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5. 31. 08:33

 

<용의자 X의 헌신>

 

일시 : 2018.05.15. ~ 2018.08.12.

장소 :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원작 : 하가시노 게이고 <용의자 X의 헌신>

극작, 작사 : 정영

작곡, 음악감독 : 원미솔

연출 : 정태영

출연 : 최재웅, 조성윤 (이시가미) / 에녹, 신성록, 송원근 (유카와) / 임혜영, 김지유 (야스코)

        장대웅, 조순창 (쿠사나기) / 김찬종, 안소연, 류정훈

제작 : 달 컴퍼니, 대명문화공장 

 

하기시노 게이고의 원작을 재미있게 봤었고

출연 배우와 스텝들이 좋아서 기대가 많이 됐던 작품이다.

사실은 프리뷰를 예매했었는데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공연장에 늦게 도착해 표를 찾았는데 3시 4분이었다.

2분 전에 공연이 시작돼서 지연관객 입장 시간을 기다렸는데 헐...!

원래는 13분, 25분 두 번의 지연 입장 시간이 가능한데

매진시에는 지연 입장이 안된단다.

나를 비롯해 몇 명의 관객이 황당한 눈으로 극장 관리자를 쳐다봤다.

지각한건 분명 잘못이지만 지연 입장이 안되는건 좀 심했다.

게다가 오면서 찾아본 공연평이 좋아서 그대로 되돌아가려니 더 속이 상했다.

어쩌랴... 다음부터는 지각하지 말아야지!

 

그리고 일주일 뒤,

드디어 이 작품을 봤다.

그리고 의문이 생겼다.

관객평이 왜 그렇게 좋았을까?... 싶어서...

배우에 따라 다를 순 있겠지만

개인적인 느낌은 하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고요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고요하기만 했다.

뮤지컬로는 기승전결이 없고 넘버도 약하다.

뮤지컬이 아닌 연극이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작품이 됐을텐데 싶었다.

최재웅은 기대만큼 연기, 노래 다 좋았고 역할 자체도 잘 어울렸다.

단지 겉모습이 <나의 아저씨>의 이선균 오마주 같았다고나 할까...???

신성록은 노래는 좀 불안했지만 목소리톤이 엄청 매력적이더라.

노래도 뭔 임헤영과 조순창에 비하면 훌륭했고...

사실 두 배우는 배역 자체와도 어울리지 않긴 했다.

 

결론은,

적막함이 느껴질 정도로 고요하다.

긴박감도 비밀스러움도 없고,

유카와를 향한 이시가미의 지고지순함도 없다.

하다못해 뭉클한 모성애라도 있었으 좋았을텐데 그마저도 없다.

취향의 문제겠지만 .

개인적으론 엄청난 할인율이 뜬대도 다시 보긴 힘든 작품이다

미안하지만...

(But! 무대와 조명은 정말 좋더라. 토닥토닥...)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11. 3. 08:29

 

 

<사의 찬미>

 

부제 : GloomyDay16260804

일시 : 2017.07.29. ~ 2017.10.29.

장소 : DCF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작곡, 음악감독 : 김은영

극본, 연출 : 성종완

출연 : 정동화, 이율, 고상호 (김우진) / 최유하, 최수진, 최연우 (윤심덕) / 최재웅, 김종구, 성두섭 (한명운)

제작 : 네오프로덕션

 

사의 찬미라니...

死를 讚美해도 되는 건가??? 死가 讚美되어도 되는건가???

씁쓸하다.

죽음을, 비극을 설계하는 미스테리한 남자 한명운과

그의 타켓이 된 여자와 남자.

비단 꾸며진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의심.

나도 안다.

이 의심이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의심이라는걸.

하지만 이성과 합리성으로 이해되지 않는 죽음이 너무 많다.

오히려 객관적인 죽음의 상태보다

황당한 살이 붙여질지언정 팩션으로 남을 실종(失踪)이 간절하다.

 

아무도 날 찾지않는 곳,

아무도 날 알아보지 않는 곳, 

그 어떤 오해도, 그 어떤 편견도 없는 곳... 은

이 세상에 결코 없겠지?

그런 곳이 어딘가에 있어주기만 한다면...

나도 진심 그곳에 가고 싶다.

그런 이유로,

나는 윤심덕과 김우진이 이태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을거라고

굳게 믿고 싶다.

그들의 결말은 사내의 설계한 결말과 달랐다고...

