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o해도 괜찮아2017. 5. 22. 13:17

이제 5월 중순인데 날씨가 벌써 뜨겁다.

작년 여름이 생각났다.

한 일주일 정도 미친 듯이 더웠었고

에어컨없는 9층 꼭대기 집은 그대로 찜질방이 되버렸다.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면 저녁인데도 마룻바닥은 발을 디디는게 겁이 날 만큼 뜨거웠고

짧은 잠은 열대야 때문에 더 짧아졌다.

덕분에 아침은 늦은 밤처럼 피곤했다.

올 더위도 작년 못지 않을 것 같단다.

에어컨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지금 열심히 고민 중이다.

선풍기 바람도 싫어하는 내가

이 거대한 가전제품을 집에 들이는게 맞나 싶다.

생물이 됐든 무생무이 됐든 뭔가를 새로 들이는 일은

이젠 가능하면 안하고 싶어서...

 

혼자 고민하다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오존주의보가 내렸대서 두 어시간 타고 들어올 생각이었는데

바람이 너무 순했다.

그래서 자전거휠도 순하게 돌아갔다.

발에 힘을 주지 않아도 저절로 앞으로 나가는게 기특하고 신기했다.

이대로 구리까지 달릴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내리막길에서 발목이 잡혀 되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시간을 확인하니 4시간이나 지나있었다.

 

순한 바람에 깜박 넘어가 무리를 했다.

그리고 그 여파를 하루 지난 지금 절실히 느끼고 있다.

자전거 핸들을 어찌나 세게 잡았는지 양어깨도 묵직하고

허벅지와 종아리도 뻐근하다.

발바닥에는 불이 옮겨 붙었고... 

넘치는건,

이렇게 꼭 후폭풍을 남긴다.

 

뭐가 됐든 선을 넘으면 몸에는 독이 된다.

더위도, 운동까지도,

그러니 순함에 속지 말고,

심함에 주눅들지 말자.

 

중요한건 나만의 pase.

그걸 꼭 지키자.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