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페리 침대칸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시 아테네 판호텔로 돌아왔다. 판호텔 뒷편에 있는 한국음식점 "도시락"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호텔 체크인을 한 지금은 오후 4시가 훌쩍 넘었다.오전에 맞겨 놓은 짐과 산토리니 들어가기 전에 맞긴 짐을 찾고 잠시 쉬고 있는 중. 솔직히 말하면 너무 힘들어 도망가고 싶다.이제 딱 절반이 지나갔을 뿐인데 앞으로의 시간들이 이미 힘겹다. 병원에서 사람들이 나를 조카바보로 부르는데 아무리 조카들을 사랑하고 이뻐해도 이런 장기여행은 다신 하지 말아야겠다. 이건 정말이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내 동생도 장난이 아니고...
피레우스 항구에서 택시를 타고 산티그마 광장에서 내려서 호텔에 짐을 맞기고 맥도날드에서 간단히 조카들 요기를 시키고 바로 앞 정류장에서 해피트레인을 탔다. 아테네 주요지역을 운행하는 괸광기치로 정식 정류장은 모나스트리카와 아크로폴리스인데 말을 하면 그 중간에라도 눈치껏 내려주는것 같다. 우리는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 다시 파르테논신전으로 올라갔다. 그리스의 유적지들은 대부분이 오후 3시면 문을 닫는다.지난번엔 2시 가까이에 올라가서 찬찬히 볼 여유가 없었는데 오늘은 11시에 올라가서 좀 여유로웠다.단지 관광객이 너무나 많았다는 거! 특히 단체관광객이 엄청나다. "기준"을 외치는 가이드 인솔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개인행동을 하는 한국 단체관광객도 보이고... 우리나라 사람들 참 말 안듣는다.가이드가 안스러울 정도
조카들이 씻고나면 금방 잠이 들거다.그러면 혼자 또 조용히 돌아다녀봐야겠다. 내일 아침엔 이스탄불 가는 비행기를 타야하는데 아무래도 택시를 타야할것 같다. 이 짐을 끌고 지하철을 환승할 자신이 도저히 없다. 가능하면 국회의사당 앞에서 공항버스 X95를 타고 싶은데 될까? 택시요금이 장난이 아닐텐데...좀 씻고 내려가서 찐한 그리스커피를 마시면서 생각을 정리해봐야겠다. 어쨌든 지금 현재는 도망가고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