 

* 이날 공연이 막공이였던 최재웅과 이율은 불꽃이 튀었다.

  특히 40분께 이율의 노래 중간에 물어뜯듯 시작되는 최재웅의 "사의 찬미"는 압권이었다.

  휘몰아치듯 치고 들어오던 피아노 연주까지...

  이율의 "저 바다에 쓴다"는 처절했고, 최유하의 "사의 찬미"도 처연했다.

  死를 讚美 하는건 힘들고 아픈 일이겠지만,

  이 작품의 넘버는 찬미받아 마땅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8. 25. 13:49

 

<3일간의 비>

 

일시 : 2017.07.11. ~ 2017.09.10.

장소 : 아트원씨어터 2관

대본 : 리처드 그린버그 (Richard Greenberg)

연출 : 오만석

피아노 : 김희은

출연 : 최재웅, 윤박 (워커 & 네트) / 이명행, 서현우 (핍 & 테오) / 최유송, 이윤지 (낸 & 라이나)

제작 : (주)악어컴퍼니

 

개인적으로...

나는 배우 오만석보다 연출 오만석을 더 좋아한다.

연출자이 시선뿐만 아니라 배우의 시선까지도 함께 담겨있어서일거다.

이 연극도 가령 연출자의 시선으로만 봤다면,

지금과 같은 각색이 나오진 못했을것 같다.

아마 원작 그대로 작품을 올렸다면 지루했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니까 각색의 좋은 예, 연출의 좋은 예라 하겠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1인 2역.

익숙한 패턴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뭔가가 있다.

이런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는,

각오를 단단히 해야할 것 같다.

템포로 표현하지면 아주 느리게...에 해당하는 lento다.

강약으로 따지면 약...약...약...약...의 느낌.

난 참 좋더라.

여백으로 가득한 네트의 일기장처럼.

 

비어있는 곳은,

사실 비어있는게 아니다.

그 속에 더 많은 진실들이 담겨있다.

나는 1960년의 네트, 테오, 라이나도 슬프지만

1995년의 워커, 핍, 낸은 더 슬프다.

세대와 세대는 정말 끊어질 수 없는건가?

우리 모두는 전 세대와 뒷 세대에 연결되어 있다는 말.

믿고 싶지 않지만 인정을 안할 수도 없다.

 

그냥 그런 생각을 했다.

무언가를 기다리지도 말고, 무언가가 되지도 말고

그냥 "나"로 존재하자고.

generation의 종말.

비장한 구호처럼 들리겠지만 사실은 그게 평온이라고...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3. 8. 08:36


<쓰릴미>

 

일시 : 2017.02.14. ~ 2017.05.28.

장소 : 백암아트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최재웅, 정상윤, 이창용, 강필석, 정욱진, 김재범 (나 ; 네이슨)

        김무열, 에녹, 송원근, 이율, 정동화, 정상윤(그 ; 리처드)

피아노 : 오성민, 이범재

제작 : 달컴퍼니

 

와.. 이 작품은...

정말 올인을 부르는 작품이다.

2010년 신촌에서 봤을때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최재웅, 김무열 두 사람이 또 다시 내 기억 속 레전드 쓰릴미의 순위를 뒤집었다. 

그야말로 초장보다 살을 가르고 피가 튀는 혈전이다.

강약강약이 아니라 끝없는 강강강강의 연속이다.

불꽃 튀는 두 사람의 그와 나를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은데...

표가... 없다.

아마도 세상 어디에도 없을듯 싶다.

 

나는 내가 이 작품의 구석구석까지 다 알고 있노라 자부했는데

뜻밖에도 전혀 아니더라.

스무번 이상이나 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처음 보는 작품처럼 봤다.

익숙하지만 또 낯설게

수시로 훅훅 치고 들어와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익숙했던 동선도 달라졌고,

나와 그의 어투와 표정, 행동까지도 미묘하게 달라졌다.

대사 하나 하나의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나가 내뱉는 말 속에 숨겨져있던 명확한 복선들.

엄청나다.

최재웅도 최재웅이지만

김무열에게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뮤지컬, 연극 통틀어 내가 지금까지 본 김무열 작품 중에 가장 좋았고

내가 본 쓰릴미 중에서도 최고의 리처드였다.

특히 후반부 나의 배신에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연극이 아닌 실제 상황을 보는 느낌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감정 표출이 그야말로 끝장이더라.

