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1. 7. 13. 06:12
오랫동안 그림에 많이 굶주려 있는 상태였는데
오랫만에 그림에 대한 책을 읽었다.
전시회를 다녀온 것도 정말이지 백만년은 지난 것 같다. 
그림에 탁월한(?) 안목이 있는 건도 아니고 그럴 지식도 없지만  
맘에 드는 그림앞에 서면 왠지 모를 편안함과 가득찬 풍요로움을 느깐다.
그래서 때로는 그림 속에 몰래 내 일부를 숨겨놓기도 하고...
책만큼 내게 상상력과 편안함을 주는 그림들이 그래서 나는 좋다.
비록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화가는 꿈꾸는 것을 그리는 사람이란다.
그래서 회화는 눈으로 소통은 하지만 머리로 이해하는 거라고...
과학자처럼 연구하고 작곡가처럼 계획을 세워서 그림을 창조하는 화가의 모습은
종교에 가까운 경건함이고 신성함이다.

 


전준엽의 <나는 누구인가>는
지금은 대가가 된 화가들이 그린 자화상으로만 엮여진 책이다.
전형적인 삼각형 구도를 가진 거울을 보면서 그린 자화상,
관념적이고 형의상학적인 자화상, 
그림 속 등장인물 중 한 명에 자신의 얼굴을 몰래 숨겨놓은 자화상 등 여러 작품도 볼 수 있다.
그림에 대한 작가의 해설과 구도에 대한 설명보다는
매 단락의 서두에 화가가 직접 쓴 일기와 독백의 편지글을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자화상을 그렸을 당시의 아주 솔직한 고백들은
몰래 엿보는 관음의 정수이기도 하다.
초보자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긴한데
깊이가 있는 해설은 기대하지는 마시길... 
하긴 그게 중요한 건 아니거다.
보고 느끼는 건 스스로 하는 거고
느낌이라는 건 사람마다 다 다를테니까.
서른 한 명의 대가들의 작품을 책 하나에 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겐 나쁘지 않았던 책이다.
자화상은 세상을 바라보는 화가 자신의 모습이란다.
하나하나의 그림을 보면서 대가들의 머릿속을 여행해보는 즐거움은 꽤나 신선하고 즐거웠다.
개인적으로 여름이라는 계절은 
그림 보기에 참 좋은 계절인 것 같다.
상상력은 삼복더위를 충분히 이기고도 남는다. ^^

                   빈센트 반 고흐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1889>

                                   폴 고갱 <레미제라블 1888>

                                  앙리 루소 <나 자신, 초상 : 풍경 1890>

                               살바도르 달리 <구운 베이컨과 부드러운 자화상 1941>

                                                디에고 벨라스케스 <시녀들 1656>

 


                              알브레히트 뒤러 <1498년의 자화상>

                       알브레히트 뒤러 <1500년의 자화상>

                          프리다 칼로 <두 명의 프리다 1939>

                                      에콘 실레 <이중 자화상 1915>

                                       마르크 샤갈 <산책 1917~1918>

 

    아르놀트 뵈클린 <피들을 연주하는 죽음의 신이 있는 자화상 1872>

                               에드바르 뭉크 <저승에서 자화상 1895>

                                  에드바르 뭉크 <자화상 1895>

                                   폴 세잔 <자화상 1890~1984>

                       페르디낭 빅토르 외젠 들라크루아 <녹색 조끼를 입은 자화상 1837>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