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4. 4. 25. 07:34

요즘은 무심코 집어든 책이 자꾸 뒷통수를 후려친다.

그때마다 솔직히 많이 당황스럽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예고없는 가격이라면 언제라도 환영이다.

살아있음을, 살아서 이렇게 느끼고 있음을 감사하게 되니까.

"엘리펀트맨'

영화로도 제작된 이 작품이 실화란다.

그래서 절망했다.

1862년 영국에서 태어나 27살에 사망한 조셉 메릭

그의 병명은 다발성 신경성 섬유종증이다.

온 몸에 륭칙한 혹을 주렁주렁 달고 사는 사람.

인간은 그렇다.

"normal"이라고 규정된 것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바로 "elephant man"이라 부르며 가차없는 손가락질로 매도한다.

"괴물"은 그렇게 타인의 규정에 의해 그렇게 탄생된다.

 

솔직히 말하면 이 소설은 아주 잘 쓴 책이 아니다.

오히려 조악하다고 말해야 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내내 가슴이 답답하고 막막했다.

사람이라는 건...

참 무섭다.

그리고 사람의 눈은

이것보다 훨씬 더 무섭다.

정상적인 사고와 이성을 가진 사람을

외모 하나만으로 엘리펀트맨이라 부르고 전시하는 사람.

명백한 엘리펀트맨은 바로 그들이다.

 

그런데... 그런데...

지금 우리 곁에는 너무 많은 엘리펀트맨들이 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멀리 있어야 할 것은 너무 가까이 있고

가까이 있어야 할 것들은 너무 멀리 있다.

 

도대체 지금,

우리는 누구와 함께 있는 걸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