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6.09.13 08:10

 

<스위니토드>

 

일시 : 2016.06.21. ~ 2016.10.03.

장소 : 샤롯데씨어터

극본 : 휴 휠러 (Hugh Wheeler)

작사, 작곡 : 스티븐 손드하임 (Stephen Sondheim)

무대 : 오필영

음악감독 : 원미솔

연출 : 에릭 셔퍼 (Eric Schaeffer)

출연 : 조승우, 양준모 (스위니토드) / 옥주현, 전미도 (러빗부인) / 이지혜, 이지수 (조안나) 

        이승원, 김성철 (토비), 서영주(터핀판사), 윤소호(안소니), 조성지(피렐리), 서승원(비들) 외

제작 : OD 컴퍼니

 

예정에 없던 <스위니토드>를 봤다.

두 달 전에 조승우 - 전미도 / 양준모 - 옥주현으로 봤을 때

초연보다 많이 가벼워서 재관람할 생각이 안 들었다.

이번에 보게 된 건 동생의 대타..

갑자기 직장에 일이 생겨서 출근하는 바람에 조카녀석을 데리고 공연장을 가게 됐다.

다행인건 그래도 두 달 전 관람과 캐스팅이 겹치자 않는다는거.

그리고 더 다행인건,

정말 재미있게 봤다는거!

조승우는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였고,

옥주현도 두 달 전보다 훨씬 더 작품에 잘 녹아들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작품을 올리고 계속해서 수정을 한 모양이다.

앙상블의 느낌이 확연히 달랐는데

라임도 선명해졌고, 악센트도 달라졌고, 강약 조절의 진폭도 커졌다.

개인적으로 예전보다 텐션이 확 살아난것 같아 좋더라.

조승우는 여우같이 코믹과 진지함의 수위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컨트롤했고

넘버도 두 달 전보다 훨씬 더 유연했다..

1막 터핀판사 면도하는 장면에서의 휫바람소리는 역시나 다시 봐도 절묘하더라.

이날 2막에서 조승우 마이크가 빠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는데

당황하지 않고 객석이 보지 못하게 뒤돌아서 다시 착용하는 모습도 여유로웠다.

(그 전에 옥주현이 바로 잡아주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실패를...)

 

다행이다.

재연 <스위니토드>에 영 맘을 못붙였는데

이날 관람으로 어느정도는 호(好)쪽으로 맘이 돌아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연의 기억은 여전히 막강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07.08 08:37

 

<스위니토드>

 

일시 : 2016.06.21. ~ 2016.10.03.

장소 : 샤롯데씨어터

극본 : 휴 휠러 (Hugh Wheeler)

작사, 작곡 : 스티븐 손드하임 (Stephen Sondheim)

무대 : 오필영

음악감독 : 원미솔

연출 : 에릭 셔퍼 (Eric Schaeffer)

출연 : 조승우, 양준모 (스위니토드) / 옥주현, 전미도 (러빗부인) / 이지혜, 이지수 (조안나) 

        이승원, 김성철 (토비), 서영주(터핀판사), 윤소호(안소니), 조성지(피렐리), 서승원(비들) 외

제작 : OD 컴퍼니

 

손드하임 최고의 명작 <스위니토드>가 드디어 돌아왔다.

2007년 초연 이후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린 시간이 벌써 10년이다.

충격적인 스토리에 수시로 치고 들어오는 기괴한 불협화음, 

날카로운 톱니바퀴 굴어가는 소리와 길게 이어지는 귀를 찌르는 파열음.

그리고 코러스의 묵직한 템포로 시작되는 "The Ballad of Sweeney Todd"

가사의 라임도 아주 절묘했었다.

증오와 광기로 가득한 피의 복수를 담고 있지만

장면 곳곳에 코믹한 대사와 넘버로 마냥 우울하지만은 않은 작품.

심지어 인육을 먹는 카니발리즘마저도 유쾌한 넘버로 전환시킨 손드하임의 기발함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었다.

"섬뜩하고 잔인하게 독창적이다"라는 찬사는 결코 빈말이 아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내 안의 악마성을 끄집어낸 작품 <스위니토드>

 

바랬다.

뭐가 됐든 초연의 기괴함만은 그대로 유지되기를...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반응들을 읽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재미있어요.

모던해요,

대중성이 강해져서 좋아요.

조승우-옥주현의 케미는 장소팔-고춘자가 연상돼요.

설마... 이게 내가 알고 있는 <스위니토드>가 맞나... 싶었다.

어찌됐든 불안감을 안고 공연장을 찾았다.

 

음...

일단 너무 가벼워지고 과하게 코믹해졌다.