 

최재웅, 김무열.

두 배우 모두 <쓰릴미>라면 이골이 났을텐데

어떻게 이런 표현과 감정전달이 가능한지 놀랍다.

게다가 이번 시즌 처음 합류한 이범재 피아니스트의 조심스러운 연주가

강강강강인 두 배우와 만나면서 극단의 효과까지 느껴졌다.

개인적으론 두루두루 놀라운 경험이었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다 안다고 믿었던 사람에게서 전혀 생각치도 못한 이면을 본 느낌.

 

<쓰릴미>는 역시나 진리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 9. 28. 08:31

 

<도리안 그레이>

 

일시 : 2016.09.03. ~ 2016.10.29.

장소 :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원작 : 오스카 와일드 <Dorian Gray>

극작 : 조용신

작곡 : 김문정

각색, 가사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구민경

출연 : 김준수(도리안 그레이), 박은태(헨리 워튼), 최재웅(배질 홀워드), 홍서영(시빌 베인), 김태한, 구원영 외 ,

제작 : 씨제스컬쳐

 

무려 성남까지 가서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를 봤다.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를 떠나서... 성남까지 가서 밤 늦게 되돌아오는 일이 너무 힘들었다.

(그러게, 누가 시킨 것도 아니면서...)

그래도 봤으니 간단하게 코멘트를 남기면,

일단 음악이 너무 좋다.

<도리안 그레이>는 음악감독으로 유명한 김문정이 작곡자로서 전면에 나선 첫작품인데

공개된 노래들도 좋았지만 전체적인 음악이 정말 다 좋더라.

이지나 연출의 가사도 좋았고

배우들과의 음색과도 너무 잘 맞아떨어져서 귀가 즐거웠다.

(여기에 성남 음향만 좋았다면 환상적이었을텐데 아쉽다)

배우들의 연기는,

박은태 헨리와 최재웅 배질은 탁월했다.

문제는 김준수 도리안...

연기 자체와 넘버는 좋았다, 아니 오히려 예전의 작품보다 좋았다.

그런데 대사톤... 이건 확실히 문제다.

개인적으론 1막에서는 미소년의 이미지를 기대했는데 체감되는 느낌은 게이스럽다는거.

대사도 자연스럽지가 않고 오래전 변사의 과장된 톤이라 거슬렸다.

대사톤과 노래부를 때의 톤이 너무 달라서 거기서 오는 부조화때문에 혼란스러웠다.

게다가 의상과 신발가지도 다른 사람들과 달라서 동떨어진다는 느낌도 들더라.

쇼팽의 녹턴에 맞춰 등장하는 장면은 미학적이기라기 보다는 너무 웃겨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예전 게그콘서트의 리마리오가 생각나서.... 나만 그랬던거니???)

이렇게 써놓고 심히 걱정된다.

예전에 임태경 공연을 보고 개인적인 아쉬움을 블로그에 썼는데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임태경 팬들이 들어와서 질타성 발언들을 남긴다.

원채 나란 인간이 답글을 전혀 안쓰는 폐쇄적인 블로거라 별신경 안쓰지만

가끔 어이없는 비난의 글을 보면 이렇게 말하고 싶어진다.

"왜 남의 블로그에 들어와서 지랄들이세요? 찬양은 늬들이나 알아서 열성적으로 하세요!"... 라고.

1막 마지막 장면에 대해서는 김준수 콘서트 같다는 말도 많던데

본격적인 타락과 쾌락의 길로 향하는 도리안을 과하긴 했지만 잘 표현해서 개인적으론 나쁘지 않았다.

(액팅이 도리안스러운게 아니라 김준수스러웠다는건 인정!)

넘버도 대놓고 "Aganst Nature" 니 더 파격적이고 강렬하고 과장했어도 충분히 괜찮았을것 같다.

 

그러나!

김준수를 전면으로 내세운 이 작품에서,

내게 경이에 가까운 강렬함을 안긴건 헨리 워튼의 박은태였다.

연기, 노래, 표정, 대사톤 모두 다 풍부해서 보는 내내 감탄을 연발했다.

1막에서 최재웅 배질과의 도덕주의 대 쾌락주의 논쟁은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도리안을 향해서 매번 미묘하게 다르게 웃던 얼굴의 미소 역시 압권이었다.

강력한 주술사같기도 했고 확고한 창조자 같기도 했다.

