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e U>
일시 : 2.12.11.03. ~ 2012.11.25.
장소 : 대학로 컬쳐스페이스 엔유
대본, 가사 : 윤혜선
작곡 : 박정아
연출 : 김달중
음악감독 : 신경미
출연 : 최재웅, 이창용 (이우빈) / 이율, 윤소호 (구본하)
창작 뮤지컬 <Trace U> 두번째 관람.
최재웅, 윤소호 페어에 이은 이창용, 이율 페어.
같은 작품이라도 출연하는 배우에 따라서 전체적인 색깔과 분위기, 느낌 등이 정말 확연히 달라진다.
이 작품은 특히나 더 그랬다.
예상대로 동감내기 이창용, 이율의 <트레이스 유>는 최재웅 윤소호보다 팽팽했다.
이율 구본하는 아예 처음부터 정신이상자의 징후를 대놓고 보여준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이창용 이우빈이 이성적이고 노멀한 인물처럼 느껴진다.
두 사람의 목소리의 대비는 이 작품에 꽤 잘 어울린다.
The dark side of moon.
나는 극단적이다 못해 일방적으로 파괴적일 수 있는 다중인격을 인정한다.
다중인격은 인간의 속성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만 "통제"가 문제일 뿐.
때론 나도 고삐를 풀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나를 부정하고, 내 기억을 부정하고, 그래서 새로운 나를 창조하고 싶다!
거짓으로라도...
생각해보니,
90분이라는 시간 동안 '이우빈' 이라는 이름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아마도 제작진의 의도였으리라.
독립된 두 사람으로 보여져야 했을테니까.
(꽤 영리하네! ^^)
하긴 처음부터 드러내놓고 시작했으면 당연히 지금같은 흡인력이 생기진 않았을테다.
확실이 두 번째 관람은 첫번째 관람보다 덜 충격적이긴 하다.
그리고 최재웅이라는 배우의 강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는 관람이었다.
(이창용-이율 페어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니, 좀 모순이간 하다.)
이율 구본하는 만화 캐릭터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같다.
설정을 일부러 그렇게 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론 가볍고 코믹해보여서 좀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윤소호보다는 또라이 느낌은 확실히 더 많이 든다.
(써놓고 보니 좀 이상하다 ㅠㅠ)
이창용 이우빈은 섬세하고 다정하다.
간혹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브의 앨빈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배우 이창용의 또 다른 모습은 본 것 같다.
특히 구본하가 좋아했던 여자의 정체가 드러나는 부분의 이창용 해석은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호불호는 결정하기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쩐지 뭔가 좀 애매해서...
최재웅이 좀 음산하고 비밀스러웠다면
이창용는 직접적이고 도전적이었다고 할까?
(개인적으로 최재웅의 해석이 훨씬 좋다.)
이창용은 끝까지 노멀해 보이고 동반자 같다면
최재웅은 사이코틱한 완벽한 조종자 같다.
무대 장악력도 확실히 차이가 많이 나고...
참 다르다.
스크린 활용은 여전히 멋있다.
때로는 실루엣 느낌으로, 때로는 실제 모습 그대로
극의 분위기에 따라 스크린 영상도 달라지는데
그게 또 특별한 볼거리 제공한다.
밴드의 라이브 연주는 정말 홍대 클럽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현장감이다.
(ㅋㅋ 근데 나 클럽 한 번도 가본 적 없다.
확인을 위해 직접 찾아가볼 마음, 당연히 없다! 생각만으로도 너무 고되다.)
앵콜 무대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광란의 도가니!
감당하기 힘들지만 도저히 안 일어설 수 없다.
스탠딩을 하면서 생각했따.
이 작품이 몇 년만 일찍 공연됐다면...
아! 고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