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o해도 괜찮아2017. 4. 10. 13:13

바람이 있긴 했지만 날이 좋았다.

오전 내내 망설이다 3시에 자건거를 끌고 나왔다.

벚꽃은 날렸고,

꽃나무 아래 사람들은 가득했고,

그 틈을 삐집고 자전거를 타는게 가능할까 의심스러웠지만

일단 끌고 나갔으니 타보기로 했다.

6개월 이상 방치된 상태로 바퀴에 바람을 채워넣고 자전거도로로 내려섰다.

다행이다.

자전거도로는 인도보다 훨씬 한산했다.

그래도 사진찍느라 갑자기 튀어나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속도는 많이 줄여야했다.

올 해 처음 타는 자전거라 장거리는 무리일 것 같아 반포대교까지만 다녀오기로 했다.

 

바이킹의 즐거움은...

속도가 아니라 흐름에 있다.

내 두 발의 수고로움으로 움직이는 이 아놀로그의 힘은

무지 정직해서 편법이라는게 없다.

그 단정하고 깔금한 정직함이 나를 늘 감동적이었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도

이렇게 정직한 동력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반포대교 아래 앉아 한강을 내려다봤고

중간 중간 화사한 꽃들에 발목이 잡혀 자주 바퀴를 멈췄다.

현실을 비현실로 바뀌는 저 빛깔들.

개나리는 선명해서 아름다웠고

벚꽃은 화사해서 아름다웠다.

"꽃길만 걷자!"는 표현이... 정말 가능한거구나.

절감도 하고 감탄도 하면서..

 

정직한건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아름다워서 그런가?

참 어렵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