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덥다....에서 끝나면 좋을텐데
덥다라는 말이 부러울 정도의 날씨다.
그래서,
못하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운동을 못하고 있고,
주말에 즐겨 탔던 자전거도 못타고 있고,
개인적인 여행기도 못올리고 있고.
식사도 잘 못하고 있고,
잠도 못자고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퇴근을 못하고 있다.
커튼도 없고, 에어컨도 없는,
큰 일 대로변에 서있는 9층짜리 나홀로 아파트 꼭대기층은
살벌한 옥탑방 실사판이다.
늦은 밤 현관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하루 내내 통창으로 들어온 햇빛으로 달궈진 아파트는 보일러가 터진건 아닌가 의심케한다.
걸을때마다 발바닥에 그대로 전해지는 뜨거움.
에어컨을 사거나, 집을 팔거나.
아무래도 양당간에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다.
사실 요즘은 일요일에도 병원에 나온다.
아니 나올 수 밖에 없다.
집에 있다가는 온열질환에 결려 위급상황이 발생할 것만 같아서...
집순이의 품위가 정말이지 말이 아니다.
이 난민생활이 8월까지 지속되는건 아닌가 슬슬 겁이 난다.
좀 바보가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이러다 뇌가 녹아내리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못하고 있는 것들이 지금도 너무 많은데
이 상태라면 못하고 있는 것들이 점점 더 생길것 같다.
놔버리자, 다 놔버리자 하면서도
이대로 영영 놔지게 되는건 아닐까 걱정된다.
대단찮은 샮이지만
못하고 있는 것들이
하고 있는 것들로 바뀔 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