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게 다시 공부할 기회가 온다면
그때는 미술사 관련 공부를 하고 싶다.
그것도 시대별로 아주 제대로, 그리고 아주 꼼꼼히!
회화작품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그 안에는 그림을 그렸을 당시의 역사와 문화, 풍습, 기후 그리고 기술의 진보까지도 다 읽을 수 있다.
때로는 한 장의 그림의 한 권의 역사책보다 더 많은 진실을 보여주고
때로는 한 장의 그림의 시대를 바꾸는 혁명의 발단이 되기도 한다.
칼과 총으로도 이뤄지지 않는 것들이
화가의 유연한 붓질 하나에 단호하고 막강하게 작용한다.
도화선.
그림은 역사 속에서 아주 자주, 그리고 확실하게 그 역할을 수행했다.
피카소의 그림이 그랬고, 고야의 그림이 그랬듯이.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은 그림을 보려고 손에 잡은 책이다.
일단 책 표지가 윌리엄 터너의 <전함 테메레르>여서 반가웠고
(책 제목이 이 멋진 그림이 가린게 옥의 티이긴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는 각 시대 별로 중요 중요 포인트가 되는 경제 이슈를 읽는 재미가 솔솔했다.
깊이있는 본격적인 경제 지식은 아니지만
초보자가 흥미를 잃지 않도록 다방면에 다양한 에피소드와 역사적 사실들을
알기 쉽게 잘 설명해줬다.
책의 말미에 사라 베르나르와 알폰스 무하까지 언급해서 정말 깜짝 놀랐다.
책 표지 서두에 이런 문구가 있다.
'경제학은 어떻게 인간과 예술을 움직이는가?"
작가는 이 질물에 정말이지 아주 충실하고 재미있게 답변한다.
쉬운걸 어렵게 쓰는 작가들도 참 많고
미술이나 음악같은 분야는 특히 더 현학적이고 교과서적인 글들이 많은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가 않아서 매력적이다.
덕분에 미술사 관련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이렇게 한 권의 책이
나를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게 한다.
책이 이어주는 꼬리물기는
언제나 늘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