박은태는 헨리의 첫넘버 "Who is Dorian"부터 감탄하게 만들었는데

이건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이 작품에 대한 내 솔직한 심정은 <도리안 그레이>가 아니라 <헨리 위튼>이었다.

보는 내내 혼자 속으로 계속 그랬다.

박은태 완전 미쳤네, 미쳤어!

 

아, 그리고 감탄을 자아냈던거 또 하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화.

김준수 팬도 아닌데 소장욕구 마구마구 불러일으키더라.

초상화만 보면 오스카 와일드도 놀라서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지 않을까 싶었다.

마지막에 이 초상화가 망가지는걸 보고 누군가는 그러더라.

그럴거면 나 주지!... 라고 ^^

그야말로 "Beautiful world"

이거 굿즈로 판매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실제로 판매중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전세계 김준수 팬덤들이 무서운 속도로 싹쓸이를 했을테지만.)

 

성남만 아니라면 박은태 헨리 때문에 한 번쯤 더 보고 싶긴 한데

어찌해야 할지 좀 고민이 된다.

10월 중순에 2층 맨 앞 줄 한가운데 좌석을 예매한 상태이긴 한데...

이걸 놓을까? 말까?

 

 

* 뮤지컬을 보면서 무대 영상으로 나왔던 체코의 플로스코비체에 가보고 싶어졌다.

   내년 10월에 체코와 오스트리아를 여행힐까 생각 중인데

   프라하에서 플로스코비체 가는 방법도 한 번 찾아봐야 겠다.

   편집된 영상이라 실제 모습과는 많이 다를라나???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 5. 11. 08:21

 

<Mama, Don't Cry>

 

일시 : 2016.05.01. ~ 2016.08.28.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극작, 작사 : 이희준

작곡 : 박정아  

무대 : 오필영 

음악감독 : 김성수

연출 : 오루피나

출연 : 송용진, 허규, 최재웅, 박영수, 김호영, 김영석 (프로페서 V)

        고영빈, 김재범, 임병근, 이충주, 이창엽 (뱀파이어)

제작 : PAGE 1, R&D works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한 무대에서 나란히 서는 최재웅, 김재범 두 절친의 케미가 미치게 궁금해서 한 자리 예매를 했다.

묘하게도 두 사람은 같은 작품에서 같은 역할로 캐스팅은 됐었는데 다른 역할로 캐스팅된 적은 없었다. 

게다가 이인극이라니!

만나기만 하면 농담의 생활화(?)로 웃음이 터진다는 두 절친이 도대체 어찌하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드립이 빵빵 떠질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아 이유배반적인 마음까지...

솔직히 우려가 반, 기대가 반 이었다.

여담이긴 한데,

예매처의 캐스팅 사진 보고 김재범을 못찾았었다.

도대체 누가 김재범을 저따위로 만들어 놨는지...

정말 누군지 찾아내서 제대로 혼내주고 싶더라.

순간 김태한이 이 작품을 하나??? 싶었다.

(도무지 김재범 같지 않은 당신은 대체 누구세요???)

 

 

보고 난 느낌은...

역시 절친의 케미는 기대 이상이었다.

혹시라도 웃음보가 터지진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역시나 김재범이고, 역시나 최재웅이더라.

애드립을 받아치는 것도 정말이지 능수능란했고

관객은 빵 터트려놓고 자신들은 아무렇지 않게 계속 연기를 끌고 가는 모습도 신기했다.

최재웅은 초반엔 좀 과한 조증의 프로페서 V였고

액팅도 과장되게 딱딱 끊어서 표현했다.

목상태가 별로 안좋았는지 넘버를 올렸다 내렸다 부르기도 하더라.

그래서 혼자 생각에 최재웅과 김재범이 역할을 바꿨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다.

그런데... 김재범이 등장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캐스팅 사진 만큼 식겁한 분장이라 놀라긴 했지만

(저 헤어 스타일 어쩔거야....)

전체적인 느낌은 아주 좋았다.

고영빈이 섹시한 느낌이 강했다면 김재범은 그루미한 느낌이 강하더라.

그래선지 연민이 더 느껴졌고 영원히 살아야 하는 자의 비애와 절망이 더 많이 다가왔다..

그래도 하이힐을 신고 춤추는 "세라" 장면은 고영빈이 갑이다.

김재범은 심각하게, 많이, 걱정스럽게, 격정적으로 위태위태해서 보는 내가 다 불안하더라.

