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8. 21. 07:52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5.06.07. ~ 2015.09.13.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안무 : 서병구

음악감독 : 김성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연출, 한국어 가사 : 이지나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한지상, 윤형렬, 최재림 (유다)

        이영미, 장은아, 함연지 (마리아)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김영주 (헤롯), 최병광 (가야바), 지혜근 (안나스)

        심정완 (베드로), 최종선 (시몬) 외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R&D WORKS, RUG

 

마이클리가 요즘 몸이 많이 안좋단다.

한국에서의 JCS 일정이 아직 2주 정도 남아있고 마지막 이틀은 계속 공연을 해야 한다는데

저러다 미국에 가서 된통 앓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긴 마이클리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공연 시작 3달이 가까워지면서 모든 배우들의 피로도가 점점 눈에 띄게 올라갔다.

원캐스팅 배우들에 앙상블까지 전부,

매회를 저렇게 미친듯이 쏟아들내니 몸이 멀쩡하다면 그게 이상하겠지만

어떻게든 9월 13일 막공까지 잘 버텨내주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요근래 내가 본 작품중에서 최고의 작품이고, 최고의 앙상블들이라

바라보고 있으니 자꾸 안스러운 마음에 혼자 뭉클해져서...

 

마이클리는 이 날 특유의 깨끗하고 선명한 고음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고

자주 음을 낮춰 불렀다.

누군가는 그게 몹시 못마땅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이 날 공연이 지금껏 네기 본 공연 중 가장 슬프고 아팠다.

그리고 가장 많이 나를 울게 만든 날이기도 했고...

공연을 보는 내내 불덩이를 끌어안고 있는 느낌이어서 숨쉬는게 힘들기까지 했다..

그래도 된다면 가슴팍을 치면서 목놓아 통곡이라도 하고 싶을 만큼.

갈라지고 찢기고 상처받은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동화돼 버렸다.

이 작품의 두 지저스를 두고 사람들이 그랬다.

마이클리는 신의 모습 같고, 박은태는 인간의 모습 같다고.

그런데 이 날 공연에서 마이클리는

이 모든 고난과 결말을 피하고 싶은 인간의 마음을 내비쳤다.

그동안 holy함으로 가득했던 마이클리 지저스에게 

두려움과 버거움,

할 수 만 있다면 피하고만 싶은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이 보였다.

그게 낯설었던게 아니라, 이 모든 상황이 그럴 수도 있겠구나... 가슴 속에 덮쳐왔다.

부지불식간에 셍긱지도 못했던 해일에 그대로 휩쓸린 느낌이었다.

처철하다는 표현.

내 상태가 그때 정확히 이랬다.

지저스가 유다를 마주할때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훨씬 더 유다쪽으로 다가가더라.

너에게 참 미안하구나...

많이 아프고 힘들겠구나...

그래도 네가 해야 하는 일이로구나...

부탁한다...

잘했다...

이 모든 감정들이 순차적으로 밀려와 보는 내내 많이 아프고 힘들었다.

그리고 신기했다.

한국말을 거의 못하는 외국인 마이클리가  

고작 2년만에 관객에게 이 모든 진심을 완벽하게 전달하는 국내 배우가 됐다는 사실이...

 

마이클리의 노력과 진심의 힘이라는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아름답다는걸

요즘 거듭 거듭 느낀다.

아마도,

마이클리가 미국으로 돌아가면

한동안 극심한 금단현상에 빠질듯하다.

 

그게 금공으로 이어진면 

더 바랄게 없을텐데...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