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간이 열렸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뭔가 좀 이상했다.
오늘이 목요일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았고
꼭 일주일이 다 지나간 후의 노곤함이 느껴졌다.
그건 나른함과도 달랐고 피곤함과도 다른 좀 묘한 감정이었다.
매번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의 속도를 감지하면서 살아왔는데
뭔가 흐름에 브레이크가 걸려 블랙홀 속에 갇혀버린 느낌이다.
너무하다 싶을만큼 엄청난 속도도 지나가던 시간이
아주 천천히 곁을 지나가는게 느껴졌다.
생각하고 또 생각해봤는데 달라진건 하나도 없었다...
20대에는 30대라는 나이가 평생 안올 것 처럼 살았다.
30대가 됐을땐,
40대가 바로 눈앞에 들이닥칠거라는 빨리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그런데 지금은...
시간이 제멋대로 속도와 흐름을 바뀐다.
패턴도 없고 방향도 없고 심지어 모양까지 자유자재다.
덜컥 겁이 났다.
이러다 통제가 안 되는건 아닐까...
아무래도 시간을...
좀 달래봐야겠다.
이 나이에 시간에 이리저리 흔들린다는건
참 볼품없는 일이 될테니까.
멈추거나 혹은 흐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