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본 일정의 특급 이유는 단연코 "조카의 졸업식" 참석이었다.
3살때 일본으로 떠난 꼬맹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8월이면 미국 서부의 명문 UC 버클리(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로 떠난다.
전공은 Biological sciences.
그야말로 글로벌한 학업생활을 이어 가게 될 조카.
어릴때부터 고베에 있는 canadian academy라는 외국인학교를 다녀서 조카의 영어 실력은 그냥 네이티브 스피커다.
일본에 사니까 일본어를 하는 건 당연한거고
학교에서 스페인어와 중국어를 공부해서 그것까지 할 수 있다.
물론 한국어는 모국어니까 당연히 할 줄 알고!
내 조카지만 대견스럽고 대단하다.
게다가 인성까지도 참 곱다.
외동딸이고, 외국에서 자라서 이기적으로 변할까 걱정했는데
너무나 예의 바르고, 밝고, 애교도 많아서 작은 친절에도 꼭 껴안으면서 "Thank you"를 연발한다.
사랑한다, 좋아한다는 소리로 입에 달고 살고...
눈물나게 이쁘고 사랑스런 조카.
요 이쁘고 사랑스런 조카가 canadian academy를 차석으로 졸업했다.
(이 학교가 올해 100주년이 되는 기념적인 해이기도 하다)
졸업식 오프낭 연설을 시작으로 어찌나 연단으로 자주 올라오던지...
숱한 외국인들 앞에서 나까지도 무지 자랑스러웠다.
오프닝에, 피아노 연주에, 차석 트로피에, 장학금 수여에, 학생 대표 연설에...
사진을 찍겠다고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앞자리에 앉았는데 그만 프로그램을 잃어버려서
조카가 나오는 순서를 몰라 셔터가 자꾸 뒷북을 쳤다.
놓친 순간들이 너무 많아 어찌나 미안하던지...
(조카 녀석이 너무 자주 나오기도 했다. 이젠 안나오겠지 했는데 또 나오고, 또 나오고...)
한국에서도 못가본 외국인학교 졸업식을 다 참석하고...
이게 다 똑똑한 조카 덕분!
자국의 전통의상을 입은 졸업생들의 모습이 참 이채롭고 기념적이더라.
조카도 원래는 한국에 들어와서 한복을 맞출 예정이었는데
대학입학 준비가 길어지면서 결국 못오게 돼서 그냥 드레스를 입었다.
드레스도 예뻤고 언니가 해준 화장도 아주 예뼜고...
내 눈에 우리 조카가 제일 이쁘고 사랑스럽더라.
조카를 따라다니면서 계속 사진을 찍었는데 외국인들은 도무지 나이가 가늠이 안된다.
조카에게 "선생님이야?" 라고 물어보면
자꾸 "친구야..." 라고 대답해서 나중엔 포기했다.
계속 틀리니까 혼자 민망해서....
8월 말이면 조카는 가족과 헤어져
혼자 UC 버클리 기숙사로 들어가야 한다.
조금 안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걱정은 안된다.
똑똑하고 현명한 아이니까 잘 해나가리란 건 알기 때문에!
선하고 예의 바르고 밝은 조카 녀석.
그곳에서 녀석은 더 크고 더 넓게 세계를 꿈꾸고 만들어갈거다.
조카가 만들어가는 세계를 믿고 지켜봐주는 것.
이모가 할 일은 이게 전부다.
다만 딸을 보내놓고 한동안 허전해할
언니와 형부가 걱정이다.
Grace Yun!
네 세계는 이제 또 다시 시작이다.
맘껏 눈부시게 날아 올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