(어쩌자고 다리는 그렇게 앙상해서 ... ) 

 

어디까지나 가벼운 마음이었다.

작품이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소문난 두 절친의 이벤트 작품을 본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재미있고, 유쾌하고, 흥겁게, 관람했다.

그럼 됐지 뭐!

 

* 참고로 유니플렉스 2층 맨 앞 줄은 시야는 아주 훌륭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9. 10. 07:54

 

<형제는 용감했다>

 

일시 : 2015.08.23. ~ 2015.11.08.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대본, 작사, 연출 : 장유정

작곡,편곡 : 장소영, 황규동

음악감독 : 장소영

안무 : 오재익

제작 : PMC 프러덕션

출연 최재웅, 윤희석, 정준하 (이석봉) / 김동욱, 정욱진, 동현 (이주봉)

        최유하, 최우리 (오로라) / 박지일, 안세호 (이춘배)

        원종환, 성열석 (이춘걸) / 윤사봉, 김지혜 (예산댁)

        임진아, 신재열, 유태상, 김홍기, 이송

제작 : (주)PMC프로덕션

 

창작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가 코엑스 이후 3년 만에 돌아왔다.

그것도 심히 흐믓한 캐스팅으로!

(여기에 이주원 오로라까지 가세했다면 금상첨하였겠는데...)

역시나 탄탄하게 잘 만든 작품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특히 이 작품이 더 기특한건,

2008년 초연때와 달라진게 거의 없다는거다.

재연, 삼연이 올라오면서 욕심때문에 이것저것 추가하고 빼는 바람에

초연과는 점점 딴판이 되는 작품도 많은데

이 작품은 고유성을 참 잘 지켜내고 있다.

이 시대에 종가집 형제 이야기가 가당키나 할까 싶지만 이 작품은 가당키나 하다.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스토리도 처지지 않아서 2시간이 지루할 틈이 없이 흘러간다.

그래도 이 작품이 다시 올라올때마다 한 번씩은 늘 봤었는데

그때마다 매번 즐겁고 유쾌하게 관람했었다.

 

최재웅 석봉은 말이 필요 없었고

정욱진 주봉은 기대했던것보다 연기와 노래 다 좋았다.

<쓰릴미>때 눈여겨 봤던 배우인데 참 성실하게 캐리어를 쌓아가는 배우인것 같다.

최유하는 1막 오라라보다는 2막 어머니가 더 잘 아울렸고

1막 앞부분에서 열심히 춤을 추던 박지일 배우에게 무지 많이 감동했다.

한참 어린 후배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가열찬 춤사위(?)였다.

이춘배일 때는 노래는 너무 정직하게 부르셔서 그게 또 우리네 아버지 모습 같아서 개인적으론 참 좋았다.

(그런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과하게 up-set된 배우도 있었고

가사 전달이 제대로 안되는 부분들도 있긴 했지만

어쨌든 이 작품은 충분히 롤런할 만한 작품이다.

이번 시즌 재관람은 안하겠지만

(만약 이주원 오로라가 돌아온다면 그땐 달라지겠지만...)

언제라도 공연이 올라오면 시즌별로 한 번씩은 꼭 챙겨 보게 될 것 같다. 

 

그러니 썩을 놈 죽일 놈 두 형제들은

어떻게든 뚝심있게 잘 버텨줬음 좋겠다.

Well made 형용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4. 29. 08:22

<Trace U>

일시 : 2014.03.04. ~ 2014.06.23.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작사 : 윤혜선

작곡 : 박정아

연출 : 김달중

출연 : 최재웅, 이지호, 이율, 이창용, 최성원 (이우빈)

        장승조, 김대현, 문성일, 서경수, 윤소호 (구본하)

제작 : (주)장인엔터네인먼트

 

홍대 최고의 락클럽 "Debai"가 다시 돌아왔다.

작년 프리뷰와 초연을 너무 인상 깊게 봐서 재공연 소식이 무척 반가웠다.

게다가 새로운 배우들도 대거 캐스팅이 대서 기대감도더 생겼다.

하지만!

락공연 관람이 이제는 버거운 나이인지라 딱 한 번 관람으로 끝낼 생각이라 캐스팅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 라고 하기엔 첫정이 너무 강력하다.

그 딱 한 번 관람을 또 다시 최재웅 이우빈과 윤소호 구본하로 선택한 걸 보니...

(나란 사람 첫정에 이렇게까지 약하구나! 도무지 일탈이라는게 없구나...)

