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o해도 괜찮아2017. 1. 11. 08:48

스마트폰의 수명은 어째서 전혀 스마트하지 않을까?

5년을 넘게 사용한 스마트폰이 이제 급기야 주인의 뜻을 거스르면서 통제불능의 상태가 됐다.

심지어 On/Off 마저도 자기 기분대로다.

2~3년을 쓰고 바꿔야 한다는데 그러기엔 어딘지 좀 억울하기도 한다.

스마트하지 못한 나를 만나 스마트한 기능 한 번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노쇄로 접어든게 좀 미안한데

무릇 전자제품이란 수명이 길어야 좋은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이렇게 말하면 비록 옛날 사람으로 치부되겠지만... 뭐 솔직히 말하면 요즘 사람이 아니긴 하다)

 

생각해보면

내 핸드폰의 주된 기능은

주로 여행지에서 사용하는 카메라와 메모장, 그리고 저징된 음악 듣기 정도다.

전화 통화도, 게임도, 인터넷 서치도 별 관심이 없는 나는

핸드폰의 기능이 점점 다양해지는게 이해되지 않는 1인이다.

시도 때도 없이 여기 저기서 재앙처럼 쏟아지는 "까톡!"의 소리도 싫고

대중교통 안에서 아무렇지 않게 볼륨을 높여 게임이나 드라마를 보는 사람도 싫다.

나이 많은 어르신이 앞에 서있음에도

핸드폰에 정신이 팔려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무례함도 싫고

매너없이 큰소리로 고래고래 통화하는 뻔뻔함도 싫다.

잠깐의 편안함을 위해 말도 안 트인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가벼움도 싫고

아무렇지 않게 아이에게 고가의 핸드폰을 사주는 부모의 생각없음도 싫다.

힘들이지 않고 손가락 터치 하나만으로 다른 세상이 열리는건 좋은데

그 세계에 빠져버리는 아이의 실상은 심각하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는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지니

아이는 사생결단으로 스마트폰을 사수하려 버둥댄다.

언어가 아닌 괴성을 동반하면서...

스마트폰 앞에서 언어라는게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이다.

스마트 문맹.

다음 세대의 인류를 우리는 이렇게 불려야 하지 않을끼!

쌍방이 아닌 일방의 세계는...

인간을 너무나 쉽게 거칠고 무례하게 만든다.

 

기술과 속도의 관해서라면 충분히 차고 넘치니

지금부터라도 스마트폰의 발전에

예의와 존중이라는 부분이 포함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부탁한다.

붇박이처럼 핸드폰에 들러붙어있는 고개를 들고 다른 것들에게 눈길을 돌려주길.

그러면 그동안 당신이 놓쳤던 많은 것들과.

그것들이 주는 찬란한 에피소드와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에게 영혼을 빼앗기는 파우스트.

제발 그렇게만은 되지 않기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