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0. 12. 31. 06:12
01. <그러나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박노해
02. <허수아비춤> - 조정래
03. <부자들의 음모> - 로버트 기요사키
04. <The Apple Story> - 김정남
05. <밤을 노래한다> - 김연수 
06. <올리브 키터리지>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07. <세한도> - 박철상 
08. <정조의 비밀편지> - 안대회  
09. <불편해도 괜찮아> - 김두식

10. <팅커스> - 폴 하딩  
11. <구운몽도> - 정병설

12. <왕세자의 입학식> - 김문식
13. <조선인의 유토피아> - 서신혜  
14.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 공지영
15. <내 젊은 날의 숲> - 김훈
16. <Love & Free> - 다카하시 아유무
17.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 김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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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10년 마지막 날이다.
미처 정리하지 못한 책이 몇 권 있다.
전체적으로 12월은 좋은 책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행복했다.
그러나 김훈만은 제외였다고 꼭 말하고 싶다.
<내 젊은 날의 숲>을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는지 믿을 수 없을 만큼 황홀했다.
그래서 무서웠다.
한 땀 한 땀 수를 놓은 것 같은 그의 묘사는 때론 숨을 쉬는 게 힘들 만큼 잔인했다.
박완서는 말했었다.
그의 <남한산성>을 읽으면서
버르장머리없이 뭉턱뭉턱 잘라낸 단문의 글을 읽으면서
<남한산성>의 눈보라와 추위를 그대로 느껴져 실제로 앓아 누웠었노라고... 
나무와 꽃, 풀들, 그리고 계절과 드러난 뼈들을 읽어낼 때면
나 역시도 숨이 턱턱 막혀 자꾸 책장을 덮었다.
그래서 감히 그 책에 코멘트조차도 적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그림보다 세밀한 묘사를 할 줄 아는 김훈이 미치도록 부럽다.
할 수만 있다면 그 짧은 문장 하나 하나를 오도독 씹어 그 마지막 한 줄까지도 다 삼켜버리고 싶다.
지독한 환멸과 비참함까지 안기는 그의 글을 읽으면서
박완서까지는 아니었는지 나 역시도 끙끙 앓았다.
그래, 이건 어디까지나 전적으로 순전히 김훈 탓이다.
그리고 또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김영하.
그는 김훈과는 또 다른 좌절이다.
그의 미래가 나는 또 그렇게 탐이 나서 미치겠다.
결국 이들은 또 다시 내 "지랄병"을 부추킨다.
지독하구나.
작가라는 신비족(神秘族)들은...
그리고 그들의 언어는...
나는 지금 이들 때문에 아사(餓死) 직전이다.
이들이 계속 글을 쓰는 한 나는 결코 배부르지 못하리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