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6.11.25 08:36

 

<블랙메리포핀스>

 

일시 : 2016.10.11. ~ 2017.01.01.

장소 : 대학로 TOM 1관

대본, 작사, 작곡, 연출 : 서윤미

음악감독, 편곡 : 김은영

안무 : 안영준

출연 : 이경수, 에녹, 김도빈 (한스) / 전성우, 강영석 (헤르만) / 송상은, 안은진, 이지수 (안나)

        이승원, 박정원 (요나스) / 김경화, 전혜선 (메리)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정확히 한 달 만의 재관람.

원래는 한 번으로 끝낼 생각이었는데 에녹 한스가 예상보다 부진해서 김도빈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박정원도 요나스도 궁금했다.

(이승원이 너무 노숙한 요나스였어서...)

사실 김도빈은 과거에 이 작품에 요나스로 출연했었는데

그때 겁에 잔뜩 질려있는 공황장애 요나스를 잘 표현했었다.

그래서 요나스가 아닌 한스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결론은,

첫번째 관람보다 전체적으로 좋았다.

에녹 한스가 냉철하고 까칠한 느낌이라면

깁도빈 한스는 좀 더 인간적이고 감성적이었다.

두려움이 감지되는 한스라고나 할까?

(이런 사람이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거침없이 무너진다.)

딕션도 정확했고, 감정표현도 확실했고

전성우 헤르만과의 균형감도 좋았다.

그리고 한스가 무대 뒤쪽으로 밀려났을 때도 끝까지 감정을 놓지 않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박정원 요나스도 이승원보다는 좋았지만

누가됐든 송상은 안나때문에 막내처럼 보이지 않는다는건 어쩔 수 없겠다.

누군가는 요나스가 이 작품에서 제일 비중이 없노라 말하는데

나는 결정적인 Key men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나스의 행동, 특히 눈빛을 주목해서 보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박정원은 오래 고민한 흔적이 역력했다.

전성우와 송상은은 말이 필요 없고!

 

이 작품은 참 아픈 손가락이다.

그래서 외면도 안되고

불 때마다 마음이 아리다.

행복해지기 위해 기꺼이 불행과 동행하겠다는 마지막 대사.

그게 늘 날 잡아 흔든다.

행복, 불행, 동행...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10.31 08:35

 

<블랙메리포핀스>

 

일시 : 2016.10.11. ~ 2017.01.01.

장소 : 대학로 TOM 1관

대본, 작사, 작곡, 연출 : 서윤미

음악감독, 편곡 : 김은영

안무 : 안영준

출연 : 이경수, 에녹, 김도빈 (한스) / 전성우, 강영석 (헤르만) / 송상은, 안은진, 이지수 (안나)

        이승원, 박정원 (요나스) / 김경화, 전혜선 (메리)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집단 최면을 통한 조직적이고 확고한 인간 기억의 조작.

그리고 그 조작을 통해 이루고자했던 인간의 무의식 지배와 통제.
세계대전 당시 실제 독일에서는 이런 일들이 비밀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자신만이 순수하고 우수한 혈통이라는 믿었던 그들의 오만은

인류사의 씻을 수 없는 오명과 비극을 남겼다

하지만!

어떤 순간에서도 저항은 여전히 살아있다.

기억을 지우려는 사람과 어떻게든 기억을 되살려 진실을 찾겠노라는 사람.

봉인던 기억은 서서히 실체를 드러낸다.

진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2년 만에 다시 돌아온 <블랙메리포핀스>는

같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달라져있었다.

2012년 초연부터 2014년 공연까지는 변호사 한스가 이야기를 끌고갔는데

이번에는 화가 헤르만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세상에나, 시점을 확 바꿔버리다니...

도대체 이 획기적인 전개는 누구의 머릿속에서 처음 시작됐을까?

만약 이 모든게 초연때부터 이미 기획된거였라면...

대단하다고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개인적으론 한스의 시점에 더 좋긴 하지만 헤르만의 시점 역시도  그 나름의 매력을 갖는다.

처음 장면에서 헤르만이 너무 다크해서 다른 인물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인터뷰를 차용한 "독백"이었다는걸 생각하면 납득이 된다.

