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가모 진자(下鴨神社)의 정식 명칭은 기모미오야 신사(賀茂御祖神社)로
가미가모진사와 관련이 깊다.
가미가모는 천둥신을 모시고
시모가모는 천둥신의 외할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신다.
외가쪽이긴 하지만 가계도로 따지면 시모가모진자보다 위에 있는 신사다.
그래서 두 신사를 통칭해서 "가모진자"라 부른다.
고쇼에서 시모가모진자를 가기 위해 하천을 건넜는데
돌로 만든 징검다리가 눈을 사로잡았다.
돌의 배치도 그렇고 중간중간 거북이와 새모양이 있어서 건너는 재미가 솔솔했다.
시모가모진자 남족에는 "다다스의 숲"이라는 넓은 산림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신들이 모여 심판을 내렸던 곳이란다.
이곳에 있는 나무들은 수령이 무려 600년이 넘었다.
나무들 입장에서 보면 나는 100년도 못사는 인간 나부랭이에 불과하겟구나 싶다.
시모가모진자에는 전통이 있는데
20년마다 한 번씩 본전 건물을 다시 짓는단다.
1036년과 1322년 두 번을 빼곤 그 전통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니 놀랍긴 하다.
해체하고 다시 짓고,
해체하고 다시 짓고...
이러니 일본이 세계 최고의 복원기술을 가진게 어찌보면 당연하겠다 싶다.
이곳의 지붕도 노송나무 껍질을 껴겨이 얹힌 전통방식을 따랐다.
지붕을 자세히 보면,
한쪽의 지붕길이가 유난히 긴데 빗물이 흐르게 하기 위해서란다.
이걸 흐를 류(流)자를 써서 나가례 양식이라고 부른다.
마당 한가운데는 미타라시 연못이 있고 연못을 따라 아치형의 다리가 놓여있다.
마츠리가 열리는 7월이면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연못에 들어가 발을 씻는데
그렇게 하면 질병도 없어지고 출산에도 효험이 있단다.
질병과 출산???
사실 내 상식으론 납득이 안되는 조합이긴 하다...
일본의 신사를 보다보면 문득 궁금해진다.
하필이면 왜 저렇게나 인위적이고 도전적인 주황색을 선택했는지가.
개인적으론 경건함보다는 경박함이 더 많이 느껴진다.
혹 강렬함을 주고 싶어서였을까?
그랬다면 확실히 성공했고!
확 깨는 신성(神性)
내 솔직한 느낌은 그렇다.
미안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