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aking in Tongues>
부제: 잃어버린 자들의 고백
일시 : 2015.05.01. ~ 2015.07.19.
장소 : 수현재씨어터
극본 : 앤드류 보벨 (Andrew Bovell)
번역 : 반능기
연출 : 김동연
출연 : 이승준, 강필석 (레온&닐) / 김종구, 정문성 (피트&닐&존)
전익령, 강지원 (쏘냐&발레리) / 김지현, 정운선 (제인&사라)
주최 : (주)수현재컴퍼니
또 다시 봤다.
잃어버린 자들의 고백 스핑킹인텅스.
이 작품...
아주 의도적인 배신이었고, 아주 의도적인 잊어버림이었고, 아주 의도적인 지나침이었고, 아주 의도적인 회피였다는걸 알았다.
그런데...
나는 그 배신이, 그 회피가... 다 이해가 되더라.
이 작품을 본 후,
관계의 회복이라는 것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피트와 제인은...
아마도 관계를 회복에 실패하고 이별을 선택하게 됐을거다.
괜찮아지려면 간단명료한 믿음.
그게 있어야 한다는데
간단명료한 믿음을 가지고 사는 부부가, 연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
더 이상 사랑이 남아있지 않으면서 관계를 끝내지 못하고 어쩡쩡하게 이어가는 사람들이
지금도 샐 수 없을만큼 많다.
하지만 그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짓이다.
정직하게 헤어지려면 사랑이 끝났다는걸 인정해야 한다.
정직과 믿음,
어쩌면 이 둘은 심장이든, 배든, 머리든 함께 공유하고 태어난 샴쌍둥이인지도 모르겠다.
과거를 왜곡없이 기억한다는게 가능할까?
머릿속 저장소에 한 번 머물렸던 과거라는 놈은
크든 작든 반드시 왜곡이라는 편집과정을 거친다.
기억의 왜곡, 그리고 진실의 왜곡.
이 작품은 그 굴절된 사람의 마음을 정확하게 끄집에 냈다.
하지만 난 그 굴절을 비난하거나 흉보지 않는다.
때론 낯선 냄새에서 생의 위로를 받게 될 수도 있다는걸.
우리 모두는 안다.
스치듯 지나가는 시간이지만
그 낯선 냄새가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유혹은 그렇게 달콤한거다.
임 안의 혀.
나는 배신하는건,
언제나 나였다.
* 커튼콜에서 전익령 배우가 객석의 큰 환호를 받았다.
그 반응에 아빠미소를 띄우던 강필석의 모습,
참 이쁘더라.
(전익령 배우를 김동연 연출의 <Pride>에서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마지막 장에서 김종구의 존 연기는 정말 최고였다.
강필석과 김동연 연출때문에 예매했던 작품이었는데
전익령과 김종구 배우의 연기에 감탄했다.
김종구 배우는 재발견, 전인령 배우는 새로운 발견.
좋은 배우와 연출이 만든 참 정직한 작품 Speaking in Tongu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