(그런데 헤르만을 인터뷰 하던 여자의 목소리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너무 섹시하고 끼를 부리는 느낌이라...)

 

헤르만 전성우, 안나 송상은은 초연때부터 계속 참여한 배우들이라

연기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아주 정적이고 탄탄했다.

한스역의 에녹은 넘버은 훌륭했는데 대사할때 ㅈ, ㅊ 발음이 자꾸 귀에 거슬린다.

긴 대사에서는 뒤로 갈수록 감정이 빠져나가 마치 성실한 낭독자처럼 느껴졌다.

요나스 이승원은 막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어보여 억지스런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론 보는 내내 최성원의 요나스를 그리워했다.

(급작스런 발병과 싸우고 있는 최성원 배우의 완쾌를 빌며...) 

메리 김정화는 처음 본 배우였는데

지금껏 본 메리 중에서 감정적으로 가장 모성애가 강해서

메리의 아픔과 절망, 후회의 감정 전달이 잘됐다.

 

기본이 탄탄한 작품은

시점이 바뀌어도, 배우들이 달라져도 여전히 좋은 작품이다.

다른 주인공들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버전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시점의 변환은 확실히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시도해볼만한 도전이었다.

(개인적으론 메리의 시점도 궁금하다... 안나나 요나스 버전까지는 안나올 것 같고...)

한국창작뮤지컬의 힘.

이 작품이 그 가능성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켜주지 않을까 확신한다.

멋졌고, 멋지고, 앞으로도 계속 멋질 블랙메리포핀스.

 

* 문득 메리의 대사가 떠오른다.

  "권력이라는게 얼마나 치밀해야 유지될 수 있는지 너도 잘 알지 않니?"

  망할 놈의 권력,

  그게 항상 문제다.

  세계대전 당시 독일도, 지금의 대한민국도.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05.25 08:32

 

<엘리펀트송>

 

일시 : 2016.04.22. ~ 2016.06.26.

장소 :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극본 : 니콜라스 빌런 (Nicolas Billon)

번역 : 김승완

연출 : 김지호

출연 : 박은석, 정원영, 전성우 (마이클) / 이석준, 고영빈 (어윈) / 정재은, 고수희 (피터슨)

제작 : (주)나인스토리, (주)수현재컴퍼니

 

결론부터 말하면,

2015년 초연보다 좋았다.

배우들의 합도 좋았고, 무대도 좋았고, 조명도 좋았고, 느낌도 좋았고, 전달되는 힘도 초연보다 훨씬 좋았다.

그럴거라 예상은 했지만 내 예상보다 더 이석준과 전성우의 합은 좋아서

이쪽도 저쪽도 기울어지지 않으려는 팽팽한 긴장감은

작품 전체에 미묘한 불안감을 안기면서 객석까지도 시니컬하게 만든다.

공포와는 분명히 다른, 하지만 그보다 더 깊고 선명한 절망감.

자궁에 웅크린 태아의 모습으로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는 마이클은

23살 청년이 아닌 보호와 사랑이 필요한 아기에 불과했다 .

엄마에게 틀린 음정 3개 보다 가치가 없던 아이는

15살에 엄마를 존속살인해하고 8년째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다.

강력한 모계중심사회인 코끼리에 푹 빠진 채로...

 

마이클과 어윈의 게임.

"당신은 지금 나와 내가 원하는것 가이에 서있어요!"

어윈은 알지 못했지만 이 게임의 주도권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마이클에게 있었다.

초콜렛을 더 주겟다는 어윈에게 이거면 충분하다고 마이클은 말한다.

"선생님을 이 정도로 이용해 먹었으면 됐죠.."

마이클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처음과는 다르게 친밀감과 안도감으로 가득한 어윈의 표정까지도.

"아이가 생기면 그 아이를 일 분, 일 초도 놓치지 말고 사랑해주세요, 온 힘을 다해서 아낌없이 사랑해주세요"

그래서 마이클의 마지막 대사는 그대로 내 명치끝에 갇혀버렸다.

그렇게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한 아이는

어윈과의 게임을 승리로 이끌면서 자신이 그토록 바랐던 "자유"를 얻었다.

