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6. 26. 08:10

<Mozart>

일시 : 2014.06.11. ~ 2014.08.03.

장소 : 세종문화회관대극장

대본, 작사 : 미하엘 쿤체

작곡, 편곡 : 실버스터 르베이 

연출 : 아드리안 오스몬드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임태경, 박은태, 박효신 (볼프강 모차르트)

        김소향, 임정희, 정재은 (콘스탄체 베버)

        박철호, 이정열 (레오폴드 모차르트)

        민영기, 김수용 (콜로라도 대주교)

        신영숙, 차지연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배해선, 임강희 (난넬 모차르트)/ 이경미, 김현숙 (체칠리아 베버)

        조성지, 박형규 (쉬카네더) / 윤펠릭스, 곽이안 (아마데)

        김초은, 최민주 (어린 난넬), 황만익(아르코백작) 외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초연, 재연, 삼연에 이은 임태경의 네번째 "Mozart".

그의 말처럼 완성된 모차르트를 보여줘야 할 책임감이 막중하다.

어쩌면... 이번이 그의 마지막 "모차르트"가 될 수도 있을테니까...

늘 그랬지만 이번 캐스팅도 참 쟁쟁했다.

요즘 정말 무서운 정도로 발전하고 있는 박은태와

<엘리자벳>의 "토드"로 엄청난 호평을 받은 박효신까지...

이정도면 반칙 아닌가 싶을 정도로 노래 잘하는 배우들 총집합이다.

 

임태경의 네번째 모차르트.

솔직히 임태경 출연작은 로딩이 끝난 후반부에 보게 되는데

<모차르트>라면 초반도 봐도 나쁘지 않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확실히 잘하더라.

지금껏 내가 본 임태경의 모차르트 중 최고였다.

예전과 비교하면 연기도, 딕션도, 그리고 움직임까지도 좋아졌다.

어쩡쩡한 걸음걸이, 확신없는 움직임, 명확히 표현되지 않는 감정들, 대사들...

적어도 이번만큼은 이런 단점들이 안보였다.

섬세한 소리고 섬세한 연기였다.

여전히 연기보다는 노래가 훨씬 좋지만 이제 임태경은 배우가 다 됐다.

단지 나이때문인지 힘에 겨워하는 모습은 어쩔 수 없더라.

숨소리가 유독 크게 들려서 놀랐다.

(그걸 보면서 류정한이라는 배우가 얼마나 대단한 배우인지 새삼 절감했다. 아... 드라큘라...)

"나는 나는 음악"과 "사랑하면 알 수가 있어" 두 곡은

확실히 임태경이 최고다.

1막 가발이 좀 이상하긴 했지만

가발을 벗은 은발의 머리는 파격적이고 확고해보였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 <모차르트> 최고의 한 수는

모차르트가 가발과 옷을 벗어던지고 장면이 아닌가 싶다.

"이제 두 번 다시 천재로 살진 않겠어!"

아버지로부터 길들여진 천재성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길을 가겠다는 모차르트의 절규,

그 절규가 다행스러우면서도 너무 아프고 안스러웠다.

 

이번 시즌은 장단점이 확연히 구분되는 변화다.

무엇보다 아마데와 모차르트의 관계가 더 명확하게 드러낸 연출은 확실히 좋다.

덕분에 모차르트라는 인물 자체도 그 어느때보다 살아났고 드라마틱해졌다.

전체적으로 연출은 예전보다 훨씬 밀도감이 있지만

의상과 무대는 과하다.

베버네 가족과 아르코 백작, 쉬카네더가 천박하게 바뀐 건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고

특히나 콘스탄체는 정체가 뭔지 정말 모르겠다.

(내 눈엔 포주처럼 보이던데...)

오랫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김소향은 기대보다 훨씬 아니었고

박철호 레오폴트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전혀 안느껴지는 사무적인 아버지였다.

민영기 콜로라도에게서는 무시무시한 권력자의 포스가 느껴졌고

난넬은 배해선보다 임강희쪽이 더 괜찮더라.

세종 1층 R석 D-1에서 관람했는데 1층의 음향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었다.

오히려 3층 B석에서 관람했을 때가 음향이 100만배는 더 좋았던 것 같다

(이게 말이 되나? 가격 차이가 얼만데....)

음향이 바뀐 무대를 더 적응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두루두루 혼을 쏙 빼놓는 느낌!

이게 100% 배우의 연기때문이라면 더없이 행복했겠지만

그게 아니라 참 막막하다.

3층 맨 앞에서 오글과 함께 관람한 박은태는 다시 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는데데

1층 맨 앞에서 본 임태경 모차르트는 그런 생각이 안든다.

순전히 음향때문에!

이거 참 아이러니 아닌가????

 

우리나라 최고의 공연장이라는 세종문회화관.

그런데 1층의 음향은 정말이지 미스테리다.

아무래도 세종은 3층 관람만이 정답인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