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8. 5. 28. 13:10

시작은 늘 두어시간만 타고 돌아오자인데...

막상 자전거 위에 앉아 패달을 밟다보면

자꾸 무릿수를 두게 된다.

처음 계획은

반포대교에서 유턴해 가양대교까지 달리자는 거였다.

예상 소요시간은 넉넉히 3시간.

 

그런데 달리다보니 구리시를 넘어갔다.

매번 브레이크를 밟아 멈췄던 내리막길에서도

망설임없이 내려갔다.

심지어 내려서 끌고 올라간 오르막길도

기어를 바꿔서 쑥 올라갔다.

뭔가 내 발과 자전거 패달과 길이 한 몸이 된 듯한 느낌.

햇빛이 쨍하지 않아 눈부시지도 않았고

미세먼지도 괜찮아 두루두루 합이 좋았다.

 

 

구리시 수석교까지 갔는데 공사가 한창이라 길이 막혔다..

계속 갈 수는 있긴한데 공사현장 바로 옆에 임시로 만든 길이었다.

좁은 길이라 반대편에서 오는 자전거를 계속 피하면서 달려야해서

덜컥 겁이 나서 돌아섰다.

덕분에 구리 한강공원에서 내려꽃구경을 했다.

노란 유채꽃도 예뻤고,

울궃불궃 코스모스도 예쁘고,

하얀 민들레 홀씨도 예뻤다.

 

 

사실은,

맘이 심난했었다.

그래서 풍경이 안보일거라 생각했다.

다행이다.

물이 보여서,

꽃이 보여서,

풀이 보여서,

나무가 보여서,

길이 보여서...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