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6. 10. 6. 10:38

두브로브니크에 가면 이곳만은 꼭 가겠노라 작정했었다.

그래서 머무르는 3일 동안 찾고 또 찾았는데

역시나 길치인 나에겐 이마저도 수월하지가 않았다.

현지인에게 물어봐도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거의 포기할 지경이었는데

이날은 아예 작정하고 찾아다녔다.

우여곡절...우여곡절... 이리 기웃... 저리 기웃...

결국 최종적으로 착한 현지인의 도움으로 무사히 도착했다.

황송하게도 직접 문 앞까지 데려다 주셔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계속 물어보는 내가 그 분 눈에도 답이 없어 보였나보다.)

입구에 서고 보니 좀 허무하더라.

프란체스코 수도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골목이어서...

 

 

40kn의 입장료를 내고 전시관으로 들어가니 검은색 파일 하나를 챙겨준다.

사진전을 보고 나가면서 반납하란다.

열어봤더니 전시된 모든 사진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적혀있었다.

명치 끝이... 뭉클해왔다.

정보가 아니라 전쟁의 참상을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알리고픈 간곡함이 느껴져서... 

그 마음을 받아 천천히 한 장 한 장의 사진을 바라본다.

사는게 더이상 사는게 아닌 사람들이

살기 위해 철조망을 맨 손으로 오르고,

살기 위해 바다 위를 필사적으로 헤엄치고,

빛 하나 없는 어두운 곳에서 숨을 죽인다.

벗어나려는 사람도, 막아서려는 사람도 모두 다 참혹하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결코 겪고 싶지 않은 전쟁이라는 비극.

사진을 보면서

나는 자주 멈춰섰고,

자주 믿기지 않았고,

자주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 감사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전쟁이라는 비극에 내던져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