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o해도 괜찮아2017. 4. 6. 10:07

비.

봄을 잊게 하는 비다.

바람도 대단했고 빗방울도 꼭 장마처럼 후두둑 떨어졌다.

걱정이 됐다..

저러다 야직 다 피지 못한 꽃들이 그대로 떨어져버리지나 않을까...

얼마전에 윤여정이 모프로에서 이런 말을 하더라.

늙으니까 꽃이 먼저 보인다고.

아직 그 나이가 된 건 아니지만 공감이 됐다.

아마도 그건 "미(美)"에 대한 감탄만은 아닐거다.

"생(生)"에 대한 찬란함 혹은 생동감.

색(色)은 활(活)을 이기지 못한다.

 

꽃바람이 났는지

출퇴근마다 벗꽃나무 아래서 서성이는 시간이 길다.

어둠 속에서 보는 그네들은 꽃이 아니라 빛이다.

바람이 불때마다 꽃은 빛이 되어 사방으로 산란한다.

참 이상도 하지?

비가 오면 왜 시인 기형도가 생각날까?

더 정확히 말하면 그가 쓴 눈에 대한 글이...

하늘과 땅 어디에도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공중으로 흩어지는 눈이

눈 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그 모습 위로 시인 오규원의 시 한 구절이 오버랩된다.

총총총. 고전적으로 내리는 비.

 

그리운 것들이 많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