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2. 20. 08:42

음악 : 뮤지컬 <Little night music> 중 "어릿광대를 보내주오"

작곡 : 스티븐 손드하임

안무 : 데이비드 윌슨

코치 : 신혜숙, 류종한

 

새벽의 피겨의 여제 김연아의 쇼트 경기가 있었다.

평소에서 뮤지컬 음악을 자주 사용하는 연아이긴 하지만

이번 시즌은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손드하임의 곡이라 기대가 더 컸다.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동영상부터 확인했다.

점수는 74.92 (기술점수 39.03, 예술점수 35.89) 

점수에 대한 편파판정의 의혹이 제기되긴 했지만 언제나처럼 김연하는 의연하다.

out of mind.

피겨 선수로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김연아가 주변의 말들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컨트롤하는 모습은

늘 그렇듯 위대하고 감동적이다.

유하면서도 단단한 그녀.

 

우아하고 아름다운 연기였고

화려함을 이기는 부드러움이었다.

스핀과 점프는 안정적이라 차라리 고혹적이더라.

표정과 손끝 발끝 디테일까지도 너무나 세심하고 매혹적이여서

몇 번을 재생시켜서 보면서도 수시로 넋을 잃었다.

빙상 위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김연아의 모습은

그대로 "음악"이고 "결"이고 "흐름"이었다.

전혀 몰랐었는데 경기 후에 인터뷰한 내용을 보고 그녀가 긴장을 했다는 걸 알았다.

"경기 직적 웜업을 하면서 긴장감이 몰려왔다. 점프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도 실수 없이 마쳐서 다행이다. 웜업하면서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무척 긴장했다. 그 사이에 정말 많은 생각이 지나갔다. 쇼트프로그램 한 것 중 오늘이 최악이었다. 웜업에서 편하게 뛴 점프가 하나도 없이 최악의 상태에서 경기했다. 저도 사람이니까 긴장을 느낀다. 그렇지 않아 보일 때가 많지만 정도가 다를 뿐 긴장을 한다. 연습할 때 늘 쇼트프로그램을 클린 연기를 했기에 연습에서 잘했는데 실전에서 못할 이유가 없고고 생각하면서 저를 믿었다."

 

그녀가,

그랬었구나...

그녀 어깨 어깨위에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묵직한 짐을 올려놨었구나...

그녀가 지금까지 보여준 아름다움만으로도 충분히 귀하고 놀라운 일인데

자꾸 그걸 잊고 또 바라게 된다.

김연아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적 없었다.

우리나라가 피겨라는 스포츠로 메달을 획득하게 될 줄은... 

 

묵직한 감동이

가슴 끝에 머문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