궁금했다.

만약...

어윈이 마이클의 진료기록을 읽었다면 결말은 달라졌을까?

달라졌다면 그게 마이클에게 더 좋은 결말이었을까?

"아가! 왜 그러니, 눈 떠!"

피터슨의 간절함과 무너지듯 주저앉은 어윈의 절망감이 잔상처럼 계속 남는다.

"아가"라니... 이제서야... 겨우...

 

...... 사람들은 평생 난 무슨 가치가 있는가 고민하죠.

       그런데 난 15살에 나 자신이 음정 3개보다 가치가 없다는걸 알아버린거죠 ......

 

그러니 세상의 모든 부모들아!

간곡하게 부탁한다.

제발 정신 바짝 차려라...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12.17 08:11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일시 : 2015.11.27. ~ 2016.01.31.

장소 : 광림아트센터 BBCH홀

원작 : 마크 해던 (Mark Haddon)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극본 : 사이먼 스테판 (Simon Stephens) 

번역 : 이인수

무대 : 정승호

연출 : 김태형

출연 : 윤나무, 전성우, 려욱 (크리스토퍼) / 김영호, 심형탁 (에드) / 배해선, 김지현 (시오반)

        김로사, 양소민 (주디) / 김동현, 황성현 (로저), 한세라, 김종철, 강정임 외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주)스페셜원컴퍼니

 

김수로 프로젝트 14번째 작품은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다.

이 작품은 마크 해던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가지고 만든 연극이다.

(이 책...몇 번 망설이다 아직까지 못읽었다.)

김수로가 이 작품을 직접 보고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한국에 가져가야겠다며 두문분출했단다.

처음엔 무대셋트까지 전부 라이센스로 들여오고 싶어했는데

어마어마한 금액 때문에 대본만 가져왔고 무대는 정승호에게 부탁했다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김수로의 안목은 이번에도 틀림이 없었고

정승호가 만든 무대는 정적이면서 아름다웠다.

인생 최고의 연극이라고 평한 김수로의 말은 결과 과장도 허풍도 아니었다.

누군가는 대극장 무대가 너무 휑하게 비어있다는 평도 하던데

나는 오히려 그 비어있는 여백이 훨씬 좋았다.

그 텅 빈 가능성이, 그 규정되지 않는 자유가 꼭 크리스토퍼의 마음 같았다.

그리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포스터 공모전을 개최한 발상도 참신하면서 의미심장했다.

 

야스퍼거 증후군의 자폐아가 주인공이라고 했을때

그렇고 그런 뻔한 이야기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고 그런 뻔한 이야기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 뻔한 이야기를 사건으로 만들어 연결시키고 서술하고 표현해내는 방식은

지금껏 내가 본 연극 중에서 가장 참신하고 특별했다.

애미메이션 같기도 하고, 마임 같기도 하고, 영화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하고,

심지어 그림같기도 하고 시 같기도 하다.

크리스토퍼가 우주인이 되는 꿈을 설명하는 장면과 엄마를 찾아 런던으로 가는 장면의 무대 효과는 압권이었다.

음향, 무대, 조명, 음악, 배우들의 모션과 연기 전부 최고였다.

 

전성우의 자폐아 연기는 모자람도 더함도 없었고

정말 자폐아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표정과 말투, 행동 모두 사실적이었다.

(이걸 표현하기 위해 이 녀석이 얼마나 고민했을까 싶으니 가슴이 짠해지더라.)

이날 크리스토퍼의 아빠 역할이 김영호에서 심형탁으로 바뀌어서 걱정이 됐는데

심형탁의 연기와 딕션은 내 걱정을 민망하게 만들 정도로 좋았다,.

엄마 역의 김로사도 너무 좋았고,

크리스토퍼가 쓴 책의 낭독자 시오반 선생님 김지현도 정말 정말 좋았다.

아니 출연 배우 모두 비중의 정도에 관계없이 다 충실하고 성실해서 아름다웠다.

관람 당일까지도 볼까 말까를 무지 망설였었는데

만약 안 봤더라면 후회했을것 같다.

