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0. 7. 16. 06:35
제목이 참 반어적이라는 생각을 맨 처음 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들어왔던 말은,
행복하려면 서로 서로 관계를 잘 만들어가면서 협력하고 도와야 한다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절대로 "이기적"이 되라고 말하고 있다.
그것도 10가지 방법까지 자상하게 알려주면서...
선입견은 아니지만 이 책은 마치 여자가 쓴 글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감정과 내면을 아주 섬세하고 부드럽게 터치한다.
"카르페 디엠!"
10개의 항목들 모두 결국은 이 단어로 귀결될 수 있다.
지금 현재를 즐겨라! 그것도 이기적으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앞뒤 두 장까지 해서 전부 12장으로 되어 있다.
쉽고 재미있게 읽히고 특히나 별다른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 책이다.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 많다.
사실 요즘 내 기분이 영 엉망이라 읽으면서 트끔한 부분들이 많았다.
특히나 본문 중간중간에 나오는 문학작품 구절들이 이 책을 더 아름답고 흥미롭게 한다.
이기주의자, 그것도 행복한 이기주의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 그 10계명이 있다.
  
01. 남보다 먼저 자신을 사랑하라
02.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말라
03. 자신에게 붙어 있는 꼬리표를 떼라
04. 자책과 걱정은 버려라
05. 미지의 세계를 즐겨라
06. 의무에 끌려다니지 말라
07. 정의의 덫을 피하라
08. 결코 뒤로 미루지 말라
09.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말라
10. 화에 휩쓸리지 말라


이 책의 주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우리가 자신의 감정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현재의 순간들을 통제하라는 것이다.
행복한 사람이 똑똑한 사람고
똑똑함의 참된 척도는 하루하루를,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얼마나 제대로 즐겁게 사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내가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이렇듯 모른 척해도 되는 걸까?"
"내 의지대로 살명서 내 인생을 스스로 선택해도 괜찮을까?"
쉽지 않은 결정을 앞에 두고 고민해야 할 상황에 처한다면 이렇게 자문해 보란다.
"대체 언제까지 죽어 있을 작정인가?"
바람, 희망, 후회는 현재를 기피하기 위한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전술이라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못난 불평 두 가지가 있는데.
지쳤다고 투덜거리는 것과 기분이 좋지 않다고 푸념하는 게 그것이다.
불평은 자기 신뢰가 없는 사람들의 피난처라는 말에 여러 가지 생각들이 겹쳐진다.
불평이라는 감정은 단지 내가 스스로 선택한 의지일 뿐이지
주변에 의해 발생하는 게 결코 아니라는 말에 한 방 먹기도 했다.
결국 나를 괴롭히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행위가 아니라 
철저하게 그런 행위에 대한 내 반응으로 인해 생기게 된다는 뜻이다. 
"저 사람들 왜 저럴까?"라고 말하는 대신
"저 사람들 행동 때문에 내가 왜 괴로워해야 하지?" 이렇게 질문의 방향을 내면으로 돌리라고 충고한다.



제일 마지막 장에는 "행복한 이기주의자"의 모습이 나온다.
이렇게 살 수 있다면 힘들 게 없을 것 같긴 하다.
감정을 통제하고 내면으로 원인을 돌린다는 게
그러나 말처럼 그렇게 쉽다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물론 이 변명도 떼넘기려는 감정의 발로라 위험한 발언이긴 하겠지만...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살았는데도
사는 건 아직까지도 참 어렵고 힘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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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힘껏 살아라. 그렇게 살지 않는 것은 잘못이다. 살아갈 인생이 있는 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생을 가졌거늘 도대체 무엇을 더 '가지려 하는가?' ...... 잃게 되어 있는 것은 잃는 법이다. 이 점을 명심하라. ...... 아직 운이 좋아 인생을 더 살아갈 수 있다면 모든 순간이 기회다. ...... 살아라!  -  헨리 제임스 <사절들>

자책감은 과거 행위와 관련된 감정에 사로잡혀 현재의 순간들을 내팽개치는 것이다. 반면 걱정은 미래의 일에 집착하면서 소중한 현재를 잡아먹는다.
자책감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요긴한 방법이다. 자신이 휘둘리고 있는 상황에 화풀이를 하기도 좋을뿐더러 자책감의 초점을 자신이 아닌 내 인생에 막각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엑 돌리기도 쉽다.
걱정은 미래에 일어날 일 때문에 지금 어떤 식으로든 활력이 무디어지고 매사에 의욕을 잃는 상태만을 말한다.

의무를 끌어안고 사는 경향을 심리학자 앨버트 앨리스(Albert Ellis)는 이런 말을 만들어 표현했다. '머스터베이션(musterbation : 반드시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masterbation에 비유한 말')이다. 하고 싶은 행동은 따로 있지만 의무를 느끼는 데로 행동하지 않고서는 못 배긴다는 뜻이다.

인간은 '진부'라는 맷돌을 하염없이 돌리고 있다. 하지만 맷돌에서 나오는 것은 오로지 그 맷돌에 집어넣은 것뿐. 하지만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즉흥적 사고를 택하는 순간 시, 위트, 희망, 미덕, 교휸적 일화 등 온갖 것들이 와르르 쏟아져나와 인간을 도와준다. - 랠프 월도 에머스 <문학 윤리>
 
"화"라는 것은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경험하는 자기 통제가 불가능한 반응을 가리킨다. 화는 격분, 적개심, 폭력 행사, 말없이 노려보기 등의 형태를 띤다. 단순히 골치가 아프다거나 짜증이 나는 것은 화가 아니다. 화의 핵심어는 "통제 불능"이다. 화가 나면 옴짝달싹 못하게 스스로를 옭아매게 된다. 대게 화는 세상이나 주변 사람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화는 버릇이자 선택이다. 실망을 느낄 때 나타내는 몸에 밴 반응으로, 결국 후회하게 될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든다.
사실 심하게 내는 화는 일종의 정신 이상이다. 자신의 행동을 자신이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다. 따라서 화가 나서 통제력을 잃는 것은 일시적인 광란 상태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