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o해도 괜찮아2017. 1. 9. 09:04

<펜텀싱어>

요즘 이 프로그램에 제대로 홀릭되어 있다.

노래를 다운받아 핸드폰에 차곡차곡 넣어두고 틈이 날때마다 듣는다.

이 노래들을 들을 땐 가능하면 혼자서, 이어폰을 꽂고 듣는걸 추천한다.

그러면 알게 된다.

어떤 노래는 머리로 느껴지고,

어떤 노래는 가슴으로 느껴지고,

어떤 노래는 몸이 먼저 반응한다.

어떤 노래는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머리로 흘려가고

그럴때면 몸이라는건 더 이상 없고 단지 노래만, 소리만 남는다.

 

사람의 음성이라는건.

참 무섭고 위대하다.

턱없이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영원히 살고 싶다. 영원히 살아 이 노래를 되돌임표처럼 들었으면 좋겠다.

Caruso에 전율하고, Luna에 위로받고, Il libro dell' amore에 무너졌다.

심지어 염치도 어이도 없다는걸 알면서 덜컥 화까지 난다.

나는 왜 이 사람들의 반만큼도, 아니 반의 반만큼도 노래하지 못할까... 싶어서.

가끔은 구음(口音)이라도 잘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감각이라는게 참 묘해서

때론 화인(火印)이 돼 몸 어딘가 기어이 흔적을 남긴다.

방 한켠에 조용하게 담겨 이 음악들을 들으면서

몸 속에 꾹꾹 찍히는 화인들때문에 책장을 넘길 수 없었다.

영생을 꿈꾸다고 말해놓고 다른 한편으론 이대로 숨이 멎어도 상관없다는...

이 이율배반적인 생각.

 

아득한 아늑함이

참 좋구나.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