무대도 너무 많이 달라졌고 오캐스트라의 연주도 훨씬 유해졌다.

시작부분에 톱니바퀴 돌아가는 소리도 없어졌고

날카로운 파열음도 훨씬 유순해졌다.

곧바로 연결되는 첫넘버 "The Ballad of Sweeney Todd".

가사의 뉘앙스가 2007년도와 너무 많이 달라서 대놓고 혼자 당황스러워했다.

 

        2016  The Ballad of Sweeney Todd 가사             2007  The Ballad of Sweeney Todd 가사
  

솔직히 말하면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조승우의 스위니토드는 "헤드윅"과 "돈키호테"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것 같다.

이 작품 역시도 조승우의 놀이판이라는 느낌.

늘 그렇듯 조승우는 무대가 내 집인것 처럼 편안했다.

복수가 그에겐 하나의 놀이이자 유희같았다.

복수의 이유보다는 복수 그 자체가 더 선명했다.

그래서 당황스러웠다.

내가 기억하는 스위니토드와 나란히 세워졸 수 없다.

취향의 문제겠지만 나는 보면서 내내 초연이 그리웠다.

입으로 피를 뿜으며 죽어가는 사람들도 노골적이라 민망했고

토비가 토드를 죽이는 장면의 액션도 너무 과하더라.

(칼~~~ !하고 외치는데 독립투사로 빙의된 줄 알았다)

2007년 엔딩에서 죽은 사람들이 한 사람씩 손을 씼는 장면이 빠진 것도 많이 서운했다.

피렐리도 너무 과했고,

토비는 몇 번을 봐도 모자란 아이처럼 보이진 않더라.

전미도는 러빗부인을 아주 맛깔스럽게 잘하긴 했는데 확실히 이 역할을 하기엔 나이가 함정이다.

토비와 나란히 있는 장면에서 아줌마는... 을 연벌하지만

아무리봐도 연인처럼만 보여서...

(초연의 홍지민 러빗부인이 정말 갑이었지 싶다)

 

오랫동안 기다렸었는데

다시 돌아온 스위니토드는

스위니토드 인듯, 스위니토드 아닌, 스위니토드 같은 작품이 되버린것 같다.

그냥 계속 2007년의 장면과 음악만 소처럼 되새기고 있다.

이러다 정말 소(牛)가 될지도...

 

  

The Ballad of Sweeney Todd (2007)

 

등골이 오싹할 얘기

시퍼런 눈빛의 한 남자

그의 면도날을 본 신사들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지

뻔한 길은 마다했어. 바로 스위니 토드, 이발사 탈을 쓴 악마

런던 최고의 이발소

명 짧은 이들로 불볐지.

좀 빨리 죽으면 뭐 어때? 다 깨끗한 자태로 죽을텐

그의 손에, 이발사 탈을 쓴 악마

칼을 들어라, 스위니

저 하늘 향해

위선자들 피로 넘쳐 나리리.

텅빈 방에 혼자 앉아 고독을 즐기는 듯 했지

그에게 유일한 친구는 의자 하나와 몇 개의 이발도구

청결의 전령사였지, 바로 스위니토드

이발사 탈을 쓴 악마

웃음 뒤로, 친절 뒤로, 아무도 모르게 움직였지

섬세하고 강한 솔실, 완벽하게 계획했어

뚫어질 듯 강렬한 눈빛

그림자뒤로 반짝였지. 

스위니, 스위니, 스위니, 스위니, 스위~~~~~~~니!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04.22 08:16

 

 

<Hedwig>

 

일시 : 2016.03.01. ~ 2016.05.29.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원작, 대본 : 존 카메론 미첼

작사, 작곡 : 스티븐 트레스크 

음악감독 : 이준

연출 : 손지은

출연 : 윤도현, 조승우, 조정석, 정문성, 변요한 (헤드윅) / 서문탁, 임진아, 제이민 (이츠학)

제작 : (주)쇼노트

 

New Make Up 이라고 했다.

그래서 뭔가가 달라졌나보다 싶어 기대가 됐다.

그런데 달라진건 무대 빼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이츠학이 첫 곡을 영어버전으로 부른다는거 빼고는 추가된 넘버도 전혀 없다.

그렇다고 무대가 엄청난 것도 아니고...

단일 무대에서 멀티 레이어드로 무대가 바뀌었다는데 이게 맞는 표현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자동차 여러대가 몇 겹으로 쌓여있으니 레이어드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무대 오른쪽에는 이츠학에 의해 완전 수동으로 들락 날락하는 자동차가 한 대 있는데

보닛에 고프로가 있어서 거기서 헤드윅이 어린 시절 오븐에서 지낸 이야기를 한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무대 셋트들이 바뀌긴 헸는데,

개인적으로는 예전의 무대셋트가 훨씬 좋았다.

