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7. 5. 30. 08:14

일본 정토종의 총본산 지온인(知恩院)은

1175년 호넨이 만든 사찰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큰 사찰은 아니었고

에도시대 이후에 지금과 같은 규모로 확장됐단다.

지방 무사였던 호넨의 아버지는 호넨이 어릴때 원수들에 의해 살해 당하게 된다.

무사의 집안이니 당연의 가문의 원수라면... 복수를 당부하고, 복수를 다짐하고... 뭐 그래야만 하는데...

호넨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복수하지 말고 원수들을 용서할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

큰 깨달음을 얻은 호넨은 그 후에 머리를 깎고 출가를 하게 된다.

평범한 인간의 한계를 통감한 호넨은 오로지 아미타불만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고 믿었다.

호넨은 오로지 아미타불의 이름만 불러도 극락왕생할 수 있다며 사원도 건립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호넨의 전수염불론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전파되어 대중들들의 마음을 사로자았다.

그때까지 특권자들의 종교였던 불교가

일반 서민에게까지 전파하게 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호넨"인 셈.

 

 

지온인의 산문은 세계에서 가장 큰 산문이란다.

특이한 건 산문 옆에 이어진 담장이 있는게 아니라 덩그러니 문만 서있다.

속세와의 경계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이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크게때문에 어딘지 범접하기 힘든 위용감이 느껴진다.

산문을 들어서면 기다란 돌계단이 보이는데

마치 한계단 한계단 오를때마다 속세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으란 뜻같아 조심스러웠다.

계단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데

이상하게 맘이 뭉클해졌다.

내 마음 깊은 곳에 집착된 응어리들이 풀리는 느낌.

아무래도 풍경이 내 짐을 대신 받은 모양이다.

 

 

본당 전체를 감싸는 건물을 지어 보수를 하는 모습을 보니

유럽에서 복원과 보수에 왜 일본인을 우선시하는지 짐작됐다.

가림막이 아니라 아예 건물 전체를 건물 안에 넣어 버린다...

게다가 내부에는 작업자를 위한 공기순환 및 먼지 제거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비됐단다.

이런 근무조건이라면,

일 할 맛 제대로 나겠다.

 

 

살짝 높은 곳에 숨겨진듯한 건물이 있어서 올라갔더니

세상에나... 납골당이란다.

앞에 총총총 꽂혀 있는 작은 꽃들을 보니

죽은 이도 남겨진 이도 다 살갑다.

내겨오는 길에 만난 기와의 귀면상(鬼面狀)에 미소짓고

잘생긴 커다란 나무에 미소가 번졌다.

가로와 세로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쭉쭉 뻗은 모습이 호기로웠다.

밑둥은 밑둥대로, 가지는 가지대로, 잎은 잎대로,

정말 잘 자랐다.

저 나무는...

진심 탑이 난다.

 

갖고 싶다...

갖고 싶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