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4. 1. 20. 10:44

2007년 7월에 출판된 정유정의 소설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참 독특한 이력을 가진 작가 정유정,

간호사로 현업에서 꽤 오랫동안 일을 했고,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서 일하기도 했던 그녀는

이젠 완전히 전업작가가 됐다.

그것도 꽤 괜찮은...

아마도 직업적인 유사성때문에 더 관심을 갖게 됐는지도 모르겠지만

소재도, 이야기 구성도, 문체도. 표현도 참 좋다.

<내 심장을 쏴라>에서 시작된 정유정읽기는

<7년의 밤>으로 그리고 작년 <28>로 이어졌다.

세 편 다 소재가 너무나 달라서 깜짝 놀랐다.

이 이야기들을 쓰기 위한 취재들을 정유정은 어떻게 했을까?

상상력과 재능도 물론 탁월하지만

그녀의 글 속엔 발로 뛰어서 알아낸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생동감이 있다. 

정유정은 정말이지 천상 이야기꾼이구나 싶다.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어쩌다 순서가 역행하긴 했지만 이 책 역시도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진진했다.

<내 심장을 쏴라>와 비슷한 호흡과 속도감은 두번째라고  제법 익숙해졌는지

나름대로 즐기면서 읽어나갔다.

그게 장점이자 단점.

아마도 세번째 장편 <7년의 밤>도 이런류의 소설이었다면

지금과 같은 정유정은 없지 않았을까 싶다.

이야기는 딱 "청소년"스러운 혼란과 무질서, 그러면서도 어른인척하는 아이스러움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깊이보다는 잠깐씩 느껴지는 번득임이 아주 신선했다.

정말 그렇다.

세상에는 자기가 그 입장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진실이라는 게 있다.

그래서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는게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이 아이들은...

시간의 변두리에서 만나질 수 있는 아이들이고

우리 역시 그 시간의 변두리를 지나왔다.

그때를 우리는 과연 기억할 수 있을까?

아직 한참을 더 커야만 어른이 되는 아이들인데...

그 아이들이 내게 무거운 화두를 남긴다

 

비.밀.

시간이 공간으로 이동하는 그 순간을

나는 "비밀"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 비밀의 시간에 귀기울이는 것.

그게 쓰는 이유고, 읽는 이유고, 살아내는 이유다.

정유정도, 나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