올드한 감성이긴한데

아무래도 <헤드윅> 만큼은 대극장이 아닌 작고 소박한 공연장이 더 맞는 것 같다.

그래야 토미 노시스의 대형 콘서트와 비교도 되고,

산전수전 다 겪은 미스테리 여인의 이야기에도 더 쉽게 귀를 기울일 수 잇을 것 같다.

물론 이 작품에서 "조승우"의 존재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긴 무대의 변화 따위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조승우로 충분한데...

허허벌판에 조승우만 서있어도 가득 차보일텐데 말이다. 

거기에 rock feel 충만한 서문탁까지 가세하니 공연장 지붕이 뚫리지 않는게 용할 정도다.

평일 낮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은 빈지라리 전혀 없이 매진이 됐고

관객은 수요일 낮 3시를 불금의 밤 12시쯤으로 만들었다.

3시간 가까운 공연 시간도 놀랍지만

단 한 번도 객석의 집중력을 놓치지 않는 조승우도 역시 놀랍다.

 

2005년 초연때부터 매 시즌마다 꼭 챙겨봤으니

나도 <헤드윅>에 관해서라면 이제 이골이 날 정도로 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보는 이유,

그게 이 작품의 매력이다.

근데 이것도 이제는 정말 못해먹겠다.

커튼콜 스탠딩의 압박.....이 점점 공포로 다가와서...

요즘엔 의무적인 기립박수도 싫어 왠만해선 1층 맨 앞 자리 예매도 절대적으로 피하는 입장이라 더 그렇다.

(한마디로 늙었다는 뜻!)

그래서 이번 시즌도 조승우와 변요한만 보자 작정했다.

어쩌면 이번 관람이 마지막으로 보는 조승우 헤드윅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선지 혼자 살짝 감상적이 되버렸다.

10년의 시간.

초연의 조승우와 지금의 조승우를 머릿속에 나란히 세워놓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일단은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는 만고의 진리에 감사했다.

조승우도 10년 전의 그 몸은... 미안하지만 아니더라.

그런데!

나는 그 나이듬이 또 너무나 좋았다.

젊은 헤드윅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이었는데,

지금의 헤드윅은 그와 다른 노련함과 세월의 질곡이 묻어 있어 애잔하다.

슬픔과 서글픔의 차이.

 

만약에...  

조승우가 50이 넘은 나이에 헤드윅을 하게 된다면,

산전수전 다 겪은 헤드윅을 보기 위해 기꺼이 공연장을 찾게 될 것 같다.

그때 듣는 "The origing of love"는...

와. 정말 신화같고 전설같고 종교 같겠다.

 

진실이 전부인 여자.

헤.드.윅.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12.08 08:25

 

<베르테르>

 

일시 : 2015.11.10. ~ 2016.01.10.

장소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극본 : 고선웅

작곡 : 정민선

무대 : 정승호

음악감독 : 구소영

연출 : 조광화

출연 : 엄기준, 조승우, 규현 (베르테스) / 전미도, 이지혜 (롯데) / 이상현, 문종원 (알베르트)

        강성욱, 김성철 (카인즈), 최나래(오르카), 송나영(캐시) 외

제작 : CJ E&M(주) 극단 갖가지

 

제대로 된 창작뮤지컬의 시작을 알렸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올 해가 이 작품의 창작 15주년이란다.

그래서 토월에서 조승우, 엄기준, 규현 캐스팅으로 기념 공연이 올라왔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현대적인 감각의 <베르테르> 보다

촌스럽긴 하지만 고전적이고 애뜻했던 과거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훨씬 더 좋다.

그래서 유니버셜아트센터와 2013년 토월의 베르테르가 전혀 감동적이지 않았었다.

유니버설 버전은 정체불명으로 그로테스크했고

2013년 토월 버전은 지나치게 수다스러웠었다.

그래도 15주년 기념 공연이니 예전의 그 감성을 다시 느낄 수 있겠다 싶어 나도 모르게 기대감이 생겼다.

하지만!

그 기대감은 이번에도 가차없이 무너졌다.

2013년 토춸버전 그대로더라.

현대적인 감각으로 바꾸는게 늘 옳은것도 아니고

적어도 이 작품만큼은 초연의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는게 옳았다.

정체불명의 짬뽕같은 시대배경도, 국적불명의 춤사위도

2013년에 이어 다시 보는건데도 당혹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승우는 연기가 너무 좋더라.