세번째 시즌 <Trace U>

익숙해진다는 건,

때로는 좋기도 하고 때로는 나쁘기도 한 것 같다.

이 작품도 확실히 예전만큼의 신선함과 충격은 현저하게 줄었다.

배역에 너무 능숙한 배우들을 보면서

다른 캐스팅으로 봐도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핵심은 일종의 "낯섬"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덩시앙 "낯섬"을 느끼기엔 나도, 배우들도 너무 익숙했다.

그래도 여전히 넘버들은 몸서리치게 좋다.

경계성 해리의 분위기를 마구마구 풍기는 무대도, 영상도, 조명도 여전히 좋다.

단지 문제는 내가 너무 익숙해졌다는 거.

거기에 있었다.

 

세 번의 시즌 중 가장 좋았던 건

역시나 전공연이 프리뷰였던 첫번째 공연이지 싶다.

이번 공연은 솔직히 산만해진 것 같아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개그콘서트 같은 구성을 좋아하지 않는 탓도 있겠지만

우빈과 본하의 즉흥베틀같은 장면은 너무 장황하고 유치했다.

해가 지기 전에 ~~~~낮이었지!

긴 밤 지새우면~~~~졸려!

폼클렌징~~~

난감했다.

어디서 웃어야 하는지 몰라서...

유니플렉스의 음향 상태는 적쟎은 절망감을 안겨줬고

그래선지 최재웅과 윤소호의 합도 예전과 다르게 살짝씩 삐걱거렸다.  

어느 정도는 연출적인 의도였던 것 같은데

우빈의 과거의 공연과는 달리 뒤로 좀 빠지는 느낌이었다.

아마도 인물 자체룰 복선으로 보이게 만들고 싶었던 모양인데

의도만큼 연출되지 않은듯.

덕분에 본하의 동선이 많이 산만해졌다.

 

그런데 사실...

이런 마음이 드는 건 작품때문이 아니다.

뭘 하든 간에 요즘은 

모든 게 다 끝없는 죄책감이다.

감당하기 힘든 기억을 지워버린다는 구본하.

할 수만 있다면,

나는 구본하가 되고 싶다.

그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2. 27. 08:00

<On stage>

일시 : 2014.02.21. ~ 2014.02.23

장소 :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

출연 : 최재웅, 김재범

주최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자주 보게 되진 않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소극장 토크쇼를 참 좋아한다.

그냥 두런두런 둘러앉아서 소소한 이야기를 과장없이 들려주고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주고 하는 그런 자리.

게릴라성 무대이긴 하지만 오랫만에 그런 공연(?)을 봤다.

총 4팀이 4일간 이어간 릴레이(?) 토크쇼 on stage.

솔직히 4팀 전부 다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 마지막팀 공연만 봤다.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절친이라는 김재범과 최재웅.

몰랐었다.

두 사람이 동기라는 것도, 절친이라는 것도.

(뭐 꼭 알아야 되는건 아니지만...)

 

그런데 생각해보니 분위가가 많이 비슷하긴 하다.

둘 다 <쓰릴미>의 "네이슨"스러운 것이!

두 사람이 함께 부른 첫곡도 네이슨 아니랄까봐 "Nothing like a fire"더라.

4인조 라이브밴드의 연주도 수준급이었고

무대 조명도 화려하지 않고 깔끔해서 좋았다.

특히 기타소리가 유난히 귀에 들어와 연주자가 누굴인지 궁금했었는데

<JCS>의 기타리스트였단다.

작년 <JCS>는 정말 여운이 깊다.

오랫동안 두루두루.

 

 

Nothing like a fire - 쓰릴미 (최재웅, 김재범)

작은 씨앗 - 나쁜 자석 - 김재범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 김재범

서른 즈음에 - 김광석 - 최재웅

태양에 눈이 멀어서 - Trace U (최재웅)

둥지 - 김재범

갈무리 - 최재웅

너에게 - 서태지와 아이들 (최재웅, 김재범)

포스트잇 Q&A Talk  (깔창, 학창시절, 장단점, 작품,

부르지 못한 노래 - 풍월주 (김재범)

The origine of love - Hedwig (최재웅)

그땐 그랬지 - 카니발 (최재웅, 김재범)

 

본인들은 가요무대라는 표현을 했지만 선곡 정말 좋더라.

