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0. 8. 24. 05:56
원래 나관중의 삼국지는 분량이 길지 않은 소설이라고 한다.
원제목은 <삼국지통속연의>
실제 <삼국지>는 진수가 쓴 역사서고
우리가 <삼국지>라고 알고 있는 책은 나관중이 진수의 책을 소설화한 것이란다.
거기다가 우리나라에서는 고우영, 이문열, 황석영 등에 의해
10여 권 분량의 책으로 나와있다.
책과 친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그 권수에서 일단 한숨을 쉴 수밖에 없다.
어쨌든,
한 번은 읽어야 하는 책이 <삼국지>라고 하고
베스트셀러나 감명 깊게 읽은 책 목록에 항상 상위권에 올라가 있는 책이 바로 <삼국지>다.
(마치 비틀즈의 "Let it be" 처럼...)
이게 참 아이러니다.
제목과 내용은 좀 아는데 사실을 들여다보면 다 읽은 사람은 별로 없는 책.
솔직히 <삼국지>도 그런 책 중에 하나다.



삼국지를 실제로 읽었던 사람이라면 달랑 한 권으로 출판된 이 책이 아무래도 무지 낯설게 느껴질테다.
혹시 뭉턱뭉턱 이야기가 잘려나간 건 아닌가 의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처음 책을 손에 잡았을 때 나 역시도 놀랐다.
이미 이문열의 삼국지 10권을 읽은 나로서도
이  한 권에 방대한 분량의 이야기가 들어있다는 게 아무래도 수상쩍기만 했다.
그런데 읽고 난 느낌은.
나쁘지 않다.
이야기가 좀 심하게 간결해서 기승전결이 뚜렷하진 않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다.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桃園結義)를 시작으로
마침내 진나라에 의해 위.촉,오가 통일되는 결말까지 흐름을 쉽게 쉽게 따라갈 수 있었다.
솔직히 삼국지를 읽으면서
몇 합도 안 돼서 누가 두 동강이 났다는 둥
누가 누구를 속여 누구를 얻고, 누가 누구를 죽었다는 둥 하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걸 읽는 건
개인적으로 별로 즐겁지가 않았다.
이러니까 여자들이 삼국지를 싫어하지...
애면글면 탓을 하기도 했고...
다시 삼국지에 관심이 갖게 된 건 아무래도 영화의 힘인 것 같다.
<적벽대전>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삼국지가 새롭게 다가왔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문열의 <삼국지>를 읽고 <적벽대전>을 보고 나서 그런지
이 책이 더 쉽게 읽혀진다.



合久必分 分久必合(합구필분 분구필합)
합한 지 오래면 반드시 나뉘고 나뉜 지 오래면 반드시 합해진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삼국지>가 왜 꼭 읽어야 하는 필독서가 됐을까?
좋은 고사성어나 명언들, 그리고 위대한 인물들도 나오긴 하지만
내 눈에 매복과 기습, 배신과 음모로 가득찬 것 같아
영 뒷끝이 찜찜하기만 해서...
어쩌면 <삼국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남자가 되던지
아니면 유비가 제갈공명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三顧草廬.)하듯
<삼국지>에 삼고초려를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역사는 되풀이 된다.
이것 하나만큼은 역시 진실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