롯데의 머리 리본을 조심스럽게 접어 품안에 넣는 모습은 두근두근거리는 셀레임이었고

롯데에게 거부당해 돌아서는 모습은 폭풍이 오기 전의 고요더라.

(개인적으로 이 녀석은 영화나 TV 보다는 뮤지컬 무대에 서있을 때 확실히 그답다)

그리고 베르테르의 의상이 바뀐건 불행 중 다행이다.

2013년 토월 버전 그대로여서

샛노란 조끼 위의 커다란 해바라기를 볼 생각에 암담했는데

베르테르의 의상이 tone down돼서 정말 진심으로 고맙더라.

하지만 그 고마움도 나치 복장을 떠올리게 한 알베르트의 의상때분에 다시 당혹스러웠고,

어금니를 꽉 깨물고 노래하는 문종원의 알베르트는 더 당혹스러웠다.

"블러드 브라더스"때처럼 힘을 빼고 연기했다면

노래도, 연기도 지금보다 훨씬 좋았을텐데....

 

아쉽다, 이 작품.

베르테르가 맞긴 한데

베르테르라고 할 수 없는 이 느낌적인 느낌.

무엇보다 제일 속상한건 엔딩장면에서 서서히 피빛으로 물드는 하늘을 볼 수 없다는거.

개인적으로 이 장면의 여운이 결코 잊혀지지 않는데

이제 그 느낌을 찾을 길이 없어졌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그렇게 역사가 되버리려나보다.

 

그런데 나는 왜...

차마 발길을 뗄 수가 없을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10.22 08:20

<Man of La Mancha>

 

일시 : 20.15.07.30. ~ 2015.11.01.

장소 : 디큐브아트센터

작곡 : 마치 리 (Mitch Leigh)

작사 : 조 대리언 (Joe Darion)

극본 : 데일 와써맨 (Dale Wasserman)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David Swan)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류정한, 조승우 (세르반테스&돈키호테) / 전미도, 린아 (알돈자)

        정상훈, 김호영 (산초), 황만익, 배준성, 조성지 외

제작 : 오디컴퍼니(주), 롯데언테테인먼트

 

이번 시즌 마지막 <Man of La Mancha>을 조승우 돈키호테로 끝냈다.

역시나 할 말이 없다.

조승우의 애드립과 순발력, 재치는

조승우를 조승우가 아닌 돈키호테 그 자체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무대를, 작품을, 관객을 완벽히 장악하는 모습에 관람 내내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혼자 돋보이겠다는 독불장군의 심사가 아닌

함께 합을 맞추는 배우들까지도 빛을 발하게 만들더라.

특히 산초 정상훈과의 호흡은 환상적이어서 그야말로 객석이 빵빵 터졌다.

그야말로 모든게 impossible이 아닌 possible 이더라.

 

꿈을 꾸는 사람 앞에서

우리는 두 가지 중 하나를 택한다.

함께 꿈을 꾸던가 아니면 그 꿈의 황당함을 기어이 일깨워 박살을 내주던가.

극 중에서 세르반테스는 지하 감옥에 수감된 죄수들에게 말한다.

"이상 없이 살 수 있는 용기, 나는 없습니다!" 라고...

돈키호테 역시 말한다.

"천 번을 치시오! 천 번을 일어설테니!"

 

삶이란...

이래야만 하는거다.

세상이 아무리 무모하다 어리석다 비웃어도

스스로는 꿈꾸기를 멈추지 않아야 하는거다.

그게 알돈자를 둘시네야로 만드는 힘이고

두려움에 떠는 산초의 발걸음을 경쾌한 희망으로 변하게 만드는 힘이다.

그래서 내겐 이 작품은 늘 절망이고 늘 희망이다.

꿈꾸지 않고 살아가는 나를 책망하기도 하고

아직 늦지 않았으니 꿈꾸기를 멈추지 말라고 일깨우기도 한다.

나는 기꺼이 산초가 되기도 하고, 둘시네아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기다린다.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의 끝나지 않을 모험을...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4.09.26 08:23

혼자 두근두근 하면서 기다리고 있는 작품들.

그런데 이미 두 작품은 티켓팅 제대로 망해서(?) 지금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는 신세다.

<쓰릴미>와 <The Pride>

정상윤 없는 <쓰릴미>는 영 쓰릴하지가 않았는데

그가 네이슨으로 8회차 출연한단다.

간신히 2층 자리 하나를 예매하긴 했는데 도무지 성에 안차서...

(2층에서는 정상윤의 섬세한 표정을 볼 수가 없다구!)

그래도 그나마 <쓰릴미>는 섭섭한 좌석이라도 예매했는데

연극 <The Pride>스페셜 공연는 섭섭한 좌석조차도 없는 상태다.

