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 What I Wanna See>
일시 : 2016.09.27. ~ 2016.11.20.
장소 :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
원작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작사, 작곡 : 미이클 존 라키우사 (Michael John Lachiusa)
연출 : 김민정
음악감독 : 이나영
출연 : 문혜원, 유리아 (케사&아내&여배우) / 최수형, 박인배 (모리토&남편&회계사)
강필석, 이준혁 (경비원&신부) / 정상윤, 최재림, 백형훈 (강도&기자) / 조진아 (영매&이모)
제작 : 달 컴퍼니
2008년, 2016년 공연됐을때 다 놓치고 이제서야 겨우 봤다.
<See Waht I Wanna See>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강한 비밀스러움과 자기방어적인 뉘앙스가 사람을 확~~ 잡아 끈다.
실제로 공연장으로 들어갔더니 삼각형 무대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맞은편 객석은 거울을 마주하는 허상(착각)의 효과를 만들어내고
스피커에서는 정체 불명의 소리들이 계속해서 새어나온다.
오래된 관투껑이 천천히 열리는 소리,
가까웠다 점점 멀어지는 발소리,
칼집에서 뽑혀지는 잘벼른 칼이 내는 마찰음.
쇠를 벼르는 풀무질같을 소리.
그 소리들이 주는 기묘한 분위기가 극이 시작하기도 전에 사건의 발생을 암시한다.
제목도, 형식도, 무대도, 음악도, 심지어 배우들의 연기까지도 다 낯설다.
그런데 그게 또 균형이 잘 잡힌 낯섬이라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불협화음의 끝판을 보는 듯한 음악은 정확히 내 취향을 저격한다.
(이건 손드하임의 "스위니토드" 한 수 위지 싶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가 참 좋다.
특히 내가 본 조합은 배우들의 목소리톤이 다 달라서 거기서 오는 삐걱임과 조화도 참 좋았다.
(오랫만에 박인배 배우를 본 건 더 좋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보는 사람을 두루두루 불편하게 만드는 기묘한 작품.
이 작품 덕분에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던 일본 영화까지 봤다.
오래된 흑백 고전 <라쇼몽>을 찾아서까지 봤으니 개인적으론 꽤 이례적인 일이었다.
사실 류노스케의 명성도, 흑백 영화 <라쇼몽>의 명성도 진작부터 알긴 했는데
찾아서 보진 않았었는데 영화를 보니 아주 잘 만든 작품이라는게 실감됐다.
(아무래도 조만간 원작 단편까지 읽게 될 것 같다)
사람들은 그렇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봤던 것에 자신의 주관적인 견해라는 일차적 왜곡된 담아 기억 속에 저장한다.
하긴 왜곡과 뒷담화가 없다면 예술ㄷ호 과학도 발전하지 못했을거라니
왜곡된 기억을 탓하기도 뭣하긴 하다.
어찌됐든!
이 작품은 진실과 거짓 그리고 그 중간에 놓인 시선에 관한 작품이다.
네 명의 등장인물들 시선에 따라 같은 사건이 몇 번씩이나 재연되지만
네 명이 같은 사건을 이야기하는게 정말 맞나 싶을 정도로 다 다르다.
케사와 모리토 막간극도, 1막 ㄹ쇼몽도, 2막 영광의 날도 모두!
그렇다면,
"진실"은 정말 무었일까?
아니, "진실"이라는게 중요하긴 한가?
"진실"이라는게 필요하긴 한가?
질문에 대한 답은...
안타깝게도 없다.
그게 이 세 편의 이야기의 정답이고, 이 작품의 정답이다.
그게 내가 본 진실의 전부고, 내가 보고 싶은 진실의 전부다.
See What I Wanna S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