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4. 10. 6. 07:54

주 5일 근무가 일반적이라지만

나는 토요일에도 어김없이 근무를 한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에 정말 백만년만에 OFF를 냈다.

마침 10월 3일이 개천절이라 금, 토, 일 삼일 간의 꿈같은 휴가가 생겼다.

처음엔 제주도 올레길을 걸어볼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나를 위한 비행기표는 어디에도 없더라!

 

그래서 첫날은...

아침에 일어나 구리까지 자전거로 다녀왔고

(햇빛이 구름 사이로 비스듬히 길을 내는 모습이 너무 예뻐 자전거를 세우고 한참을 바라봤다.)

낮에는 공연 한 편을,

그리고 저녁에는 OFF 모임에 백만년만에 참석했다.

처음엔 정말이지 몸 둘 바를 몰랐는데

아무래도 공통분모가 있다보니 금방 친해지게 되더라.

(이제 어디를 가든 어쩔 수 없는 왕언니의 위치... ㅠ.ㅠ)

 

 

토요일에는 조조로 영화 <제보자>를 봤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황우석 사건"의 기억이 새롭다.

그때 ... 무지 심각했었는데...

앞으로 뭘 먹고 살아야 하나 생존의 고민까지 하게 만든 엄청난 사건이었다.

그 사건의 핵심이었던 황우석 박사는

지금 어쩌고 있는지...

영화에 나오는 "진실이 중요한가? 국익이 중요한가?"의 문제는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내게도 화두를 남긴다.

진실과 이익.

선택의 갈림길에서 나는 매번 뭘 선택했고,

지금은 뭘 선택하고

앞으론 뭘 선택하게 될까?

뭐가 됐든 선택 앞에 떳떳하기를,

다른 뭔가의 뒤로 숨어버리는 선택만은 아니길 바랄 뿐이다.

 

그렇게 영화를 본 걸 빼고는 꼬박 이틀 동안 책 속에 파묻혔다.

인터넷도 안했고, 핸드폰도 멀리했고, 자전거도 안 탔고,

그냥 계속 음악을 틀어놓고 책만 읽었다.

얼마전 동생이 집들이 선물로 사준 미니 컴포넌트가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CD 플레이어가 없어서 내내 바라만 봤던 CD들...

오랫만에 모짜르트와 베토벤, 브람스와 그리그를 들으니 너무 행복하더라.

말로 표현이 안 될 만큼!

 

이런 호사(好事)...

참 좋더라.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삼일을 보내서였을까?

월요일이 다른 때보다 훨씬 더 여유롭다.

 

시간의 속도가...

달라졌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