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크>
일시 : 2017.03.18. ~ 2017.05.28.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작, 연출 : 추정화
작곡, 음악감독 : 허수현
출연 : 김재범, 김경수, 박은석 (초) / 정원영, 고은성, 윤소호 (해) / 유주혜, 정연, 김여진 (홍)
제작 : (주)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작년 12월에 본 김경수의 초도 좋았고,
3월에 본 김재범, 고은성, 유주혜 캐스팅의 확 바뀐 스모크도 아주 인상깊었었다.
그래서 이번 관람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그런데... 음... 결론은,
고은성은 좋았고, 김경수는 의외였고, 김여진은 좀 과했다.
기대했던 김경수 초는 작년엔 그러지 않았는데 설정을 바꿨는지
목소리를 일부러 긁어내서 김경수 특유의 청량함이 느껴지지 않아 많이 아쉬웠다.
나는 현실 속 인물이 아닙니라... 라고 작정한듯 드러낸 것 같다.
어딘지 시종일관 비아냥거리는 느낌!
(시니컬이 아니라 확실히 비아냥이었다)
김여진 홍에게서는 고통의 보따리...라는게 실감되지 않았다.
정연 홍에게는 신여성의 강단이,
유주혜 홍에게서는 모성애가 강했는데
김여진 홍에게서는 난데없는 관능미가 느껴져 개인적으론 당황스러웠다.
후반부 초와 홍의 날 선 대립은 좋았고,
김경수의 성대를 긁는 발성도 이 부분에서는 괜찮더라.
고은성은 예전엔 노래 잘하는 배우라고만 생각했는데
연기력 역시 나날이 일취월장하는 중이라 여러가지로 훈훈하다.
저렇게 떡 벌어진 건실한 체격에 아이같은 해맑음이 있는 것도 신기하고...
특히 이 작품에서는 표정까지 살아있어 더 좋았다.
마지막 장면의 연출은 언제 봐도 압권!
다음번에 다시 돌아올 때도 엔딩만큼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무대셋트는 수정했음 좋겠고....)
실존한 예술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계속해서 창작되는건 고무적인 일이다.
이상도 그렇고, 백석도 그렇고, 윤동주도 그렇고,
일종의 역린(逆鱗)같다.
망각의 강줄기를 거슬러 오라오는 느낌.
모두 다 잊지는 말아 달라고,
가끔은 기억해달라고 당부하는 것 같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 번 이렇게 외쳐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