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4. 3. 17. 08:17

그리스의 대문호 니코스 카잔차키스.

우리나라엔 <그리스인 조르바>로 잘 알려진 그에게 지금 빠져있다.

<수난1,2> 권을 폭풍처럼 읽어내면서 내내 생각부터 했다.

너무 일찍 이 책을 읽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그리고 주제 사라마구의 <예수복음>을 읽은 상태로 이 책을 만나서 다행이라고!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이제부터 나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작품들을 일부러 찾아서 읽게 될 것이다.

 

그리스의 작은 마을 "리코브리스"

그리스도의 수난극을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각각의 역할을 정하는 마을의 원로들.

양치기 마놀리오스에게는 "예수"의 역할이 주어진다.

베드로와 유다. 야고보, 요한그리고 마리아까지...

그러다 이 풍요로운 마을에 유랑민들이 들어온다.

터키의 침략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긴 그들은 리코브리스에 도움을 요청한다.

자기의 것을 나눠야 하는 상황 앞에서.

인간은 아주 필사적으고 구체적으로 이기적이 된다.

소위 말하는 지도자의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위선과 욕망.

그걸 이 작품은 아주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역할극은 이제 더 이상 역할극이 아닌 현실이 된다.

또 다시 "예수"를 핍박하는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다.

 

...... 헛되군요, 나의 예수님.

       2천년이 지났는데도 인간들은 여전히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고 있지 않습니까?

       도대체 언제쯤이면 당신은 다시 태어나 이번만큼은 십자가에 못 박히지 않고

       우리 가운데서 영원히 사실 겁니까? ......

 

조물주의 창조는 늘 반복되고

그래서 인간의 창세기도 늘 반복된다.

당연히 인간의 출애굽기도 반복되고

예수의 골고다 고난도 반복된다.

구약과 신약의 끝없는 반복.

수없이... 수없이... 몇 번씩 반복되고 있는 예수의 십자가 고난.

인간은 자기 자신이 못 박히기 전까지는 결코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다.

그게 인간의 불행이고,

인간의 역사다!

 

인간의 사악함은...

신의 창조 그보다 훨씬 더 멀리까지 가버렸다.

그래서 이젠 신조차도 어쩌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저 수없이 못박히는 예수만 보낼 뿐...

 

그랗다면 예수는,

앞으로 몇 번을 더 못박혀야 할까?

감히 신에게 부탁하고 싶다.

이제 인간을 버리라고...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