밖에.

아니면 문 앞에 팻말이라도 걸어둘까?

 

....이곳엔 사람이 살고 있슴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4. 17. 13:50

일요일에 혜화동에 다녀왔다.

거의 매주 가는 혜화동이지만

어제의 목적은 공연관람이 아닌 학회 참석을 위해서였다.

날(날씨)은 좋았고, 날(시기)은 슬펐다.

마지막 남은 벗꽃은 바람의 움직임에 따라 나무에서 땅으로 흩어졌고

햇볕은 한여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했다.

가벼워진 사람들의 옷차림,

가벼워진 사람들의 발걸음.

그리고 세월호 참사 3주기.

 

학회에서 예전에 함께 일했던 분을 우연히 만났다.

거의 3년 만에 뵙는거였나?

얼결에 함께 계신 분과도 인사를 나눴는데

"서울서 같이 일했던 소노그라퍼인데 왠만한 산과 스텝들보다 초음파를 잘봐요" 라고 말씀하셨다.

민망하면서도 한 편으론 고마웠다.

그래도 그분에게 내가 실력없는 소노그라퍼로 기억되진 않았구나 싶어 다행스러웠다.

 

생각해보면

15년 넘게 초음파 검사를 해오면서 꽤 많은 산과스텝들을 만났다.

그 중엔 인간적으로 의지했던 분도 있었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한 단계 나아갈 수 있게 도움을 준 분도 있었고,

나라도 정신 바짝 차려야지 다짐하게 만든 분도 있었다.

결과적으론 이 모든 분들이

각각 다른 이유로 내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준 셈이다.

덕분에 직업적인 자부심도 갖게 됐고

그 힘으로 테크닉적인 업그레이드도 계속할 수 있었다.

 

살면서 나와 잘 맞는 일을 만난 것도.

그리고 오랜시간 그 일을 잘 해내고 있는 것도,

생각하면 천운이다.

삶 자체가 유목민인데 하는 일까지 유목민이었다면

버텨내기 참 쉽지 않았을텐데...

 

이기적인 나는,

그게 또 다행이고 다행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4. 14. 08:29

헐...

10월에 프라하에 가는데.

이게 왠 소식인지!

완전 복구되는 시기는 내년 6월이란다.

2차 세계대전 때 잠시 멈췄다가 1948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작동된 시계인지라

이 아이도 아니 이 어르신도 그동안 힘 꽤나 드시긴 했겠다.

고장이 잦아서 프라하 시에서 해체와 복원을 결정했단다.

정각에 펼쳐지는 멋진 시계 퍼포먼스를 볼 수 없다는건 치명적이지만

세계적인 유산에 내 개인적인 욕심을 내세울 순 없으니 아쉬움을 달래자.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143928&plink=ORI&cooper=NAVER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4. 12. 13:35

왜 이 사람은 이렇게 쉽지 않을까?

뭐가 문제지?

우병우의 치밀함일까?

아니면 법원의 자기몸사리기일까?

김기춘보다 박근혜보다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어렵고 힘든지...

권순호 부장판사의 기각 이유는 이랬다.

"혐의 내용에 관해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고,

 이미 진행된 수사와 수집된 증거에 비춰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는게

 충분히 소명되지 않는다"

 

똑똑한 사람이 이래서 무서운거다.

순식간에 괴물이 되버리니까.

 

괴물들은,

그들만의 세상에서 따로 모여 살았으면 좋겠다.

서로 먹든 먹히든 마음대로 하면서 알뜰살뜰하게...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4. 11. 16:30

일주일에 한 시간씩 두 번.

중국어를 배운지 1년 정도가 지났다.

처음 시작할 땐 마냥 어렵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젠 아는 글자도 제법 생기니 더듬더듬 읽을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진행형으로 결과보어 앞에서 좌절 중이다.

동사나 형용사 뒤에서 "동작의 결과나 사물변화의 결과"를 부연하는 구문이라는건 알겠는데

이론과 실제 쓰임이 혼란스럽다.

중국어 선생님은 숙어처럼 암기하는게 좋다고 했는데

빌어먹은 나란 인간이 이해가 안되면 암기에 제동이 걸린다.

게다가 결과보어가 있는 문장에 동태조사 혹은 어기조사 까지 붙으면 이게 은근히 사람 머뭇거리게 만든다.

누군가 그러더라.

한국인의 언어구조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결과보어를 파보는 수밖에.

이왕 시작했는데 여기서 좌절하는건 아무래도 면목없는 일이다.

설마 이대로 나가떨어지지는 않겠지.

그러니,

결과보어! 네 이놈!

거기 그대로 딱 서있어라.

내가 널 좀 샅샅히 살펴봐야겠다.

그럼 뭐라도 되겠지.

Posted by Book끄-Book끄
soso해도 괜찮아2017. 4. 10. 13:13

바람이 있긴 했지만 날이 좋았다.

오전 내내 망설이다 3시에 자건거를 끌고 나왔다.

벚꽃은 날렸고,

꽃나무 아래 사람들은 가득했고,

그 틈을 삐집고 자전거를 타는게 가능할까 의심스러웠지만

일단 끌고 나갔으니 타보기로 했다.

6개월 이상 방치된 상태로 바퀴에 바람을 채워넣고 자전거도로로 내려섰다.

다행이다.

자전거도로는 인도보다 훨씬 한산했다.

그래도 사진찍느라 갑자기 튀어나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속도는 많이 줄여야했다.

올 해 처음 타는 자전거라 장거리는 무리일 것 같아 반포대교까지만 다녀오기로 했다.

 

바이킹의 즐거움은...

속도가 아니라 흐름에 있다.

내 두 발의 수고로움으로 움직이는 이 아놀로그의 힘은

무지 정직해서 편법이라는게 없다.

그 단정하고 깔금한 정직함이 나를 늘 감동적이었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도

이렇게 정직한 동력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반포대교 아래 앉아 한강을 내려다봤고

중간 중간 화사한 꽃들에 발목이 잡혀 자주 바퀴를 멈췄다.

현실을 비현실로 바뀌는 저 빛깔들.

개나리는 선명해서 아름다웠고

벚꽃은 화사해서 아름다웠다.

"꽃길만 걷자!"는 표현이... 정말 가능한거구나.

절감도 하고 감탄도 하면서..

 

정직한건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아름다워서 그런가?

참 어렵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