어디서 눈 먼 표가 뚝 떨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는 중.

 

<The Pride> 스페셜 공연 

 

- 10월 9일(목) 3시
1958년 : 정상윤, 오종혁, 김지현, 최대훈
2014년 : 이명행, 박은석, 김소진, 김종구

- 10월 9일(목) 7시 30분
1958년 : 이명행, 박은석, 김소진, 김종구
2014년 : 정상윤, 오종혁, 김지현, 최대훈

 

10월 9일 7시 30분 공연을 보고 싶은데 어떻게 표가 구해지면 좋겠다.

(1958년도 2014년도 내가 딱 원하던 캐스팅!)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니

그 말을 믿고 초등생처럼 간절히 원해볼 작정이다.

(제발....)

 

올해로 초연 10주년이 되는 <지킬 앤 하이드>도 어마어마한 캐스팅으로 돌아온다.

조승우, 류정한, 박은태!

9월 30일 첫 티켓팅이 시작되는데

좋은 좌석을 구하는건 이미 깨끗히 포기한 상태고

그냥 어디 한자리 엉덩이 붙일 곳만 있어도 다행이지 싶다.

세 명의 배우 모두 엄청난 티켓파워를 가지고 있어서 그야말로 초유의 피켓팅이 예상된다

그 중 내가 가장 주목하는 배우는 역시나 류정한!

2012년 당시 후배들에게 지킬을  물려주겠노라 말하며 마지막을 공식 선언했었다.

어찌됐든 류정한은 자신이 한 말을 번복하는 입장이 됐으니 그 어떤 시즌보다 책임감이 막중하겠다.

이쯤되면 OD 신춘수 대표의 캐스팅 능력은 과히 천부적이라 말해도 무방하겠다.

사실 그 당시 신춘수는 류정한을 놓아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류정한의 말에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라는 뉘앙스의 말을 남겼던 걸로 기억한다.

아마 이미 그때 신춘수의 머릿속엔 0주년 지킬의 계획표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 말을 하는 신춘수의 모습이 꽤 당당했었다.

개인적으로 류정한이 이 작품을 안하길 바랬지만

이미 결정이 됐으니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요즘 절정기 그 이상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으니

새로운 레전드가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조승우 지킬도, 박은태 지킬도 내가 볼 수 자리가 있어줬으면 정말 좋겠다.

 

그리고 대망의 <노트르담 드 파리>

2004년 나를 거의 폐인의 수준으로 몰고갔던 프랑스팀이 다시 온다.

리샤드 샤레스트와 멧 로랑, 그리고 로베트 마리엥까지!

여기에 로디 줄리앙과 나디아 벨, 미쉘 영감님과 제롬까지 합세한다면 정말 고맙겠는데... 

그런데 이 작품...

티켓값 정말 무시무시하다.

2004년에는 그래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고 할인도 제법 많았는데...

그래도 다행한건 이 엄청난 티켓값이 발목을 제대로 잡아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정말 그래야만 할텐데...)

 

내년 2월에 계획하고 있는 일 때문에

당분간 규모있는 생활을 해야 하는데

<지킬 앤 하이드>와 <노트르담 드 파리>가 발목을 잡을까봐 많이 걱정된다.

외면은 당연히 못할게 뻔하니,

어떻게든 최대한 자중하고 자제하도록 노력해보련다.

 

언제나 그렇듯 이 또한 지나갈테니,...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05.15 07:57

<Hedwig>

일시 : 2014.05.13. ~ 2014.09.28.

장소 : 백암아트홀

연출 : 이지나

극작 : 존 카메론 미첼

작사,작곡 : 스지븐 드래스크

음악감독 : 이준

출연 : 조승우, 박건형, 손승원, 송용진 (헤드윅)

        이영미, 전혜선, 최우리, 서문탁 (이즈학)    

제작 : 쇼노트

 

<헤드윅>이 한국 공연 10년이 됐다.

그래서 이번 시즌은 역대 헤드윅과 이츠학들을 했던 배우들이 차례로 출연하는 기념 공연이 됐다.

조승우도 <맨 오브 라만차> 막공에서 예고한것 처럼 흥신소 운영을 끝내고 다시 헤드윅으로 돌아왔다.

워낙에 티켓예매도 어렵고해서 이번 시즌은 넘기려고 했는데

운이 좋게도 조승우 공연을, 그것도 첫공을 관람하게 됐다.

(진짜 운이 좋다라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

처음으로 2층에서 관람했는데

개인적으론 1층보다 훨씬 좋았다.

지금껏 몰랐었는데 조명이 참 좋더라.

