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브로브니크 성벽 위.
보카(르) 요새에서 성 이반 요새 가는 길.
이곳은 어디서 보든 로브리예나츠 요새가 잘 보인다.
하늘빛 아직 옅은 색이지만 바다빛은 깊다.
성벽 아래 무너진 건물의 담벼락 위에 한 무리의 비둘기가 소풍중이다.
총총총.
음악같을 발자국들...
성곽을 보수하는 인부들의 손길은 분주하고
어제의 노동은 빨래줄 위에 고스란히 널려있다.
세상에나...
이제는 빨래들에게까지 질투가 생길 판이다.
혼자 웃으며 걷는 성벽 위 산책길.
멀어졌다 가까워지는 성곽의 윤곽은 그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무심하게 고요하다.
고요한 풍경 속에 햇빛만이 분주하다.
시종일관 게릴리차럼 치고 빠지는 전술을 구사하는 태양.
이 모든게,
몽(夢)이고 환(幻) 같다.
두 눈 크게 뜨고 꾸는 꿈.
꿈 속에 길이 있고, 길 위에 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