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o해도 괜찮아2017. 7. 4. 08:20

한동안 책을 안 샀다.

그렇다고 그동안 책을 안읽었던건 아니고

주로 병원 도서관과 집 근처 구립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었다.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몇 년 전부터 책을 구입하는게 좀 망설여지더라.

천편일률적인 양장본 무게도 부담스러웠고

글자 반, 여백 반인 페이지의 황량함도 싫었다.

게다가 종이질 자체가 너무 밝다보니 눈에 피로감도 엄청났다.

활자증후군에겐,

이 모든 조건들은 "좋지 않음!"이다.

 

 

6권의 책을 한꺼번에 샀다.

영국 작가 제럴딘 매코크런의 <시라노>와

체코의 국민작가라 불리는 모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

그리고 최고의 번역가이자 불문학자인 김화영의 산문집 4권.

위의 두 권은 두꺼운 표지의 양장본이고

김화영의 산문집들은 다행히 양장본이 아니다.

김화영과 정영목, 김난주. 

내가 정말 많이 사랑하는 번역가 세 분.

특히 김화영은 번역하는 문장 문장도 하나같이 섬세하고 아름답지만

주옥같은 산문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벼르고 벼르다 드디어 4권의 책을 구입했다.

섬세한 그의 글로 만날 생각에 맘이 설렌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고요하게 읽을 생각이다.

마치 처음 언어를 배운 사람처럼 조심스럽게 또박또박.

읽는 동안은  내 머릿속에는 푸른 지중해가 펼쳐질지도 모르겠다.

좀 쉬어도 되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