 

이렇게 좋은 작품을 알게 해 준 김수로가

참 고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07.02 08:17

 

<Bare the musical>

 

일시 : 2015.06.17. ~ 2015.08.23.

장소 : 두산아트홀 연강홀

작사 : Jon Hartmere

작곡 : Damon Intrabrtolo

한국어 가사 : 이정미

음악감독 : 원미솔

연출 : 이재준

출연 : 정원영, 윤소호, 이상이 (피터) / 성두섭, 전성우, 서경수 (제이슨)

        문진아, 민경아 (아이비), 배두훈 (맷), 이예은(나디아), 백주희,

        송이주, 전역산 외

제작 : (주) 쇼플레이, 밸류컬처앤미디어

 

눈 먼 표가 생겨 좀 일찍 관람을 하게 된 <Bare the musical>

캐스팅이 달랐다면 더 좋았겠지만 제이슨과 아이비는 첫관람과 같았고 피터만 궁금했던 정원영이었다.

개인적인 느낌은 정원영 피터가 윤소호보다는 훨씬 좋았는데

이게 또 묘하게 전성우 제이슨과 만나니 동급생의 느낌이 안 든다는게 살짝 함정이더라.

그리고 전성우는 제이슨보다 피터를 하는게 훨씬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두 번을 봤는데도 전성우 제이슨은 고등학교의 잘나가는 킹카처럼 느껴지지 않아서...

오히려 피터보다 더 우유부단하고 여성적으로 느껴졌다.

넘버 소화력도 과거의 작품들보다 떨어지고 연기도 조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아마도 세 명의 제이슨 중 내가 생각하는 제이슨에 가장 가까운 배우는 서경수가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은 참 묘한게,

배우들 캐스팅을 맞춰보기가 참 애매하다는거다.

서경수-윤소호, 서경수-이상이 (그래도 제일 그럴듯한 조합이고...)

성두섭-정원영 (고등학생을 하기엔 둘 다 old하긴 하지만 그래서 둘이 만나는게 좋을것이고...)

전성우-이상이 (뮤지컬 선배인 전성우가 이상이를 리드하는게 가능할거고...)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런 경우의 수가 최선일 것 같다.

여전히 주연보다는 조연이 돋보이는 작품이고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겉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성우가 빨리 나쁜 남자가 됐으면 좋겠는데...)

공연 후반부쯤에 다시 보면 확 달라지긴 하겠지만 아직은..

그래도 넘버 하나만큼은 정말 확실히 취향 저격이다.

OST가 발매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고

공중으로 올라간 원미솔과 오케의 연주도 참 좋더라.

 

생가해봤는데,

이 작품이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작품인건 분명 맞는데

이렇게 애매하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나이 탓인것 같다.

이런 이야기에 감동받고 안타까워하기에

나 내이는 ....

확실히...

너무...

멀리까지 갔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06.24 08:17

 

<Bare the musical>

 

일시 : 2015.06.17. ~ 2015.08.23.

장소 : 두산아트홀 연강홀

작사 : Jon Hartmere

작곡 : Damon Intrabrtolo

한국어 가사 : 이정미

음악감독 : 원미솔

연출 : 이재준

출연 : 정원영, 윤소호, 이상이 (피터) / 성두섭, 전성우, 서경수 (제이슨)

        문진아, 민경아 (아이비), 배두훈 (맷), 이예은(나디아), 백주희,

        송이주, 전역산 외

제작 : (주) 쇼플레이, 밸류컬처앤미디어

 

이 작품 참 묘하다.

엄청나게 매력적인것 같기도 하고, 매력이 전무한것 같기도 하고...

사실 요근래 몇 년간 동성애 코드 작품들이 많이 쏟아져 나와

이런 내용들이 더이상 파격적으로 느껴지지 않기도하다.

시놉만으로도 결말까지가 예상이 됐고 그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그래도 음악 하나는 정말 끝내주더라.

게다가 이경미 작가의 한국어 가사에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배우들의 연기는,

주연보다는 조연과 앙상블의 연기가 더 눈에 들어왔다.