약간 old한 가요를 부르는 것도

자신들이 출연했던 뮤지컬 넘버를 부르는 것도 좋았다.

특히 두 사람이 같이 부른 서태지와 아이들의 "너에게"와 카니발의 "그땐 그랬지"는 정말 정말 정말 좋았다.

혼자 부른 곡 중에서 제일 좋았던 건

김재범은 "작은 씨앗"이었고 최재웅은 역시나 <헤드윅>의 "The origin of love"

두 사람의 작품 속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내 머리속에서 지나가기도 하고...

관객들이 미리 적어 포스트잇으로 붙여놓은 질문들은

짧긴 하지만 전부 대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성의있었고

깔창이야기, 서로의 장단점, 학창시절 에피소드, 구렛나루 헤어스타일, 개그코드 등을 이야기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아주 편안하고 꾸밈없고 평범한 모습들.

보는 내내 저 둘은 친구라서 정말 행복하겠다 싶어 부럽더라.

별 말을 않해도 눈빛 하나로, 표정 하나로 서로의 기분상태를 다 알 수 있는 그런 관계,

그래서 어떤 반응도 더이상 필요하지 않는 관계.

진짜 친구. 

솔직히 너무 보기 좋아서 감히 질투조차 못하겠더라.

좋겠다. 두 사람은!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 10. 08:19

<Murder Ballad>

일시 : 2013.11.05. ~ 2014.01.26.

장소 : 롯데카드 아트센터

작사 : 줄리아 조단(Juila Jordan)

작곡 : 줄리아나 내쉬 (Juliana Nash)

한국어 가사 : 이정미

연출 : 이재준

음악감독 : 원미솔

안무 : 정헌재

출연 : 최재웅, 강태을, 한지상, 성두섭 (Tom) 

        임정희, 장은아, 린아, 박은미 (Sara)

        홍경수김신의 (Michael)홍륜희, 문진아 (Narrator)

프로듀서 : 김수로

협력 프로듀서 : 최진, 임동균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주)쇼플레이

 

욕망이라는건 단지 개인적인 중독일까?

그로 인해 스스로의 파괴뿐만 아니라 오히려 타인의 삶을 파괴할 수도 있다면!

그래도 개인의 욕망일뿐이라고 말해야 하나?

현실에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니 이 작품을 보면서 만족하라는 마지막 넘버는

사실  명랑함과 발랄함을 가장한 엄중한 "경고"였다.

그렇다면 이 작품 전체에 흐르는 비트는,

"위험"을 알리는 싸이렌은 아니었을까?

모든 감정이 "파괴"되어 차라리 "일상"으로 되돌아 간다면 좋겠는데

안타깝게도 이 드라마 속에서 보여주는 건 "종말"이다.

종말이라니...

종말이라니...

그러나 그건,

아주 정확하고 정직한 침묵이다..

이상하다.

이래도 돼나 싶을만큼 이 작품이 점점 슬프다.

 

내 감정이 달라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표현이 또 달라졌다.

린아 sara의 엄청난 몰입에 놀랐고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깊이 빠져들게 만들었다.

성큼성큼 다가오는 "죄책감"

그래도 린아 sara라면 micheal에게 용서받을 수 있을것 같다.

비록 그 두 사람이 다시 행복해 질 수 없다고 해도... 

 

최재웅 Tom은 어쩌자고 더 깊어지고 진해졌다.

예전엔 싸이코패스한 느낌이 강했는데 이젠 오히려 간절한 느낌이 더 강하다.

눈빛을 보기가 힘들만큼 절망적이고 힘들어보였다.

샌트럴 파크 장면은 너무 깊고 절박해서 나까지도 울컥해지더라.

Tom이 Micheal에게 Sara와의 과거를 발설한 이유!

그건 sara가 자신에게 돌아올 수 없다면

Micheal에게 갈 수도 없게 만들겠다는 파괴적인 질투가 전부는 아니었다.

Tom은 그 시점에서 모든걸 포기하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sara도, 희망도, 사랑도, 삶도...

(적어도 어제의 느낌은 그랬다.)

어쩌면 Tom 스스로 자신의 종말을 완벽하게 감지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간절히 원했는지도..

그래서 Tom이 쓰러지기전 마지막으로 보여준 미소가 그렇게 편안하게 느껴졌는지도...

No heaven for me!

아마도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Tom은?

Tom의 마지막이...

너무나 선명하고 정확하게 이해된다,

 

No Heaven For Me!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