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느끼는거지만,
나는 첫 유럽여행때부터 날씨 운은 있는 편이었다.
매번 화창했던건 아니지만
흐려도 다음날 말짱해지거나,
아니면 잠깐 소나기가 지나가는 정도.
여섯번의 여행이 다 그랬다.
그런 날씨의 호사는
보겔에서도 계속됐다.
쭉~~~~!
보힌호수만큼이나 멋진 보겔 파노라마.
눈 덮인 알프스가 눈 앞에 펼쳐진다.
눈(雪)과 눈(目).
올라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발 밑에는 넓은 호수가
머리 위로는 신비한 알프스가....
말로만 듣었던 꿈같은 조합.
겸손해야하는데...
본 자의 자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사실은...
트레킹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1시간이 채 안되는 아주 짧은 머무름이지만.
그 와중에도 최대한 멀리 가보고 싶어 걸음을 최대한 빨리 내딛었다.
묵직한 걸음이었지만 마음은 순하고 평화로웠다.
뜀박질로 되돌아온 길.
케이블카를 기다리며 가쁜 숨을 고르면서도
나는 넘치게 행복하고 또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