가장 돋보였던 배우는,

전미도의 데뷔때 모습을 떠올리게 한 이예은과

산텔 수녀, 성모 마리아, 피터 엄마 세 케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한 백주희였다.

(오랫만에 백주희 배우가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서 반갑더라)

 

전성우 제이슨과 윤소호 피터는.

아직 공연 초반이라 그랬겠지만 기대만큼의 호흡을 보여주진 못했다.

특히나 듀엣곡이 매끄럽지 않아 좀 놀랐다..

그래도 윤소호는 연기에 일관성이 있었는데

전성우는 설정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기복이 심해서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까지 들었다.

워낙 소년의 이미지가 강해서 작품과도, 배역과도 잘 어울릴거라 예상했는데... 

개인적으론 의외의 반전이었다..

아이비 문진아는 노래와 연기 다 좋았는데

예전보다 "ㅅ발음"이 강해져서 좀 놀랐다.

전역산을 비롯한 앙상블의 연기는 정말 반짝반짝 빛을 발했고

이 녀석들과 백주희 덕분에 유쾌하고 즐겁고 따뜻하고 숙시원한 순간들이 많았다.

 

카톨릭 고등학교에 다니느 학생들 이야기라

이 나이에 보기 참 막막한 작품인데

가슴에 담기는 가사들때문에

아마도 한 번쯤은 다시 보게 될 것 같다.

(그때는 필히 다른 캐스팅으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04.17 08:12

<M.Butterfly>

 

일시 : 2015.03.11. ~ 2015.06.07.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극본 : 데이비드 헨리 황(David Henry Hwang)

무대미술 : 이태섭 

연출 : 김광보

출연 : 김영민, 이석준, 승주 (르네 갈리마르) 

        김다현, 정동화, 전성우 (송 릴링) / 빈혜경, 김보정 (르네)

        손진환, 유연수 (똘룽) /  유성주, 한동규 (마크) 

        정수영, 이소희

제작 : 연극열전

 

"매혹 자체가 제국주의다"

연극 속 그네와 송의 대사는 정말 사실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대사들이, 의미들이, 그 겉잡을 수 없는 느낌들이 자꾸 떠올랐다.

그래서 결국 참지 못하고 르네가 송을 찾아간 것처럼 고작 삼일만에 <엠나비>를 찾아갔다.

즉흥에 가까운 선택을 하면서 생각했다.

나는 왜 매번 이 작품에 이렇게까지 맥을 못출까?

왜 이렇게 끌려다닐까?

그 이유가 궁금했다.

<에쿠우스>, <엠나비>, <레드>, <프라이드>

생각해보니 나를 속수무책으로 건드린 연극들에게선 공통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나"에 대한 이야기라는거.

그리고 "너"에 대한 이야기라는거.

그래서 나는 이 연극들에게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고 끌려다니는 거라고...

그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깊은 내면의 아픔을 공감하고 마침내 견뎌내는거.

그게 내가 감당해야할 몫이라고...

 

 

전성우는 비밀을 품고 있는 송이다.

너무 조심하고 있어서 그게 오히려 발각의 징후처럼 보여 내내 불안했다.

관계에 대한 진실 보다도 스파이로서의 의무와 책임이 더 많이 부각되더라.

그래서 자신의 남성을 르네에게 보여줄 장면도 르네를 조롱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정말 그렇다면... 르네는 참 불쌍한 사람이구나...) 

이승주 르네.

나는 이 패기넘치고 뚝심있는 젊은 배우가 정말 좋다.

그래서 한 작품이 끝나고 나서 다음 작품에 대한 소식이 없으면 혼자 전전긍긍 한다.

혹시라도 이 좋은 배우를 브라운관에 뺏기게 되는건 아닐까 싶어서...

사실 2014년 재연에서 르네에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걱정을 많이 했더랬다.

지금까지 연극무대에서 성실하고 든든하게 이력을 쌓아오긴 했지만 

이승주라는 이지적인 배우에게 이 역할이 과연 어울릴까 싶었다. 

그런데 결론은... 비루한 내 오지랖이더라.

이승주 르네는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르네다웠다.

삼년만에 돌아온 김영민은 처음부터 환상에 살고 있는 르네처럼 보인다면,

이승주는 현실에서 환상으로 점점 사라지는 르네다. 

