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2. 1. 4. 05:56
내가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오타쿠도 아니고
하가시노 게이고의 매니아도 아니면서 어쨌든 그의 책을 계속 읽게 된다.
우리 병원에 이 작가를 무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매번 새 책이 들어올때면 꼭 하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한 권씩 포함되어 있다.
덕분에 나도 도서관에 예약을 해놓고 순서가 오면 가볍게 읽게 됐다.
치열하거나 기발한 내용은 아니지만 읽기에 나쁘진 않다.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이 사람의 책을 읽었더니
이제 점점 사건 전개가 어떻게 될지 보이기 시작했고
그러다 결국 내 생각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 결론을 만나게 된다.
항간에는 하기시노 게이고의 약발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다는 평가도 있다.
뭐, 사람이 늘 충격적인 반전을 계속 만들어 낼 수는 없지 않을까?



지금까지 살면서 스키장이란 곳을 딱 한 번 가봤다.
그것도 남들 열심히 스키탈 때 무서워서 맥도날드에 처량하게 앉아있던 게 전부였다.
가기 전엔 드넓게 펼쳐진 하얀 설원을 보겠구나 싶어 기대했는데
막상 실제로 보니 인공의 눈은 어쩐지 현실감이 없어 당혹스럽더라.
오히려 현실감은 그때 눈으로 본 스키장의 눈보다
눈으로 읽은 스키장의 눈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
스키장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며 돈을 요구하는 협박 편지 한 통.
소설의 내용은 지루하게 일반적이다.
허를 찌르는 반전의 묘미도 사실 별로 없다.
읽으면서 유일하게 든 생각은 영화로 만들어지면 그래도 책보다는 괜찮을 것 같다는 거.
(일본에서 영화화 하기로 했다고는 하더만....)

아직까지는 나도 하얀 설원에 대한 로망이 남아있나 보다
(책을 끝까지 읽었던 것도 그 로망의 이끌림이 아니었을까?)
뭐 그렇더라도 설원의 유혹보다는 매번 추위의 기습에 굴복하고 말지만...
한 번 가보고 싶긴 하다.
한겨울의  일본 스키장을...
역시나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테지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