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12. 11. 08:46

<Murder Ballad>

일시 : 2013.11.05. ~ 2014.01.26.

장소 : 롯데카드 아트센터

작사 : 줄리아 조단(Juila Jordan)

작곡 : 줄리아나 내쉬 (Juliana Nash)

한국어 가사 : 이정미

연출 : 이재준

음악감독 : 원미솔

안무 : 정헌재

출연 : 최재웅, 강태을, 한지상, 성두섭(Tom) 

        임정희, 장은아, 린아, 박은미 (Sara)

        홍경수김신의 (Michael)홍륜희, 문진아 (Narrator)

프로듀서 : 김수로

협력 프로듀서 : 최진, 임동균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주)쇼플레이

 

일곱번째 관람이자 두번째 강태을 Tom, 그리고 린아 Sara 첫번째 관람.

이로써 어찌어찌하다보니 어느새 전캐스팅을 다 보게 됐다.

11월 10일에 강태을 Tom으로 자체 첫공을 시작했으니 정확히 1달이 됐다.

한 달 동안 일곱번을 봤은데도 이 작품 여전히 좋다.

음악과 느낌, 작품 전체가 가지고 있는 그 묘한 뉘앙스가 정말 좋아서...

배우들의 조합마다 그 케미가 워낙 달라서

일곱번을 보는 동안 지루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첫 곡 "Murder ballad"의 일렉트로닉 기타 비트만 시작되도 나는 이미 온 몸이 짜릿해진다.

 

<그날들> 이후로 배우 강태을이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이유가 뭘까 궁금했었는데

인터넷에서 인터뷰 기사를 찾아보고 이유를 알게 됐다.

...... 뮤지컬배우로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 지가 얼마 안됐어요. 그 전에는 정말 바빠서 자고 일어나서 연습하고, 공연하고. 그래서 정말 입버릇처럼 ‘빨리 공연 끝났으면 좋겠다’, ‘좀 쉬고 싶어’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그런 상태에서 공연을 딱 쉬고 다시 재충전해서 ‘그날들’을 하고 나니깐 이제는 행복한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하고, 연습하는 것, 공연하는 것이 너무 즐거워요. 예전에는 말 그대로 ‘일’이었는데, 이제야 재미를 찾은 거죠 ......

예전에 그는 확실히 그랬다.

예민하게 날이 서 있었고 뭔가 잔뜩 짜증이 품고 있는 사람 같았다.

그랬던 그가 "재미"를 찾으면서 이제 "의미"와 "깊이"까지 알게 된 모양이다.

our of mind였던 강태을이었는데

이제는 그의 다음 작품까지고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그는 이 작품에서 그 누구보다 자유롭게 작품을, 배역을 즐기고 있었다.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순 없다는데 정말 그런 모양이다.

게다가 체격과 힘이 좋아서 Sara와의 격한 동작들을 아주 안정적으로 표현한다.

심지어는 모던발레를 보는 듯한 역동성과 우아함까지 느껴진다.

특히 Sara가 당구대 위에서 Tom에게 안겨 있는 장면은 강태을 Tom의 표현이 제일 아름답다.

표정도 그렇고 고개의 각도도 그렇고..

 

그가 부르는 "I love NY"은 살짝 마초적인 느낌이고

"Mouth tatto"는 강렬하다.

"Sara"는 간절했고, "The crying scene"은 Tom과 Micheal 모두 가엾고 슬프다.

그래도 역시나 제일 인상적인 장면은 "I'll be there"

강태을은 이 장면에서 Tom의 감정을 숨김없이 그대로 다 표현한다.

Sara에게 점점 다가가는 Tom의 눈에 어리는 눈물.

보는 것만으로도 아팠다.

몰염치하고 부조리한 사랑안데

그 지독한 사랑이 너무나 진하고 간절해서 내 맘까지도 아프다.

과거에 잃었던 사랑을 다시 욕망하는게

어긋난 집착과 그릇된 소유욕의 표현일지라도.

Tom은 그걸 선택할 수 밖에는 도저히 없었겠구나...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Sara를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넣어 파멸시키는 비열함까지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사랑.

아마도 Tom은 이미 알고 있었을거다.

자신이 파멸했다는 걸.

샌트럴파크에서 Sara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모든 게 끝나버렸다는 걸.

bar에서의 몸싸움은 단지 그걸 다시 확인하는 것에 불과했다는 걸.

Tom의 결말은 훨씬 전에 이미 시작됐다는 걸.

강태을이 이런 Tom을 내게 보여줬다.

이런 표현은 좀 그렇지만...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전부 내보이는 것 같았다.

(혹시...그렇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out of mind!)

 

린아 Sara.

네 명의 sara 중 가장 여성스러웠고 가장 가냘펐다.

노래는 조금 약했지만 그래도 고음부분은 남자배우와 파워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더라.

솔로곡들이 좀 밋밋했던 건 많이 아쉽고....

그래도 강태을 Tom의 허스키한 목소리랑은 음색면에서는 아주 잘 맞았고.

작은 체구때문인지 Tom과의 장면들은 전체적으로 보기 좋더라.

왠지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sara였고

"answer me"는 네 명의 사라 중에서 제일 좋았다.

표정이나 감정 표현이 약간씩 틀어지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sara였다.

 

이로써 전 캐스팅을 한번씩은 다 확인해서

배역에 대한 개인적인 취향이 어느 정도 정해졌다.

그런데 그게 정말 참 다르다.

Tom과 Sara도 다르고 Sara와 Micheal도 다르고, Tom과 Micheal도 다르고,

거기에 noarrator까지 포함시키면...

경우의 수가 점점 많아진다!

이러니 볼 때마다 느낌이 항상 다를 수밖에!

아무래도 "You belong to me"는 당분간 내 주제곡으로 써야 할 듯.

 

정말 가사 그대로 날선 칼날같은 작품이다.

이제 나도 도저히 멈출 수 없다.

깊고 뜨겁다.

그것도 아주 치명적으로!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