김영민 르네의 결말은 자발적인 선택같은데

이승주 르네의 결말은 어쩔 수 없는 절망이 부른 파국이다.

그래서 더 절박하고 침혹하다.

내내 그게 마음에 쓰이더라

어쩌면... 내가 대상포진 때문에 육체적으로 많이 아파서였는지도 모르갰지만

날카롭게 찔러대는 육체적인 통증에 이 작품의 내적인 통증까지 겹쳐지니 견디는게 많이 힘들었다.

쓸데없는 짓을 했구나... 잠깐 후회도 했다.

 

상관없다.

스스로 나비부인이 된 르네의 이야기는

어차피 처음부터 끝까지 내겐 다 후회다.

마담 버터플라이가 될 용기 따위,

전혀 없으니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08.07 07:40

<Death Trap>

일시 : 2014.07.09. ~ 2014.09.21.

장소 :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대본 : 아이라 레빈 (Ira Levin)

연출 : 김지호

출연 : 박호산, 김도현, 윤경호 (시드니 브륄)

        김재범, 전성우, 윤소호 (클리포드 앤더슨)

        오미란, 이수진 (마이라 브륄) / 한세라, 정다희 (헬가 텐 도프)

        정윤민, 유병조 (포터 밀그림)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김수로 프로젝트 9탄 <데스트랩> 두번째 관람.

재미있는건,

같은 작품인데도 재관람 여부에 따라 받게 되는 느낌이 참 다르다는 거다.

별로였는데 재관람이 폭풍같은 반전이 선사하기도 하고, 그와 반대로 첫관람이 훨씬 더 흥미롭고 강렬해서 아쉬운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일단 첫관람의 박호산, 김재범보다는 역시나 코믹성이 강했다.

작품의 전체적인 뉘앙스도 확실히 다르고...

김도현 시드니는 처음부터 아내에 대햔 애정이 전혀 없음을 그대로 관객에게 보여준다.

전성우 클리포드는 경우는 왠지 망상에 빠진 소년의 느낌이더라.

개인적으로 김도현, 전성우의 조합은 전체적으로 조증(躁症)의 느낌이었다.

전성우는 뮤지컬에서는 전혀 못꼈는데 연극에서는 묘한 사투리톤이 있다.

<M 버터플라잉>에서는 살짝 의심되는 졍도였는데 이 작품에서는 확연히 들리더라.

그리고 이 녀석은 연극보다는 뮤지컬을 할 때가 확실히 더 매력적이다.

 

아마도 스토리를 다 알고 봤기 때문이겠지만

첫관람만큼의 긴장감이나 재미는 느껴지지 않았다.

연기적인 부분도 박호산, 김재범 쪽이 더 설득력있고 집중이 잘됐다.

(두 배우는 뮤지컬 무대도 물론 좋지만 연극무대에 섰을 때가 훨씬 더 매력적이다.)

그래도 김도현이 표현하는 코믹의 힘은... 참 쎄다...

자칫하면 억지스럽고 과장되는 개그가 될 수 있는데 조절을 잘한다..

그런 배우가 있다.

코믹에 유난히 강한 배우,

(그렇다고 김도현이 코믹물에만 강하다는 의미는 결토 아니니 오해는 금물!)

전성우는 생각보다 이 작품에서 어울리지 않아서 살짝 놀랐다.

김재범, 전성우, 윤소호 세명의 크리포드 중에서 배역과 가장 흡사한 배우가 아닐까 기대했었는데

아마도 아직 연극적인 내공은 부족한듯.

확실히 공연판에서는 연륜과 경력을 무시할 수 없는 모양이다.

연극의 경우는 더욱 더.

 

시드니의 아내 마이라는 오미란, 이수진 둘 다 너무 어색했고

(굳이 꼽자면 오미란 쪽이 아주 조금은 괜찮은편이고...)

유병조 포터의 코믹함은 김도현 시드니와의 코믹함과 잘 어울렸다.

다른 배역은 일부러 첫관람과 완전히 다른 캐스팅으로 선택했고 유일하게 헬가만 한세라로 고정했는데

두번째 보는 헬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미있고 흥미롭더라.