헤드윅과 이츠학이 노래할 때 무대 양쪽에서 생기는 그림자는

"Tear me down"가사처럼 두 개로 분리된 자아의 느낌이라 은근히 의미심장해 보이더라.

다른 헤드윅은 어떻게 시작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번엔 아나운서 멘트가 아니라 이츠학이 헤드윅이 옷갑아입으려고 들어갈 때 부른 노래로 시작되니 느낌이 새로웠다.

주승우의 목상태가 좋아보이지진 않았지만

무대과 관객 장악력을 역시나 대단하다.

살짤살짝 타이밍도 흔들렸고 대사나 상황도 놓쳐서

초반엔 이영미 이츠학이 발란스을 맞추기 힘겨워할 정도였는데

"sugar daddy" 이후로는 자기페이스로 완전히 만들어 잘 놀더라.

역시나 큰 틀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기존의 형식과 소품들 제약없이 아주 자유롭게 진행된 헤드윅이었다.

여권 운운하면 소란피우는 장면과 모피장면을 안해서 좋았다.

그리고 "exquisle corpse"에서 바닥을 뒹그는 장면을

조승우 헤드윅은 극도의 침묵과 고요로 표현하는건 확실히 좋더라.

개인적으로 기존의 방식보다 이게 훨씬 더 임펙트가 강했다.

편곡을 달리하니 헤드윅의 익숙한 곡들을 완전히 새롭게 들을 수 있었다.

역시나 <헤드윅>의 넘버는 정말 좋다.

그래서 나 역시도 <헤드윅>이 올라올 때마다 한 번쯤은 꼭 보게 되는 것 같다.

스탠딩 커튼콜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이번엔 2층에서 관람해서

1층만큼의 광기는 경험하지 않아서 좋았다. ^^

그래서 <헤드윅> 관람은 이제부터 2층이 주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백암아트홀은 시야장애도 없고 특히 가운데열은 뷰가 정말 좋았다.

조승우의 목상태가와 전체적인 음향만 좋았다면

이번 관람이 가장 기억에 남는 관람이 됐을텐데 살짝 아쉽다.

그래도 결론은 <헤드윅>은 역시 <헤드윅>이라는 거다.

확실히 사람을 중독시키는 힘이 있다.

아마도 이 작품은 조승우와 관계없이 우리나라에서는 계속 승승장구할거다.

수많은 앞으로의 헤드윅과 이츠학을 위하여~~~

그리고 앵그리 인치 밴드를 위하여~~~

건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02.06 08:29

<Man of La Mancha>

일시 : 2013.11.19. ~ 2014.02.09.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원작 : 세브반테스

작가 : 데일 와씨맨(Dale Wasserman) 

작곡 : 미치 리 (Mitch Leigh)

작사 : 조 대리언 (Joe Darion)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David Swan)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조승우, 정성화 (세르반테스, 돈키호테)/김선영, 이영미 (알돈자)

        정상훈, 이훈진 (산초), 서영주, 배준성, 이서환 외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CJ E&M

 

네번째 관람이자 이번 시즌 마지막 관람.

조승우 돈키호테도 그렇지만 김선영 알돈자와 정상훈 산초를 다시 보고 싶었다.

역시나 참 좋은 작품이고, 참 좋은 넘버들이고, 참 좋은 배우들이다.

매번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이건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거나 무대가 환상적이라는 개념과는 완전히 별개다.

배경이 감옥이라 더 그렇기도 하지만 무대 자체는 마술과 특수효과가 난무하는 요즘 작품들과 비교하면

오히려 너무 변화가 없어서 심심할 정도다.

그런데 참 묵직하고 단단하다.

대사와 넘버 하나하나가 주는 의미가 다 특별하고 아름답다.

또 다시 꿈을 꿀 힘을 주게 하는 작품.

돈키호테의 황당한 행동들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impossible dream이 감히 possible dream처럼 느껴진다.

기꺼이 산초가 되어 돈키호테의 수행원을 자처하고 싶어질 정도다.

왜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하나다.

"그냥 좋으니까!"

 

개인적으론 이번 공연에서

조승우 돈키호테, 김선영 알돈자, 정상훈 산초의 조합이 취향에 잘 맞았다.

세명의 배우가 만들어내는 케미는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더 깊어지고 진해진다.

세르반테스의 결말도, 돈키호테의 결말도 전부 다 가슴에 담긴다.

작품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배우들의 변화를 지켜본다는 것...

참 아름답구나!

무대 위에서 정말 세르반테스가 되어 원없이 한판 놀아보는 조승우와

노련한 절제미와 깊이가 느껴지는 김선영 알돈자.

그리고 순발력과 위트가 넘치는 정상훈 산초.

