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0. 2. 11. 06:22
솔직히 별스럽지 않은 책일거라고 생각했다.
요즘에 많이 나오는
OO에 OO하지 않은면 OO한다...
뭐 대략 이런 시리즈물의 일종이라고 생각했다.
우습다.
지금 나는 이 책만 3번째 읽고 있고
두 어 권쯤겹쳐 읽는 것도 하지 않은 체
오로지 이 책만 들고 있다.
책에 쓰여 있는 25 가지 후회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그 후회들이 그대로 고스란히 담겨있다.
지금도 벌써 이렇게 많은 후회를 인정하고 공감하는데
죽음을 앞에 두고는 얼마나 많은 후회로 가슴을 칠까
덜컥 겁이 났다.



글을 쓴 오츠 슈이치는
말기 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완화 의료(호스피스) 전문의다.
죽음을 앞에 두고 병실 침대에 누운 이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선생님은 무언가를 후회한 적이 있나요?"
지금까지 천 명이 넘는 환자를 떠나보내면서
"후회"에 관한 질문을 얼마나 많이 받았던가!
환자에게 남은 시간은 몇 주일이 고작이다.
몸은 이미 자유롭지 못하다
마음대로 걸어 다닐 수도 없고 낮에도 깨어 있는 시간보다
잠들어 있는 시간이 더 많다.
암 말기에 흔히 나타나는 체력 저하를
수면으로 보충하려는 현상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몸과 마음은 물론 이성적인 판단까지도 혼미해진다.
환자가 지금 하는 후회가 인생에서
미루고 미루던 숙제 탓이라면
그 후회는 그의 가슴을 더욱 깊이 후벼 팔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고백하는 그의 곁에서 그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묻는다.
"무엇을 가장 후회하시나요?"
그들는 천천히 입을 연다.



책 속에 담긴 사진들에 시선이 멈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습이다.
일본인이 쓴 글에 우리나라 사진이라...
출판사가 편집을 다시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행히 어색하지 않다.
아주 오래전 가물해진 기억들을 하나씩 들춰내는 기분이다.
그러지 않았을까?
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도
자신의 과거들을 하나씩 흑백사진처럼 반추하면서
하지 못한 뭔가를 조용히 털어놨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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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후회,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두 번째 후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
세 번째 후회, 조금만 더 겸손했더라면
네 번째 후회, 친절을 베풀었더라면
다섯 번째 후회, 나쁜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여섯 번째 후회,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했더라면
일곱 번째 후회,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더라면
여덟 번째 후회,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아홉 번째 후회, 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
열 번째 후회, 죽도록 일만 하지 않았더라면
열한 번째 후회,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떠났더라면
열두 번째 후회, 내가 살아온 증거를 남겨두었더라면
열세 번째 후회, 삶과 죽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열네 번재 후회, 고향을 찾아가보았더라면
열다섯 번째 후회,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맛보았더라면
열여섯 번째 후회, 결혼을 했더라면
열일곱 번째 후회, 자식이 있었더라면
열여덟 번째 후회, 자식을 혼인시켰더라면
열아홉 번째 후회, 유산을 미리 염두에 두었더라면
스무 번째 후회, 내 장례식을 생각했더라면
스물한 번째 후회, 건강을 소중히 여겼더라면
스물두 번째 후회, 좀 더 일찍 담배를 끊었더라면
스물세 번째 후회, 건강할 때 마지막 의사를 밝혔더라면
스물네 번째 후회, 치료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스물다섯 번째 후회, 신의 가르침을 알았더라면



요즘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어쩌면 지나친 인내와 희생이 마음의 부조화를 야기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방종이 아닌 진정한 자립을 바탕으로 자유를 만끽하며 사는 사람은 강하다... 그들의 마지막은 빛났다.

죄를 반성할지언정 자책하지는 말자. 도를 지나친 죄책감은 자신을 파괴할 뿐이다. 단지 인간으로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도 나약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단순히 형벌 때문이 아니라, 죄를 범했다는 죄책감이 자기 자신을 공포의 구렁텅이에 빠뜨릴 것이다.

일만 하느라고 놀 줄 모르는 사람들,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취미가 하나 정도 있었으면 하고 후회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많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삶의 기쁨을 느낀다.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는 시간에도 마찬가지다. 긴 세월 동안 "놀이"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은 마무리를 아름답게 장식한다. 그 모습에 "후회"는 없다.

건강할 때 인생의 총정리 시간을 가지라. 힘이 들더라도 자신이 살아온 흔적을 남기는 과업은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격려하고 도닥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생명이 사라져도 자신의 과업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진실을 깨달을 때, 인간의 힘과 의지는 더 강해진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