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고 끄적 끄적...2013. 4. 19. 07:46

바람이 찼다.

차가운 바람과 비가 두서없이 내리기도 햇다.

흐드러진 벗꽃을 보기가 쉽지 않겠구나 생각은 했는데

기어이 꽃이 진다.

벌써 초록 잎은 톡톡 튀어나와 빠른 속도로 영역을 넓혀간다.

난.분.분.

바람에 날리는 분홍 꽃잎의 화려한 낙화를 보고 싶었는데

아마도 그 소망은 내년으로 미뤄야 할 것 같다.

점점 낙화가 이상해지고 있긴 하지만...

 

그나마도 놓칠까봐 출근길에 카메라 셔터를 성급하게 눌렀다.

6시가 조금 넘어선가?

사진이 흐리다.

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가는 시간,

그 시간은 늘 그렇게 흐리다.

그래도 그 명암 속에는 온전한 하루가 꼬박 담겨있다.

나는 그 순간을 절정"이라고 말하련다.

균형이 이제 막 깨지려고 하는 찰나.

어쩌면...

벗꽃도 지금 그 찰나에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초록 잎사귀들의 폭격은 이제 막 시작됐다.

그러나 아직은 연한 분홍 꽃잎들의 세력도 만만치 않다.

어느 순간 역전이 되겠지만

아직은 "공존"의 시간을 함께 나누고 있다.

서로의 순서를 존중하면서...

 

하늘 위에 걸린 두 개의 세계.

혼돈 위에 얹힌 순간적인 평정.

정직하게 흔들리고

깨끗하게 상처받자!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