셋이여서 더 아름다웠던 무대였고 작품이었다.

 

아마도 이 작품은,

매번 공연될때마다 한번씩은 꼭 보게 될 것 같다.

좋다. 좋다. 참 좋다.

다만 그것뿐이다. 

 

"무엇이 미친 짓인지 아시오?

 미쳐 돌아가는 이 세상에서 가장 미친 짓은

 꿈을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라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11.25 11:44

<Man of La Mancha>

일시 : 2013.11.19. ~ 2014.02.09.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원작 : 세브반테스

작가 : 데일 와씨맨(Dale Wasserman) 

작곡 : 미치 리 (Mitch Leigh)

작사 : 조 대리언 (Joe Darion)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David Swan)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조승우, 정성화 (세르반테스, 돈키호테)/김선영, 이영미 (알돈자)

        정상훈, 이훈진 (산초), 서영주, 배준성, 이서환 외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CJ E&M

 

<Man of La Mancha>

이 작품을 아마도 20번 이상은 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이라 매번 공연될 때마다 찾기도 했지만

"impossible dream" 단 한 곡만으로도 all kill 시키고도 남는 그런 작품이다.

세르반테스의 원작이 워낙 탄탄해서이긴 하지만

뮤지컬 역시도 구성과 스토리, 넘버까지도 아주 탄탄하다.

(고전의 힘은 역시나 위대하다.)

감동과 재미, 깊이와 즐거움을 적재적소에 배치시켜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정말 최고의 작품이다.

어두컴컴한 지하 감옥이 메인 무대이긴 하지만

극중극의 상황에 맞게 뒷배경이 바뀌는 걸 보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고

기승정결이 뚜렷한 넘버들도 너무나 매력적이다.

이제 그만 졸업해야지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사람을 끌어당기고 홀리는 작품.

이 작품은 아마도 나를 항상 give up 하게 만들거다.

(그리고 다시 일어서게도 만들거고...)

 

생각해보니 이 작품을 그렇게 많이 봤으면서도 조동키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러고보니 정동키도 본 적이 없네...)

6년만에 돌아온 돈키호테라는데 이제서야 첫대면을 한 셈이다.

조승우 돈키호테는...

그야말로 물만난 고기, 그 이상이었다.

작품을, 무대를, 배역을 완전히 자기 페이스대로 자유자재로 끌고 나간다.

그런데 그게 극중극이라는 작품의 형식과 제대로 맞아떨어지면서

몇 배의 상승효과를 만들어낸다.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내는 건 아니지만 연기력과 작품 해석 능력이 탁월하다.

표현적인 섬세함은 말 할 필요도 없고

애드립인가 싶을만큼 천연덕스러운 내던지는 멘트들도 극의 상황과 아주 딱딱 맞아떨어졌다.

(아마 애드립 맞을 거다)

조승우는 세르반테스보다 돈키호테적이 표현에 비중을 많이 뒀는데

그게 후반부로 갈수록 묵직한 감동과 함께 진한 여운을 남긴다.

돈키호테가 죽는 장면은 감정적으로 뭔가가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최고의 표현이었고 최고의 장면이었다.

항상 이 작품을 보면서 "impossible dream"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조동키가 완전히 다른 이면은 내게 보여줬다.

조승우 본인도 감정적으로 깊이 몰입을 했던지

세르반테스로 돌아와 무대를 등지고 서있는 장면에서 감정을 추스리는 모습을 보이더라.

역시나  최고의 작품에 최고의 배우가 만나니 빛을 발하는 구나 생각했다.

극의 전체적인 흐름과 감정을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컨트롤할 줄은 사실 몰랐다.

역시 조승우다!

 

김선영 알돈자는 1막에서는 목이 막혀있더니

2막부터는 제대로 치고 올라오면서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보여줬다.

특히 2막에서 세상을 원망하며 돈키호테에서 쏟아붓는 부르는 넘버는 정말 최고다.

정상훈 산초!

어느 정도는 이훈진 산초와 비슷하게 가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그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살짝 김재만을 떠올리게도 했지만 확실히 정상훈의 감초연기는 이 작품에서 빛을 발한다.

살짝 부족한 노래 실력도 감칠맛나는 연기로 충분히 커버시킨다.

누군가는 산초 입장에서 이 작품을 보게 됐다는 평을 하던데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조승우 돈키호테와의 만담 수준의 연기도 정말 좋았고

돈키호테가 죽는 장면에서는 한없이 유쾌한 줄만 알았던 산초의 울음때문에 가슴이 뭉클해지도 했다.

지금껏 봐왔던 산초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라 놀랐다.

