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에 출판된 정유정의 소설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참 독특한 이력을 가진 작가 정유정,
간호사로 현업에서 꽤 오랫동안 일을 했고,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서 일하기도 했던 그녀는
이젠 완전히 전업작가가 됐다.
그것도 꽤 괜찮은...
아마도 직업적인 유사성때문에 더 관심을 갖게 됐는지도 모르겠지만
소재도, 이야기 구성도, 문체도. 표현도 참 좋다.
<내 심장을 쏴라>에서 시작된 정유정읽기는
<7년의 밤>으로 그리고 작년 <28>로 이어졌다.
세 편 다 소재가 너무나 달라서 깜짝 놀랐다.
이 이야기들을 쓰기 위한 취재들을 정유정은 어떻게 했을까?
상상력과 재능도 물론 탁월하지만
그녀의 글 속엔 발로 뛰어서 알아낸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생동감이 있다.
정유정은 정말이지 천상 이야기꾼이구나 싶다.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
어쩌다 순서가 역행하긴 했지만 이 책 역시도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진진했다.
<내 심장을 쏴라>와 비슷한 호흡과 속도감은 두번째라고 제법 익숙해졌는지
나름대로 즐기면서 읽어나갔다.
그게 장점이자 단점.
아마도 세번째 장편 <7년의 밤>도 이런류의 소설이었다면
지금과 같은 정유정은 없지 않았을까 싶다.
이야기는 딱 "청소년"스러운 혼란과 무질서, 그러면서도 어른인척하는 아이스러움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깊이보다는 잠깐씩 느껴지는 번득임이 아주 신선했다.
정말 그렇다.
세상에는 자기가 그 입장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진실이라는 게 있다.
그래서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는게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이 아이들은...
시간의 변두리에서 만나질 수 있는 아이들이고
우리 역시 그 시간의 변두리를 지나왔다.
그때를 우리는 과연 기억할 수 있을까?
아직 한참을 더 커야만 어른이 되는 아이들인데...
그 아이들이 내게 무거운 화두를 남긴다
비.밀.
시간이 공간으로 이동하는 그 순간을
나는 "비밀"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 비밀의 시간에 귀기울이는 것.
그게 쓰는 이유고, 읽는 이유고, 살아내는 이유다.
정유정도,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