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가라>
일시 : 2016.02.23. ~ 2.16.03.06.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극작 : 이수진
작곡 : 류찬
연출 : 이석준
음악감독 : 구소영
출연 : 서영주(벤노), 이훈진(타실로) / 박한근, 정휘(아르보), 김지현(키아라), 이서환(라이스)
김주현, 김사랑, 이세원, 정다희, 김효성, 성보현
제작 : 야긴뮤지컬컴퍼리
무려 열흘 전에 본 작품인데 코멘트를 미루다
이렇게 공연종료하고도 한참 후에 후기를 쓰게 됐다.
후기라고 하기에도 좀 뭣하지만...
<아랑가>, <에어포트 베이비>, <신과 함께 가라> 중 단연코 작품이 최고다.
배우도 제일 좋았고,
무대도 제일 좋았고,
넘버도 제일 좋았고,
연출도 제일 좋고,
스토리와 구성도 제일 좋았다.
그 중에서 제일 좋았던건,
배우 서영주가 아주 오랫만에 진지하고 무게감있는 역할을 했다는거!
이건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좋더라.
서영주, 이훈진, 박한근이 함께 부르는 성가는
그동안 엄청난 볼륨과 소리에 혹사된 내 귀가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텅 빈 무대의 벽에 부딪치면서 되돌아오는 소리들을 듣고 있으니
내가 지금 유럽의 오래된 성당 안에서 성가를 듣는것 같았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매순간이 기적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갑자기 가슴이 울컥했지더라.
세 명의 수도사가 규범지를 가지고 이탈리아 몬테체볼리를 향하는 길.
그리고 그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사건들, 그리고 과거의 시간들.
이 모든 것들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지금 당신은 당신이 정말 바라던 그 길에 서있습니까?'
솔직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젠 그래도 되는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덕분에 소명(召命)에 대해 생각했다.
* 소명(召命) : 어떤 일이나 임무를 하도록 부르는 명령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진 구원을 받도록 죄인을 초청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행위
하느님이 자신의 일에 참여하게 하기 위해 일꾼을 부르시는 일
몰랐다.
지금껏 이걸 놓치고 살았다는거.
그래서 이 작품을 보면서 혼자 참 많이 뭉클했다.
집에 돌아오는데 마치 백만년만에 고해성사를 하고 돌아오는 느낌이더라.
조금 편안해 졌고,
그리고 조금 선명해 졌다.
잠시...
침묵해야 겠다는 생각.
절실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