(요즘 배우 정상훈이 나를 자꾸만 놀라게 만든다.)

 

남자 앙상블의 합과 군무, 합창은 아주 힘이 넘치고 박력있어서 좋았는데

잠간씩 부르는 짧은 솔로곡들은 오히려 밋밋했다.

닥터 카라스코는 배준성은 첫대면이라 그런지 살짝 이질감이 있었고

(내가 이계창의 카라스코에 길들여진 탓도 있겠지만...)

조카(정명은)와 가정부(김현숙)도 예전보다는 음이 떠있어서 배우가 바뀐 줄 알았다.

그래선지 맛갈스런 고해장면도 전체적으로 잘 살아나지 못해 아쉬웠다.

 

세르반테스가 진짜 재판을 위해 감옥을 떠나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극중이지만 모든 배우들이 전부 세르반테스를 보면서,

세르반테르를 향해 노래부르는 걸 보는 느낌은 어떨까?

이 마지막 장면에서 웃으며 계단을 올라가기 위해서

세르반테스를 맡은 배우는 자신의 모든 걸 다 보여줄 수밖에는 도저히 없을 것 같다.

어쩌면 그 마음의 깊이가, 그 발걸음의 과정이

이 작품이 우리에게 남긴 진정한 메시지인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아름답구나... 이 작품은!

확실히 아름다운 배우구나.... 조승우는!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08.12 08:19

<Hedwig>

일시 : 2013.06.08. ~ 2013.09.08.

장소 : 백암아트홀

극작 : 존 카메론 미첼

작곡, 작사 : 스티븐 트래스크

음악감독 : 이준

연출 : 이지나

출연 : 조승우, 송창의, 손승원 (헤드윅)

        구민진, 조진아 (이츠학)

제작 : 쇼노트

 

6월 이후 두번째 <헤드윅> 관람.

첫번째 관람 때는 조승우를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었다.

"와! 정말 작정하고 제대로 노는구나!"

그동안 그가 무대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구구절절 마디마디 느껴졌다.

 

티켓오픈과 동시에 몇 초 만에 좌석을 all clean하게 만들어버리는 대한민국 최고의 뮤지컬 배우 조승우!

그런 조승우의 떨림을 목격하는 건 아주 엄청난 충격이자 신선함이었다.

현장 느낌에 따라 자유롭게 애드립을 구사하는 배우의 저력과

그러면서 스토리 자체는 절대 흔들어 놓지 않는 배역에 대한 충실함의 조화는

묘한 융합이자 색다른 일체감이었다.

그 느낌은, 뭐랄까!

신명나게 벌어진 굿판을 보는 느낌, 그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만난 조승우 <헤드윅>.

이럴 수가!

이건 완전히 다른 작품이고, 완전히 다른 인물이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헤드윅>이 전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충격이다.

이 작품이 이정도까지 아프고 아련하고 슬픈 작품이었구나!

보는 내내 가슴이 아파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어쩌면 나는 사실 울음을 꿀꺽꿀꺽 삼키고 있었는지도...)

나는 지금까지 "헤드윅"이라는 인물이 세상과 사람에 대한 원망으로 똘똘 뭉쳐있다고 생각했다.

아빠와 엄마, 로빈슨 하사와 토미, 심지어 이츠학에게까지.

그 원망의 마음이 폭발하는 음악으로 쏟아져나오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야 알았다.

헤드윅이 말하고 싶었던 건.

"완전한 사랑" 오직 그것 하나뿐이다는 걸!

"The origin of love"의 가사 그대로

"심장이 저려오는 애절한 고통"을 눈앞에서 목격했다.

느닷없이 내리치는 폭력같은 "그리움"이 그대로 내 가슴에 꼱혔다.

무자비했고 잔인했고 거침없었다.

이래도 되나 싶을만큼!

 

그러니까 이건 일종의 메시지다.

내 생각과 내 마음과 내 모습에 대한 메세지.

지금의 나의 모든 것에 댐한 메세지.

어쩌면 나는 스스로 "해드윅"이 되려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만의 "wicked little town"으로 가기 위해서...

 

용서와 사랑은.

완전히 다른 거다.

용서는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사랑이 정답인가!

피흘리지 않는 또 다른 나의 반쪽이 정답일까?

피흘리지 않는다고 그게 진정한 사랑일까?

 

<헤드윅>

이 작품이, 이 녀석이,

깊게깊게 숨겨놓은 내 일기장을 활짝 펼쳐놨다.

 

어쩌면 나는...

매번 피를 흘리는 쪽만 선택하면서 살지도 모르겠다.

어쩔 수 없다.

그게 나의 "헤드윅"이니까. 

Posted by Book끄-Book끄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