말투며 표정, 행동이 어쩜 그렇게 능청스럽고 엉뚱하던지!

그녀를 이 작품 최고의 히로인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

 

기대했던 김도현, 전성우 조함까지 관람했으니

이걸로 <데스트랩>은 끝을 내려한다.

윤경호 시드니와 윤소호 크리포드가 살짝 궁금하긴 하지만

세번째 보게되면 어쩔 수 없이 많이 지루해할 것 같다

코믹쓰릴러를 보면서 내내 지루해한다면!

좀 민망한 일이지 않을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07.02 09:48

<여신님이 보고계셔>

일시 : 2014.04.26. ~ 2014.07.27.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대본 : 한정석 

작곡 : 이선영

연출 : 박소영

출연 : 김종구, 정문성, 조형균 (한영범)

        신성민, 려욱, 이재균, 전성우 (류순호)

        진선규, 최대훈 (이창섭) / 안재영, 정순원 (신석구)

        주민진, 문성일 (변주화) / 윤석현, 백형훈 (조동현)

        이지숙, 손미영 (여신) 

제작 : is ENT 연우무대 

 

4월 26일에 프리뷰 첫공을 보고 무려 2달 만에 다시 보게 된 <여보셔>

그리고 초연의 아름다운 순호 전성우를 비롯해서 딱 내가 원했던 캐스팅.

(여기에 여신님까지 "이지숙"이었다면 완벽했을텐데 아쉽다)

프리뷰를 보면서는 초연배우들이 많이 그리웠는데

이날은 배우들의 합이 미칠 정도로 좋아서 초연이 전혀 그립지 않더라.

무대 위에서 완벽한 신뢰감과 소통을 나누는 배우들을 보니 샘이 날 정도였다.

정문성과 진선규는 참 귀신같이 극 전체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가더라.

게다가 전성우의 "악몽에게 빌어"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그야말로 진정한 넘사벽이었고!

 

까르르 웃다가 어느 순간 감정에 복받쳐 가슴을 쓸며 눈물을 흘리게 되고

그러나 나도 모르게 또 어깨를 들썩이고...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중요하고 확실한 건,

이 작품은... 정말 잘 만들어진,

착하고, 이쁘고, 사랑스럽고, 감동적인 한 편의 동화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전성우란 배우는,

아직 어리지만 참 단단하고 야무진 배우라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전성우 순호로 인해 객석의 몰입도와 깊이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냥 하나의 완전체를 보는 느낌!

전성우 순호가 있는 <여보셔>와 없는 <여보셔>는 확실히 다르다.

그가 풀어내는 순호의 감정은... 글쎄...

"홀림"이었다고 해두자!

개인적으론 이 녀석이 빨리 군대를 다녀왔으면 좋겠다.

군대를 마친 이후 배우로서 거칠것 없이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어떤 모습일까?

이 녀석이 되어질 모습은?

그 과정도 결과도 다 궁금하다.

  

드디어 이날 처음으로 조동혁 에피소드에 감정이 동화됐다

초연때부터 내내 존재감이 너무 없어서

순서를 앞으로 빼는게 차라리 좋겠다고까지 생각햤던 장면이었는데

배우들이 무대에서 주고 받는 대사와, 행동,, 눈빛을 보노라니 아주 자연스럽게 뭉클함으로 이어지더라.

그리고 프리뷰와 달라진 이 장면은 정말 조용히 강했다.

남한 정찰기 소리에 놀라 트라우마에 빠진 순호에게 손을 뻗는 한영범.

이어지는 대사가 너무 아름답고 다정해서 울컥했다.

"괜찮아, 형이랑 같이 가자!"

 

과장된 연기도 없었고,

돋보이려고 애쓰는 모습도 없었고,

무대를 불태우겠다는 부담스런 투지도 없었다,

모든 배우들이 오로지 진심이었다.

덕분에 맘껏 즐거웠고, 진심으로 따뜻했고, 아름답게 감동받았다.

심지어 난 이 여섯명이 부럽기까지 하다.

어찌됐든 그들은 자신만의 여신님을 만났으니까.

