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5. 10. 29. 08:31

성모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안고 있는 피에타(Pieta)는

산 피에트로 대성당에서 가장 유명한 조각상이다.

미켈란젤로가 1499년  피에타를 만들었을 때는 나이는 고작 24세였다.

완성된 작품을 보고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저 나이에 만들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고, 분명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을거라고...

미켈란젤로는 화가 났다.

그래서 베드로성당 문이 닫힐 즈음 들어가 몰래 숨어있다가

성모마리아의 오른쪽 옷깃에 서명을 남긴다.

"피렌체에서 온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만들다"

그렇게 피에타는 미켈란젤로의 서명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이 됐다.

피에타란 성모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품에 안고 있는 형상 자체를 뜻하며

라틴어 원뜻은 "자비를 베푸소서"이다.

이 작품은 작가에 대한 구설수도 있었지만

그후에는 마리아의 얼굴이 너무 젊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고

예수에 비해 마리아가 너무 크게 조각됐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그렇다면 정확한 인체의 비율을 작품 속에 추구했던 미켈란젤로가 실수를 했던걸까?

그걸 알기 위해서 피에타를 위에서 내려다 봐야만 한다.

정면이 아니라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리아가 예수님보다 더 작아 보인다.

미켈란젤로의 의도는 그랬단다.

피에타는 인간이 시선이 아닌 신이 내려다보기에 가장 좋은 각도와 비율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가이드가 보여준 포토북 사진을 보면서 그렇구나... 이해했다.

책 한 권이 전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사진으로만 구성된 책을 보고 머릿속에 불이 켜졌다.

어디가면 구입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구하기 힘들거란다.

그래서 사진 좀 찍을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흥쾌히 건네준다.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볼수록 황홀해서 그대로 들고 도망가고 싶었다.

진심으로...

 

 

정말 대리석이 맞나????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더라.

그야말로 넋을 놓았다는 표현이 정확하겠다.

미켈란젤로는 대리석에 광채를 내기 위해 가죽으로 600만번 이상을 문지르고 또 문질렀단다.

특별한 조명이 설치된 것도 아닌데 피에타 안쪽에서부터 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보이는건

미켈란젤로가 오랜시간 공들인 수작업의 결과라 하겠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바티칸 박물관전"을 했을때 피에타 카피작도 함께 왔었는데

그때의 느낌과는 완전히 달랐다.

확실히 다른 모든 것을 정지시키는 위대함이더라.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해져서

카메라 줌을 최대한으로 당겼다.

더이상 줌이 안된다는게...  처음으로 원망스러웠다.

(이런 갈증때문에  사란들이 대포같은 렌즈를 사는 모양이다...)

 

지금의 피에타는 이렇게 방탄유리 안에 들어가 있지만

1972년까지는 그대로 개방된 상태로 전시됐었다.

1972년 한 남자가 망치를 들고 피에타를 손상시키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남자는 호주 이민자 라즐로 토스였는데

마리아의 코와 왼쪽 눈꺼풀을 부수고

왼쪽 팔꿈치와 머리 베일 일부를 파손시켰다.

체포후 자신이 예수라고 주장했다는데 정신이상자로 판명이 났고

피에타는 긴 시간 복원에 들어간다.

그리고 복원이 끝난 뒤에는 또 다시 발생할지 모를 훼손사건 방지를 위에

바티칸에서 유일하게 방탄유리 안에 들어가게 됐다.

그래서 바티칸 박물관에서는 셀카봉을 꺼내면 제지를 당한다.

작품 전부가 그대로 노출된 상태라 셀카봉을 휘두르다 엄청난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한국 사람들은 셀카만 찍으면 정신줄을 놓기 때문에 특히나 주의를 요한다고.

(실제로 그런 유사한 사건이 바티칸에서 일어났었단다...)

한국인의 셀카봉 사랑이 심각하긴 하다.

나도 불쑥불쑥 들어오는 셀카봉때문에 몇 번이나 깜작 놀랐는지 모른다.

셀카봉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부탁컨데 때와 장소는 꼭 가려줬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진심으로

간곡히 부탁한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