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6. 8. 5. 09:22

아침에 출근하면서 가방에 책이 없어서 오랫만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봤다.

(가방에 책이 없다니... 이건 나한테 있을까 말까한 사건인데...)

잊고 있었는데 거기에 플리트비체에서 자다르 가는 버스에서 찍은 사진이 있더라.

샤진을 보니까 그때가 떠올랐다.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고 있었는데

나는 3시간 가까이를 매미처럼 창가에 딱 들러붙어 있었다.

혹시라도 자는 사람들에게 방해될까봐

핸드폰의 소리나는 곳을 손으로 누르고 계속 사진을 찍었다.

 

 

평화로운 초록의 풍경도 멋있었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퍼포먼스는

사진찍는 손을 멈출 수 없게 만들더라.

개인적으로 기차나 버스를 타고 이동할땐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아무래도 순간포착도 좋고 손떨림도 적으니까)

창문 밖 새하얀 구름이 먹구름에 점점 밀려나더니 거짓말처럼 소나기가 쏟아진다.

그러다 또 거짓말처럼 맑아지고.

영화의 한 장면 같다는 생각을 했다.

버라이어티했고 꽤 감동적이었다.

 

 

구불구불한 높은 산을 여러번 오르고 내리는 동안

창 밖 풍경은 1막, 2막, 3막으로 이어진다

저런데 살면 좋겠다 싶게 만드는 집을 보여주고

하얀 바위가 돌출된 악산을 보여주고

실핏줄같은 연결된 작은 길을 보여준다.

그리고 느닷없이 들이닥치는 물.

하늘과 땅과 물과 마을의 경계가 일순간 허물어진다.

 

종구나!

사는게...

정말 사는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