순호처럼 나도 해맑게 묻고 싶다.

"여신님! 나 보여요!"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04.23 08:01

<M.Butterfly>

일시 : 2014.03.08. ~ 2014.06.01.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극본 : 데이비드 헨리 황(David Henry Hwang)

무대미술 : 이태섭 

연출 : 김광보

출연 : 이석준, 이승주 (르네 갈리마르) / 김다현, 전성우 (송 릴링)

        손진환, 정수영, 유성주, 이소희, 빈혜경

제작 : 연극열전

 

이석준 르네에 이은 이승주 르네 갈리마르.

SBS 연기자 공채에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 스스로 연극배우의 길을 택한 보기 드물게 용감한고 뚝심있는 젊은 배우 이승주.

솔직히 치기어린 객기라고 생각도 들었고,

TV 신인 연기자의 연기수업, 혹은 얼굴 알리기용 멘트라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김광보 연출의 <내 심장을 쏴라>를 보니 그게 아니더라.

대선배 김영민에게도 밀리지 않았고, 작품에도 끌려다니지 않았다.

그 후 다시 이승주를 무대에서 본 건 작년 국립극단의 "삼국유사 프로젝트"에서였다.

처음엔 몰랐었다. 그가 그 이승주라는 걸.

<로맨티스트 죽이기>에서 그의 연기는 개인적으로 충격적일만큼 인상적이고 강렬했다.

불과 몇 년 만에 81년생의 이승주는 작품을, 배역을 온전히 책임지는 여엿한 배우로 무대 위에 서었다.

(개인적으로 <로멘티스트 죽이기>를 보면서 이승주에게 무지 열광했었다. 물론 혼자 조용히... ^^)

 

<엠나비>의 앵콜공연에 그가 캐스팅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출중한 외모때문에 당연히 "송 릴링"일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르네" 란다.

조금 이해가 안됐지만 모델을 빰치는 그의 기럭지가 아무래도 송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겠다 싶긴 하다.

이승주와 김다현이 나란히 무대에 선다면?

미모에 관한한 제대로 포텐 터지겠다.

그야말로 관객들 안구정화시키는 All kill할 외모들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은 이번에도 전성우로!)

 

이승주의 르네를 보면서 스스로 "엠나비"가 되어야만 했던 한 남자의 진실이

아주 절실하고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건 이석준 르네와는 완전히 다른 표현이었다.

81년생의 젊은 배우가 감당하기엔 쉽지 않은 배역이었을텐데 놀랍다.

끌려가지 않고 이야기를 품고 가더라.

확실히 배우더라. 이승주는!

 

이승주가 표현한 르네는,

겶코 자신의 욕망에 속거나, 환상속에 살았던 인물이 아니다.

극단적이긴 했지만 그 결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확고한 "르네의 선택"이었다.

송이 남자였다는 사실을 르네가 정말 몰랐을까?

나는 아니라고 확신했다.

르네는 송의 정체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고.

그래서 기꺼이 송의 "엠나비"가 되기로 작정했던 거라고.

그러니까 이 작품은 완벽한 여성을 만나 그 여자의 환상을 선택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했던 또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남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여자를 만나는 일이라는 르네의 말.

이 대사는 그냥 스치고 지나버릴 그런 대사가 아니었다.

적어도 이승주 르네에겐....

르네는 송 릴링에게 자신의 모든 수치심을 바쳤다.

이걸 이해할 수 있을까?

그걸 이해한다면 르네도,

르네의 선택도 다 이해될 수 있다.

 

* 작품 속에 집중과 몰입을 다 바친 배우의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다.

  이날 온전히 소진(消盡 )된 두 배우의 커튼콜 모습은 

  오랜 여운으로 남겨질만큼 깊은 감동이었다.

  나는 두 사람이 훨씬 더 좋은 무대배우가 될거라는 걸,

  더  큰 책임감과 아름다운 진념으로 무대를 지켜낼거라는 걸

  추호의 의심없이 믿는다.

  작품도, 배우도...

  참 독하게 아름답다.

  두 배우가 무대 위에서 보여준 그 눈빛!

  두고두고 못잊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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