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5. 10. 15. 08:32

"원형의 방"은

로마의 판테온을 축소한 형태로 만들어진 전시실이다.

실제로 고개를 들어 천정의 돔을 보고 있으면 판테온의 천장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돔 안을 칸칸이 깍아 놓은 이유는 지붕의 무게를 분산시키기 위해서고

안에 보이는 하얀 모양은 조각이 아니라 입체감있게 그린 그림이다.

높이도 판테온의 딱 절반.

 

 

원형의 방 한가운데에는 자주빛 거대한 수반은 실제로 네로 황제가 사용한 욕조다.

둘레 13m, 지름 5m의 수반은 거대한 대리석 하나를 깎아서 만들었다는데

원래는 광장의 분수대였던걸 네로 황제가 마음에 들어해서 왕국으로 가지고 왔단다.

네 마리의 사자가 떠 받치고 있는 욕조는 높이도 꽤 있어서

욕조에 올라갈 때마다 노예를 계단 삼아 밟고 올라갔단다.

대리석 바닥은 3세기에 만들어졌고 다양한 색깔의 대리석을 하나씩 갈아서 붙은 모자이크.

가운데 청동상은 BC 2세기에 만들어진 "헤라클레스"고

오른쪽에 있는 조각상의 "케레스 여신의 석상"으로 운명과 파멸을 주관하는 신이란다.

죽음의 여신이자 풍요와 대지를 상징하는 여신.

헤라클레스 왼쪽은 미의 여신 "헤라".

제우스의 부인이자 올림프스 최고의 여신으로

왼손에는 고대 그리스의 그릇 "파테라"가,

오른손에 들고 있는 왕권을 상징하는 지팡이 "셉터"가 들려 있다.

 

 

"원형의 방"에서 "그리스 십자가의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이집트 석상들이 파수꾼처럼 양 옆에 서있다.

재질은 오벨리스크를 만들때 많이 사용한 붉은 화강암.

"그리스 십자가의 방"은 방이 십자가 모양이라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는데

가로와 세로의 비율이 같은 그리스 십자가가 그 원형이다.

이곳 바닥도 대리석 모자이크로

전쟁의 여신 아테나와 그녀가 사용한 무기가 그려져있다.

 

 

촛대의 방은 천장에 있는 조각같은 그림에 시선이 향해서

주변의 조각상들이 살짝 조연처럼 밀려나버렸다.

단체투어로 꼼꼼히 여유있게 둘러보지 못하고 흘러가듯 지나간게 못내 아쉬웠던 곳.

바닥에 대리석 모자이크로 교황 레오 13세의 이니셜이 써있던데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고...

(기이드도 특별한 설명없이 지나가버렸고...)

결국 그냥 모르는 걸로 ^^

 

 

아리찌의 방이라 불리는 "융단의 방"

고등학교 다닐때 테피스트리를 만든 적이 있었는데

고작 무릎 덮개 싸이즈였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테피스트리는 왠만한 방(room) 크기라서 입이 쩍 벌어지더라.

(테리스트리를 만들어 본 사람은 이 심정 이해할거다...)

테피스트리 밑그림은 라파엘로 제자들이 그렸고

처음엔 시스티나 예배당에 전시했었는데 나중에 이곳으로 옮겨졌다.

왼쪽은 예수의 생애를,

오른쪽은 성 베드로 대성당을 건축한 우르비누스 8세의 일화가 그려져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에 그려진 예수님의 눈은

어느 각도에서 보든 관람자를 마주보는 시선이란다.

그래서 이 그림 앞에 왔다 갔다 서성이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역시... ^^)

 

 

이어지는 방은 16세기에 만들어진 "지도의 방"

길이 120m, 폭 6m 천장은 온통 금빛 그림으로 가득한데

로마가 영토를 확장해 가는 과정을 그렸단다..

통로 양쪽의 지도는 이냐치오 단티라는 사람이

1580년부터 3년 동안 이탈리아 전역을 돌면서 제작한 것들이다.

(물론 자발적인건 아니었고... 교황 그레고리 13세의 엄중한 지시가 있었다.)

재미있는건,

여기에 있는 지도 40개를 이어붙이면

이탈리아 전도가 완성된다고!

(오, 놀라워라~~!)

 

 

마지막으로 성모마리아의 방에 있는 성화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의 선포"

이 그림은 1858년 프란시스코 포데스티가 교황 바오 9세의 의로로 만든 프레스코화인데

한 가운데 하얀 옷을 입고 있는 오른손을 펼쳐든 분이 바로 교황 바오 9세.

자신이 마든 대칙서를 선포하는 장면이라는데 자세한건...

아는 것이 힘이라는데

그렇다면 나는 힘없는 약자 중에서 최약자에 해당되겠다.

 

결론은,

공부를 좀 하고 갈 걸 그랬다.

다녀와서 이렇게 열심히 되새김질하는 소가 될 줄은...

정말 몰랐다.

Posted by Book끄-Book끄